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토)

13:00 [레이닝스톤]
            귀여운 딸아이, 더 귀여운 아빠, 제일 귀여운 신부님.
           

15:00 [히든 아젠다]
            아나키스트가 되고 싶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17:00 [다정한 입맞춤]
            '사랑' '가족' '종교'라는 이름의 폭력

 

11월 12일 (일)

11:00 [레이디버드]
            우리도 조만간 '국민'을 관리하는 세상이 올 것이고, 
            '보호'라는 미명하에 내 아이를 국가에 빼얏겨야하는 시대가 도래하겠지? 무자식이 상팔자?

13:00 [하층민들]
            하층민들! 그러나 유쾌한 그들. 첫 씬의 쥐와 마지만 씬의 쥐는 같은 대상에 대한 상징? 혹은 다른?

17:00 [케스]
            미안해, 캐스퍼.. 아니, 얘들아~
            결국 나도  내가 행사하는 '힘'은 '교육'이라고 착각했던 거야.

19:30 [랜드 앤 프리덤]
            일의 능률을 위해 '권력'을 인정할 것인가? 능률은 떨어지더라도 천천히 한 걸음씩 같이 갈 것인가?
            '권력'의 집중이 가져오는 부작용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
             장일순 목사님의 아래에서 '기어'라는 말씀이 계속 생각나는... "
             그렇지만 상대적 약자의 입장에 선다고 해서 과연 '정의'로울 것인가? 아니 '정의'에 가까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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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 느티나무가 늦은 가을을 타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교문 옆 은행나무마저 노랗게 물들겠지요? 나뭇잎들 색깔이 변하듯 천천히 또 빨리 흐르는 좋은 계절입니다.


10월 편지가 너무 늦어져 11월 중순이 되어버렸네요. 두루 편안하시지요? ^^

지난 10월 한 달은 꼬박 '수학여행'으로 채워진 것 같습니다. 다녀온 날은 3박4일인데 사전 회의하고 회의에 따라 준비하고 다녀온 후 평가회까지... 이런 저런 일들 마무리하고 보니 어느덧 11월이 되었더군요. 부모님께서 걱정해주시고 잘 지도해주신 덕분에 사고 없이 잘 다녀왔습니다. 2학년 모두 병원에 갈 정도로 심하게 아픈 아이 하나 없었고, 제가 그렇게 걱정하던 '음주'나 '도박'도 저희 반엔 거의 없었답니다. (다른 반도 예년에 비해 심한 건 아니었구요)


'전혀'가 아니라 '거의'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답니다. 아이들이 제출한 수학여행 평가서를 봤더니 두엇 정도 음주를 했다고 자수를 했지 뭡니까. 그래서 알게 되었지요. 심증이 가는 사건이 하나 있긴 했는데..  마지막 날 밤에 아이들 방을 습격해서 '주류'를 찾아봤더니 어떤 녀석들 방 냉장고에서 팩 소주 하나를 발견했거든요. 싸늘해지는 제 눈초리를 보며 '저희들이 한 짓이 절대로 아니'라고 눈물로 호소하니 믿어 줄 수밖에요. 그 전날엔 없었던 물건인데 말이죠.ㅋㅋ 역시... 제가 속은 걸까요? ^^;  부모님도 저도 가끔 일부러 속아줄 때도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알까요?


담임으로서 제일 기뻤던 일은 반 아이들 한 명도 빠짐없이 성공한 한라산 등반입니다. 정상까지는 아니고 ‘윗세오름’까지였는데 솔직히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가버리는 녀석이 있을 거라는 제 짐작과는 달리 다들 4~5시간 걷기 강행군을 함께 잘 소화해주었답니다. 충분히 칭찬 받을 일이지요.

한라산.. 참 아름다웠습니다. 처음 산행길에 접어들었을 때는 화창했는데 슬금슬금 구름이 끼더니 내려올 즈음엔 약한 비를 뿌리기도 했답니다. 한라산의 다양한 운치를 경험할 수 있어서 더 좋았는데 저희반 아이들도 평가서에 '너무 좋았다'라는 답이 많아서 지금까지 뿌듯합니다.

아이들... 참... 기특한 면이 많지요?


버스 안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놀았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네요. 지명 당한 녀석들 아무도 사양하지 않고... 아이들이 그렇게까지 '흥'이 많을 줄이야... 장기자랑에서 저희반이 1등 먹은 이야기도 들으셨지요? 저희 반  '비'자매- 단비와 은비! 수행 전부터 뭔가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렇게 몸이 유연할 줄은... 경악/ 감탄/흥분의 도가니였습니다. 1등 발표가 났을 땐, 너무 좋아서 담임 체면이고 뭐고 살필 겨를 없이 팔딱팔딱 뛰었답니다.


이젠 아이들의 '희망'이던 수학여행도 끝나고 어느덧 2학년을 슬슬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네요. 11월이 가고 나면 12월. 기말고사 치르면 아이들 내신성적이 정해지니만큼 요즘 아이들 공부며 지각, 수업태도 등에 대한 제 잔소리가 훨 깐깐해진 것을 아이들도 느낄 겁니다. 가끔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공부며 생활에 있어 바람직한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잔소리를 늦추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등교시간에 지키는 일,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들이기, 수업 시작 종소리에 맞춰 교실에 들어오는 일, 수업에 최대한 집중하는 일... 등등 지금부터 습관을 들여야 내년에 조금이라도 후회를 덜 할 거라고 늘 이야기 하는데... 아이들도 제 마음을 알거라고 믿습니다.


15일(수)은 수능 예비소집일이라 수업은 2교시까지만 합니다. 3,4교시를 이용하여 깔끔하게 청소하고 고사장 배치한 후 아이들은 집으로 일찍 돌아갑니다. 써클에 가입된 아이들은 선배들 응원준비를 하기 위해 학교에서 좀더 시간을 보낼 것도 같습니다. 남학생들은 고사장 앞에서 응원하기 좋은 자리를 맡으려고 밤샘을 하기도 한다는데 딸아이들이야 그럴 일은 없겠지만 추운 날씨에 무리해서 건강 상하지 않도록 살펴봐 주십시오.


16일(목)이 드디어 올해 수능일입니다. 1, 2학년 아이들은 학교에 안 나옵니다. 교사들은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수능감독을 해야합니다. ㅠㅠ 저희 학교엔 750여명의 남학생들이 배치되었다고 하네요. 흠.. 2학년 아이들 수능 볼 날이 딱 1년 남게 되는 날이지요. 우리 반 녀석들도 조금 긴장할까요?


21일(화), 올해 마지막 모의고사가 있습니다. 비록 제 담당 과목에 한정된 판단이지만 교육평가원이나 서울시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모의고사 문제는 출판사의 문제보다 수준이 높은, 좋은 문제들입니다. 수능문제 출제 할 때만큼은 아니지만 일선교사들을 불러 모아 만든 문제들이거든요. 따로 공부를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겠으나 나름대로 중요한 시험이라고 생각됩니다. 보통은 고3 첫 번째 모의고사 성적이 그해 수능성적과 비슷하게 나온다고들 하는데 그렇다면 2학년 마지막 모의고사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3학년이 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죠. 다들 열심히, 성실하게 시험에 임하라고 이야기하겠습니다. 부모님께서도 한마디 거들어 주시면 아이들이 조금 더 분발하겠죠?


23일(목) 24일(금)은 학교 축제입니다. 첫날은 문화회관에서 클래식 공연을 관람하고 다음날엔 학교에서 공연과 전시가 있답니다. 담임을 맡을 때마다 축제 때면 가져보는 소박한(?) 소망이 있는데 아이들이 들어줄지 모르겠네요. 우리 반 모두, 저도 아이들과 같이 무대에 올라가 함께 노래를 부르는.. 그것이 제 간절한 소망이랍니다. 경쾌한 '오리날다'라던가, '낭만고양이'를 다함께 아주 신나게 목청껏 부르고 싶은데 아이들이 들어줄까요? 지난번에 은근히 말을 꺼냈다가 누군가 '죽어도 싫어요'하는 말에 바로 의기소침해져버렸는데.. 내일 아침 조례시간에 '담임의 소원' 운운하며 다시 한 번 졸라 보려구요. 아! 축제 때 산책 삼아 학교에 한 번 오시면 구경거리가 제법 있을 것도 같습니다. 혹시 오시면 연락주세요~ 학생회에서 운영하는 분식점에서 제가 한 턱 쏘겠습니다. ^^


올 마지막 정기고사인 - 2학기 기말고사는 12월 11일~15일까지로 예정되어있습니다. 11월에도 이런 저런  학교 행사가 많아 시간이 후다닥 지나 갈 것 같습니다. 짬짬이 공부할 수 있도록 신경 쓰겠습니다. 본격적인 공부는 24일 이후에나 가능하겠지만요.


함께 보내드리는 자료는 '수학여행 평가 결과' 및 예상집행과 아이들이 '집중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자료입니다. 수학여행 예산이 잘 집행되었는지 아이들의 평가는 어떠한지 한 번 살펴봐주시고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학교로 전화 주시면 됩니다. 무슨 일을 하든 '집중력'이 중요하지요. 집중력 정도를 테스트 하는 자료도 있으니 아이와 함께 해 보시기 바랍니다.


요즘도 계속 수행평가로 바쁜 아이들... 축제까지 겹쳐 준비하느라 몸과 마음이 몸살을 앓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모쪼록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힘들지만 보람되고 의미 있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기온입니다. 부모님 감기, 독감 조심하시고 늘 평안하고 행복하세요~


2006. 11. 14. **고 2학년 10반 말괄량이들 담임 *** 고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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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6-11-13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주말동안 가정통신문 써야했는데 못썼어요ㅠ.ㅠ 역시 주말엔 맘편히 놀아야해하고 자기위안.

해콩 2006-11-13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도... 지금부터 써볼까 하구요...ㅋㅋ

해콩 2006-11-14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심시간에 급히 다 써서 아이들 도움 받아 접어 넣고 조금전 종례시간에 간신히 맞춰서 나눠주었다. 드뎌 해방~ 축제준비에 교지에 수행평가에... 어찌나 정신이 없는지..

해콩 2006-11-16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축제 때 반전체가 노래부르는 장기자랑... 올해가 마지막이고 내년이면 다른 학교로 옮긴다는 비루한 나의 구걸에도 대여섯 명이 매몰차게 '죽어도 못한다'에 손을 들었다. 바로 꼬리 내리긴 했지만... 그럼 하겠다는 몇 녀석들만 데리고서라도 해보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연습이야 하루에 두어번씩 불러보면 되는 것이고, 율동은?... 의상 맞춰서 하면 될 것도 같은데... 내일 다시 물어봐야겟다.
 

아난

너무 오랜만이지? 스승의날 짧게 통화한 후 처음이다야~
그런데 답장이 너무 늦었네. 이런 저런 일들... 뭐 늘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지만 이렇게 맘 잡고 컴 앞에 앉아야 답장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2001년이었나? 근무하던 학교에서 친했던 바로 옆자리 샘이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돌아가셨지. 그때...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이었는데 개학하고 계속 우울에 빠져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죽음'을 가까이서 경험했던 적이 없었기에 충격이 컸던 것 같아. 술 마시고 많이 울었지? 나도 그랬어. 그냥 눈물이 나데. 원래 곧잘 '허무'해하는 성격인데다가, 가을이기도 했고... 4~5개월 정도 힘들어 했던 것 같아. 지금은? 사람이 참 간사하지? 아니 머리가 나쁜건가? 까먹고 잘 살아. 그저 아득하고 아련하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죽음'에 대한 고민과 삶에 대한 '공허'가 가끔 밀려오긴 하지만.

인생에 대한 두려움은 '죽음'에서 기인하는 걸까? '삶'에서 오는 걸까? 참.. 힘들지?

아난이도 다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 인생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지. 그 나이 때 나도 그랬어. 공부도, 친구도, 다른 무엇도 별 의미가 없어보이고 삶 자체도 그렇게 보였던 시간들. 지금?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삶'이란 '죽어가고 있는 과정'이니 여전히 허무해. 그렇지만 아난아, '어차피 소진할 인생이지만' 아니, 어차피 소진할 인생이기에 더 '가치'있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내 인생을 남에게 휘둘리고 싶지도 않고 나에게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들을 하고 싶고. 흠... 가치와 의미는 물질이 넉넉하다고 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

 너무 고루하고 진부한 답이지? 아무튼 내가 보기엔 너는 지금 한창 '상실'과 '허무'로 인한 '우울'에 빠져있는 것 같고, 그건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찾아오는 것이고, 언젠가는 털고 일어날 수 있는 감정이고, 다시 바쁘고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야! 그 혼란에서 빠져 나온 너는 옛날의 아난이가 아닌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성숙한 너 일거야! 그러니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우울하다면 바닥까지 내려가 우울해보는 것도 인생의 경험이 될 것 같아.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인간의 생래적 화두에 대한 해답은 사람마다 다 다른 거란다. 누구의 답이 맞다고도 할 수 없고 틀릴 수도 없는. 네 스스로에게 가치있는 답을 씩씩하게 찾아가려무나.

감정이 잦아들고, 저 멀리 벗어날 출구가 보이면 답장 줄래? 늘 건강하렴. (너, 여전히 빼빼 말랐지?)

 2006. 11. 11. 빼빼로 데이에 빼빼 마른 아난이에게 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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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1-12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를 먼저 보낸 아난이의 편지에 님께서 따뜻한 마음을 담아 보내신 글에 울컥해집니다. 인생에 대한 두려움,,, 그러고 보니 죽음이 아니라 삶이 두려운 거였어요. 저 말이에요. 해콩님, 몸도 마음도 편안한 휴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해콩 2006-11-13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저는 말예요, 혜경님... 죽음과 삶.. 두 가지가 다 두려워요.. ^^ 누구나 그렇겠지요? 어제 오늘... 시네마테크에서 켄로치와 함께 살았답니다. 머리가 지끈거려요~ 휴=3

글샘 2006-11-13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죽음과 삶의 근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인생 수업에 나오잖아요. 왜, 뒤에서 큰 차가 달려와 나를 죽이려고 할 때 든 생각, 머리가 하얗게 비는 그런 순간. 텅 비우고 살아야 죽음도 삶도 두렵지 않을 거라고, 이 마음이 문제라고. 생각만 가득하네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아난이예요. 까먹은건아니시죠?ㅋ

정말 오랜만에 메일쓰는것 같아요..

학교 강의 시간인데 딴짓하느라고 메일이며 이것저것 보다가

예전에 쌤이 보낸 메일이 있더라구요.

하나하나 보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예전 생각도 많이 났었고 선생님께서 따뜻하게 남겨주신 글 하나하나가 이제와서 보니

더더욱 느껴지는거 같아요.^-^ 철들었다고 말씀해주실꺼죠?ㅋ

 

대학에 오니까 새로운 것들이 너무 많아서 처음엔 많이 힘들고

버겁기도 했었어요. 이제는 좀 괜찮아 졌지만요..

하루하루 지내는게 예전보다는 재미가 없어졌어요. 처음에는 새학교에 새친구에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서

너무 나도 재밌다고 느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요.

그동안 일도 많았었구요..

 

오늘 무언가 하소연을 하고 싶었는데 선생님 메일 보고

아, 샘한테 메일 보내야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해해주실꺼죠?

 

여태까지 이런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왠지 이런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왜이렇게 살아가고 있고 왜 이것밖에 못하는지..

갑자기 머리를 맞은것 처럼 멍해지고 무기력해졌어요..

강의 내용도 들어오지도 않고 멍하니 앉아 있기 일쑤였습니다..

나는 왜이렇게 밖에 못하는건지, 왜이렇게 살아야하는지,,

갑자기 산다는게 왜이런지...하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 조차도요.....

 

얼마전 같은과에 있는 친한친구 한명을 먼저보냈어요..

하늘나라로....

처음 겪은 일이라 너무 나도 당황스럽고 미치도록 슬프기도 했어요..

아까 싸이월드를 하는데 그 친구 사진을 보는데

너무 눈물이 날꺼같더라구요..

다들 슬픈데.. 우는 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참는다고 혼이 났어요..

그 친구 사진은 웃고 있는데.. 옆에 없다는 현실이 너무 싫었습니다.

항상 같이 있어야 하는데 옆에 없고, 목소리도,, 그 웃음소리도 들을 수 없다는게 너무 싫었어요...

먼저 간 친구 때문에 이러는건지.......

 

선생님, 제가 갑자기 왜이럴까요...

자신이 없어요.. 행복하게 살고 싶고 무엇이든 해내고 싶은데

자신이 없어졌어요..

제가 설 곳이 어딘지도 모르겠구요..

어떻게 해야될지도 모르겠어요...

친구들도 많이 만나서 수다도 떨고 싶고 놀러 다니며 함께하고 싶은데..

싸이월드 사진속에서 친구들은 항상 자주 만나고 함께 웃으면서 찍은 사진이 많은데...

저는 그럴수도 없으니....

제가 어쩌면 좋을까요.......에고,,

 

선생님

갑자기 이런 메일 보내서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ㅠㅠ

멍하게 생각 없이 이래저래 말도 안맞게 쓰고..죄송합니다ㅠㅠ

 

2006년 11월 09일 목요일, 오후 15시 41분 1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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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글샘 > 물푸레 나무를 아세요?

물푸레나무의 결론

 

                              박두규


우리 학교 과학선생은

물푸레나무를 모른다


십 년이 넘도록

산을 오르내린 나도

그 흔한 물푸레나무를 모른다


올해 칠순을 넘긴 어머니만이

물푸레나무로

도리깨를 만들면 좋다고 하신다


그리고 미래의 주인 될

국민학교 5학년 아들놈은

물푸레나무도

도리깨도 모른다


그렇다면 물푸레나무와

도리깨와 어머니가 한통속이고

과학선생과 아들놈과 내가

같은 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잠깐 스치듯이 해 봤다


그날 밤 나는

물푸레나무로 만든 도리깨로

늙으신 어머니한테

죽도록 맞는 꿈을 꾸었다.

 

---------------

나는 물푸레 나무로 만든 지팡이는 봤어도,

그건 말라 죽은 가지였거나,

아님 죽여 말린 가지였다.

물푸레 나무는 산에 흔한 넘인데, 등산길에 헉헉대는 숨결 조절이 안 돼서,

나이드신 분들께서 일러주신 말들 받아들일 귀가 없었다.

남들 헐뜯고, 윗사람 욕하는 말들은 그렇게 잘도 포착하는 안테나는,

아스팔트에 갇혀 숨쉬지 못하는 나무의 뿌리들과 흙, 물의 비명들엔 무심했다.

나도 죽도록 맞아야 하는 게다.

조또 모르는 것들이 아는 체 하는 것들에 나도 속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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