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서가 2003-10-31
선인장님~ 담배 끊을 요량으로 시작한 달리기가, 이젠 오롯하게 즐길만큼 몸에 배었습니다. 금연, 열 이틀 쨉니다. 며칠 전엔 꿈에서, 담배 20가치를 뭉터기로 아귀넣고 피워대는 꿈을 꿨어요. 그런 정도의 금단증세를 빼면, 아직 잘 견디고 있습니다.
오늘, 새벽 5시, 한창 몽중간에 허우적댈 때, 한 아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오래 사귄 누군가와 헤어지고 저에게 전화해서는, 눈물 콧물 뿌리며 다짜고짜 울기부터 했어요. 남 모르게 제가 좋아해오던 아이인데, 그 난데없는 전화를 새벽에 받곤, 참 묘한 양가감정에 시달리고 있어요. 아무리 많이 겪었대도, 연애엔 패턴이란 게 형성되지 않아, 제겐 매번의 연애가 결국 첫 연애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방향도, 지점도 모르겠습니다.
이 아이가 왜 나한테 전화했을까,부터 시작해서, 이렇게 저렇게 꿍얼꿍얼해서 블라블라해서 행복하게 산다,라는 결말까지, 이불 속에 모로 누워, 머릿속에서 장장 3시간 동안 신파극 하나 쓰고, 스스로도 참 유치하단 생각에 피식, 웃었습니다.
......이런 거, 말해놓으니 더 유치한 거 같아요, 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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