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욱이(생질)가 엄마를 따라 쇼핑몰에 갔다가 사 온 책이다.

이제 중학교에 들어가는 애가 읽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었다.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비스듬히 누워 책을 읽는 삼촌을 보고 독서에 대한 충동이 일어 사 온 모양인데, 며칠 지나지 않아  나의 책꽂이에 꽂혀 있었다.
 이번처럼 우연한 기회가 아니면 소설은 잘 읽지 않는 스타일인데 제목도 그럴 듯 해서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강조를 위한 잦은 반복법이나 이쪽저쪽을 오가는 서술은 나를 짜증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브로기테'라는 여공과 재단사를 꿈꾸는 '파울라' 라는 두 여주인공이 표면으로 부상하고 두 연인들(브로기테-하인츠, 파울라-에리히)의 사건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전개됨에 따라 숨가쁘게 책장이 넘어갔다.
"미래가 있는 남자인가 아니면 노동만 하는 짐승인가?" (P.52)에서 갑자기 읽기가 뚝 멈춘다.
나는 노동만 하는 짐승은 아닐까? 아니라면 되어 가는 것은 아닐까? 책을 잠시 내려놓고 쉬어야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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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빠르다. 진짜 너무 한다.

느긋하게 맛을 음미하듯 야금야금 하루를 보내고 알차게 일주일을 보내고 뿌뜻하게 한 달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매일이 그날같고 일주일이 하루같고 한 달이 덧없이 흘러갔다.

일 년을 한 토막 낼 때 마다 한 달을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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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운동화 2005-02-27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월은 정말 짧은 달이다.
명절이 끼다보니 열 장을 채 못읽었다.
경제지를 읽는 기분이었는데, '연인들'을 먼저 읽고 말았다.
2005년의 전망은 아마도 3월에 해야 할 듯...
 

집에 와서 후다닥 씼으며, 머리를 감으며 후다닥 난 생각이다.

한 달에 한 번 여행을 가는 것이다. 너무 멀리는 말고 가까운 곳부터, 민박을 하며 경제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우리산 옛절"의 절을 찾아 가는 것도 좋겠지, 디카를 장만해서 사진을 올려 서재도 꾸미고...

그랬으면 좋겠다.

한 달에 한 번 영화도 보고 싶다. 시간도 없고 같이 갈 사람도 없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극장이 멀리 있다는 이유로 영화를 본 지가 까마득한 옛날이다. 그런데 열흘 전쯤에 사상(구)에도 롯데 시네마가 생겼다. 아직 한 번도 혼자 영화를 본 적이 없어 조금은 염려스럽지만 익숙하지 않은 경험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으로 생각하고 익숙해지도록 시도해 보는 것이다. 반드시 주말은 아니더라도, 일을 마치고 기계가 아닌 사람들 사이에 묻히는 것이다. '쿵푸허슬' 도 보고 싶고 '말아톤' 도 보고 싶다.

생각에 그치지 말고,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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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으로 팩스가 날아왔다.

발주인은 똘민이( 별명은 신 성민, 이상한데... 이름과 별명이 헷갈린다 ). 내가 처음으로 받은 주문이었다.

인쇄업을 하는 친구가 종이를 절단할 때 쓸 고정용 틀로써 위의 구조물이 필요한 모양이다.

모양도 그럴 듯 하게 그려서 급하다며 토요일까지  전해 달라며 재촉까지 한다.

음...

내가 만들 수 있을까?

내일은 소재를 주문하고 일과시간이 끝나는 대로 열심히 밀링기를 돌려야겠다.

첫 고객으로 환영한단다.♥    똘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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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아 2005-01-20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수주.....
잘해내시길 바랍니다.....
내가 보기엔 쉬어보입니다만...

파란운동화 2005-01-23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건을 전해주고 친구집에서 자고 왔다.
어제 울산은 감동의 도가니였다. ㅎㅎ
친구가 얼마나 칭찬을 아끼지 않던지, 기분이 무지 좋았다.
이럴 때 디카가 아쉽다. 사진을 올려 너에게도 자랑하고 싶은데...
화면을 펼 수 있는 삼성 디카가 바닥을 칠 때, 나에게 알려 주기 바란다.
혹시 아나, 내가 큰 맘 먹고 디카를 살지..
잘 지내시고
바로바로 리플을 달지 못 해 안미안하다.^^

파란운동화 2005-01-29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노고에 대한 대가로 똘민이가 종이 명암을 새겨 준다고 약속했다.
전혀 강제성이 없었는 것은 아니지만,
'똘'은 돌(石)이 아니라 똘똘함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아~ 주 가끔.
이 나이에 줄 사람은 없어도 명암 하나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
내가 지금 누구하고 얘기하고 있지...
자야지.
오늘은 반드시 서점에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