쎈연필 2003-11-05  

안녕하신지요?
그제는 서점에 들렀다가 <바이올린맨 1>을 읽고는 아, 하면서 사버렸지요. 참 고맙더군요 님의 리뷰가^^.

날씨가 좋네요. 매 년 이 날이면 몹시 추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도시에도 도무지 흙길이 보이지 않아요. 흙을 밟고 싶은데. 늘 딱딱함을 딛고 산다는 게 가끔 불만일 때도 있어요. 저도 덩달아 딱딱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잘 지내시지요? ^^*
 
 
선인장 2003-11-05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흙 밟고 싶어라~ 사실 여행이 일상이라는 님의 말에 조금 샘이 나서, 몸도 마음도 떠나지 못하고 있는 내 생활이 스스로 너무 지루해서, 병이 났어요. 이 나이에, 아직도 어디에 그런 소심한 마음이 남아있는지, 힘든 와중에도 불쑥불쑥 웃음이 났답니다. 질투와 사람에 대한 욕심, 이런 거 언제가 되야 안 겪고 살런지... 제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혀를 차고, 그러면서 지내고 있는 중이네요. <바이올린맨>은 이상하게도 마음에 남지요. 아마도 작가의 죽음때문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도 상처가 심한 날에는 나름대로 위로가 됩니다. 며칠 앓고 지내면서, 좋은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아주 간절하게 들었습니다. 아주 좋은 글을 쓰다보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못된 짓들이, 그리고 그 못된 짓으로 인해 나날이 황폐해지는 내 맘이 조금은 위안이 될 것 같아요. 올해가 지나면 저도 책 몇 권 가방에 넣고, 불쑥 이 도시를 떠날 여유가 있겠지요. 이제 두 달 남았습니다. 두 달이 너무 길게 느껴져서 조바심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