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욱이(생질)가 엄마를 따라 쇼핑몰에 갔다가 사 온 책이다.

이제 중학교에 들어가는 애가 읽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었다.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비스듬히 누워 책을 읽는 삼촌을 보고 독서에 대한 충동이 일어 사 온 모양인데, 며칠 지나지 않아  나의 책꽂이에 꽂혀 있었다.
 이번처럼 우연한 기회가 아니면 소설은 잘 읽지 않는 스타일인데 제목도 그럴 듯 해서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강조를 위한 잦은 반복법이나 이쪽저쪽을 오가는 서술은 나를 짜증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브로기테'라는 여공과 재단사를 꿈꾸는 '파울라' 라는 두 여주인공이 표면으로 부상하고 두 연인들(브로기테-하인츠, 파울라-에리히)의 사건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전개됨에 따라 숨가쁘게 책장이 넘어갔다.
"미래가 있는 남자인가 아니면 노동만 하는 짐승인가?" (P.52)에서 갑자기 읽기가 뚝 멈춘다.
나는 노동만 하는 짐승은 아닐까? 아니라면 되어 가는 것은 아닐까? 책을 잠시 내려놓고 쉬어야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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