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글샘 > 물푸레 나무를 아세요?

물푸레나무의 결론

 

                              박두규


우리 학교 과학선생은

물푸레나무를 모른다


십 년이 넘도록

산을 오르내린 나도

그 흔한 물푸레나무를 모른다


올해 칠순을 넘긴 어머니만이

물푸레나무로

도리깨를 만들면 좋다고 하신다


그리고 미래의 주인 될

국민학교 5학년 아들놈은

물푸레나무도

도리깨도 모른다


그렇다면 물푸레나무와

도리깨와 어머니가 한통속이고

과학선생과 아들놈과 내가

같은 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잠깐 스치듯이 해 봤다


그날 밤 나는

물푸레나무로 만든 도리깨로

늙으신 어머니한테

죽도록 맞는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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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푸레 나무로 만든 지팡이는 봤어도,

그건 말라 죽은 가지였거나,

아님 죽여 말린 가지였다.

물푸레 나무는 산에 흔한 넘인데, 등산길에 헉헉대는 숨결 조절이 안 돼서,

나이드신 분들께서 일러주신 말들 받아들일 귀가 없었다.

남들 헐뜯고, 윗사람 욕하는 말들은 그렇게 잘도 포착하는 안테나는,

아스팔트에 갇혀 숨쉬지 못하는 나무의 뿌리들과 흙, 물의 비명들엔 무심했다.

나도 죽도록 맞아야 하는 게다.

조또 모르는 것들이 아는 체 하는 것들에 나도 속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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