방명록




hanicare 2004-07-20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 한줄기
창이란 창을 모두 열어두었습니다.서늘한 기운이 스며드는군요.이 기운을 뚝 잘라 스티로폼 상자에 밀봉하여 선인장님 쪽으로 보내드리고 싶네요.제철을 만났으니 사양하신다고요? ^^ 쓰다가 잃어버린 코멘트 제가 더 아깝군요.(그건 내꺼일 뻔 했는데.....) 쓰다가 날린 글을 다시 쓰는 것은 왜 식어버린 사랑에 불지피는 것처럼 맥빠지고 보람없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막에 고요히 내리는 밤을 상상합니다.별이 모래입자처럼 눈안에 서걱거릴 것만 같습니다.너무 오래 깨어있지 말고 배를 따뜻이 하고 주무세요.밤의 사막은 또 너무 추울 수도 있을거에요.이만 총총.
 
 
선인장 2004-07-21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요, 아니요!!! 저 사양이라는 말 몰라요! 그런 거 안 해요!
여기는 완전히 뜨거운 사막입니다. 장마 내내 해 한 번 나기를 간절히 바래놓고도, 이렇게 투덜대다니요.. 그래도 너무 더워서, 더구나 바람마저 무겁기만 해서 하루만에 지독하게 여름을 타고 있네요. 아무래도 전, 겨울에 잘 자라는 선인장인가 봐요.
그러니, 부디, 보내주세요!!! 그 곳의 청량한 바람을!!!
 


오즈 2004-07-16  

이 손을 놓지 말아요
아메리칸 퀼트,
몬드리안의 추상화,
우리네 밥상보,
....

한쪽 귀퉁이는 닿아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
우리는 성석제 카페에서 그리고 이응준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외다수라는 카페에서도 말이지요.
지금 우리는 그 어느 카페에서도 서로의
닉네임을 볼 수 없습니다.
.....
하지만,
청주라니요,
또 대구라니요.
.....
앙다문 입 주변 근육이 저절로 풀어집니다.
하하, 웃었습니다.
..........
아직 제 메일함의 첫번째 편지는 당신의 것입니다.


 
 
선인장 2004-07-16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암호같은 글이로군요. 어쩌죠? 전 아메리칸 퀼트도, 몬드리안의 추상화도, 우리네 밥상보도, 님과 공유하는 기억이 없습니다. 성석제의 카페, 이응준의 카페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외다수는, 정말 처음 들어보는 말이지요.
청주와 대구... 청주에 살던 지인은 몇 년 전 세상을 떴고, 대구에 살고 있는 지인과는 인연의 끈을 놓고 있지는 않지만...
수신인을 제대로 찾지 못한 님의 편지... 그러나 저의 것이라고 반가이 받겠습니다. 오즈님과의 한쪽 귀퉁이는 여기에서 시작인 걸요...
 


김토끼 2004-07-15  

오래 전, 아담이 눈 뜰 때 리뷰에 반한
몇 일전에 친구가 덜컥 장정일의 아담이 눈 뜰 때를 빌려주는 거예요. 그 때 '선인장'이라는 낯설게 느껴지는 단어가 왜 스쳐갔는지.
알라딘을 하루종일 줄기차게 서핑하던 시절에 저는 짧막하지만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선인장'님의 리뷰를 훔쳐보곤 했습니다. 그리고는 서재에도 자주자주 들러보았는데 자주 비어있는 방 같아서 흔적없이 사라져버리곤 했어요 .
아담이 눈 뜰 때를 다 읽고 그 리뷰를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또 방금 보고 왔더라죠. 별 기대 없이 님의 이름을 클릭했는데 서재에서 사람냄새가 풀풀나서 괜히 가슴이 설레이고 있습니다~ 정겨운 냄새가 가득한 서재가 몇 있는데 근래에 여기만큼 그 내음이 찐한 곳이 없는 듯 하네요. ('아담이 눈 뜰 때' 때문일까요.) 어쨌든, 반갑습니다. 그냥 기뻐요^^
 
 
선인장 2004-07-15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화님, 반갑습니다.
저도 사실 이 공간에 발 붙이고, 적응한 게 얼마 되지 않아요. 그런데도 몇몇 분들이 자주 들러주셔서, 그나마 좋은 공간이 되고 있는 거 같아요.
앞으로 님의 향기도 물씬 나는 공간으로 꾸며주세요. 환영합니다.
 


마녀물고기 2004-07-05  

요즈음..
오랜만에 시집을 읽고 있습니다. 시의 언어, 참으로 아득하고 아찔한 것이어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울먹울먹하게 들렸다는 아무 것도 아닌 한 소절에도 가슴이 쥐락펴락 제 마음대로 흔들리지 뭐야요. 하품같은 슬픔들, 허리춤에 졸라매고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다는 욕망, 그렇지만 또 어느 한순간 뜻없이 지저귀는 아이들 철없음처럼 스르르 미끄러져 내려요.
장마 끝나려면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문득 그리워 다녀갑니다.
 
 
선인장 2004-07-05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와 사랑에 빠졌군요. 시집 한 권이 그대로, 나를 위한 연서인 것만 같아 아련하고, 두근거리고, 애처롭고, 슬프고. 그렇게 온갖 감정들 다 겪어가며 시집 몇 권을 읽고나면 온 몸에 진이 빠져, 어느새 나는 텅 비어버린 듯.
시는 어렵다, 어렵다, 좀처럼 곁을 주지 못하면서도 이따금 마음이 울컥하면, 오래오래 시집 한 권을 들고 다닐 때가 있지요. 감정의 과잉, 유치한 감상임이 분명한데도, 이것이 시를 이해하는 내 방식이라고 고집하면서 말이에요. 시는 님에게 말을 걸고, 님은 감정을 움직여 대답하고, 행복한 순간이리라 짐작합니다.

그렇군요... 장마가 끝나려면 멀었네요...
비 내리는 저녁, 따뜻한 차라도, 김 모락모락 나는 정종 한 잔이라도(이건 아닌가?), 아니면 어디 처마 밑에 쪼그려 비오는 소리라도...
그립다는 말 한 마디에 가슴이 뛰어, 함께 할 것들 소리 없이 주워담습니다.

hanicare 2004-07-15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빼꼼. 장마에 안녕들 하신지요.멀리서나마 안부를 여쭤봅니다.점점 뻔뻔해져서 선인장님 방명록에서 선인장님 행세를 하는 한익해올림.

선인장 2004-07-15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니케어님, 이미 익숙해져서, 저도 마녀물고기님도 반갑기만 하답니다.(할거랍니다)
비가 와도, 마음껏 누닐 수 있는 님의 정원도 안녕하지요?

마녀물고기 2004-07-1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안 반갑습니다. 하니님의 정원 때문에 대략 배탈이 나서.. -.-
 


빛 그림자 2004-07-03  

뒤돌아서면,
뒤돌아서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면서 지금은 그 일때문에 울고 있는 친구가 있어요.
저의 재기발랄함으로 재밌게 웃겨도 보고 아양도 떨어봐도 여전히 우네요.
친구의 서러운 사랑 얘기를 듣다보니 까불까불했던 저도 목이 매여서 말이 안 나왔어요.
가만히 곁에 앉아 있어주는 일마저도 마음이 적잖이 버겁고 불편하네요.
이런 류의 얘기로 자기 기억을 떠올리는 건 충분히 곤혼스럽고 괴로워서 말이지요.
에궁...
여름다운 뜨거운 태양에 누추한 이 마음 바싹바싹 말리고 싶네요.
 
 
선인장 2004-07-0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심정 아랑곳하지 않고, 비 소식만 가득하니.. 어째 제 마음이 편칠 않네요.
타인의 사정을 들으며, 자기 기억을 떠올리는 거, 별로 유쾌하지 않은 일이지요. 그래도 친구의 곁에서 묵묵히 말 들어주는 님이 있으니, 친구도, 님도 위로받을 수 있을 거에요.
날 궂다고 너무 가라앉지 말고, 마음만이라도 화창한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