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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식 완전정복 - 재테크하는 사람이 꼭 알아야 할
매일경제 금융부 지음 / 더난출판사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허생은 남산 아래 묵적골의 다 쓰러져 가는 오막살이에 살고 있었다.
그는 글 읽기만 좋아했으므로 몹시 가난하여 아내가 삯바느질을 하여 겨우 입에 풀칠을 했다.
어느 날 배고픈 것을 참다못한 아내가, 과거도 보지 않으면서 글은 왜 읽으며, 장사 밑천이 없으면 도둑질이라도 못하느냐고 푸념을 하자, 허생은 책장을 덮고 벌떡 일어선다.
그리고 나서 허생 왈, "애석한 일이로다. 내 십년을 작정하고 독서를 하려 했더니 이제 겨우 칠 년이로구나."
허생전의 도입부인 이 부분이 너무나 좋다. 살면서 이 부분을 수시로 떠올린 곤 피식 웃곤 한다.
워렌버핏, 피터 린치... 난 잘 알지 못한다. 나의 경제 스승은 조선후기를 살다간 허생이다.^^
행동에 앞서 먼저 공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가르침.
약간의 종자돈을 굴리기위해 구입한 이 책은, 경제지를 읽다 스크랩 해 두었으면 하던 내용들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 놓은 듯 했다. 나의 경제 상식은 어느 정도일까?하며 조심스럽게 읽었는데, 우려했던 바와 달리 쉽게 읽혀 다행이었다.
도입부의 추천사에서 밝힌대로 고교생, 대학생부터 직장인, 그리고 경제에 관심이 많은 주부까지 두루 읽힐 수 있을 것 같았다.
은행이나 증권사의 홈피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ELS, ELF, ELW의 생소한 이니셜의 뜻이나 콜금리, 파생상품등 종종 들었지만 정확한 의미를 몰랐던 단어들의 뜻을 어원까지 밝혀가며 쉽게 설명해 놓았다.
가까이에 두고, 공부를 하다 경제 용어의 뜻이 정확하게 와 닿지않으면 다시 펼쳐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
끝으로, 허생전을 오래전에 읽은 분들을 위해 뒷이야기를 더 해 볼까?
허생은 한양의 제일 부자인 변씨를 찾아가 만 냥을 빌리고, 그 돈으로 모든 과일을 사들인다. 제사나 잔치에 쓰일 과일이 없으니 과일 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것은 문제도 아니었다. 그는 다시 제주도로 건너가 말총을 모조리 사 들이니 사람들이 머리를 싸매지 못해 망건 값이 열배로 뛰어 오른다. 그는 매점매석을 통해 백만 냥이 넘는 엄청난 재물을 모았던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분들은 책을 구해 읽어보시고, 나는 허생이 하신 다음 말씀도 가슴에 다시 새겨야겠다.
"재물에 의해서 얼굴에 기름이 도는 것은 당신들 말이오. 만 냥이 어찌 도(道)를 살찌게 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