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책을 또 이만큼이나 주문해버렸다. 지난 번에 신청한 책도 다 못봤는데 또...오고있다. 이 책들이... 무서워라~

내 방 책꽂이에 안 읽은 책들이 쌓여만간다. 쳐다보면 한 숨만 나오고.. '언젠가는 읽게되겠지'하며 사들인 책들이  이젠 먼지가 뽀얗다. 그런데 지금 당장 욕심이 나서 또 저질러 버렸다.

'사재기'하는 버릇 고쳐야하는데.. 라면만 사재기 하는 것은 아닌가보다.

동물농장 - 세계문학전집 5  /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살아간다는 것 /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살아있는 한자 교과서 1 - 생활과 한자 / 정민, 박수밀, 박동욱, 강민경 지음
 / 오정희 지음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문학과지성시인선 32 / 황지우 지음
안전지대 고라즈데 / 조 사코 지음, 함규진 옮김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 문학과지성 시인선 220, 1998년 백석문학상 수상 황지우 지음
이 아무개의 장자 산책 / 이현주 지음
인종차별, 야만의 색깔들 - 씨큐문고 1, 마주보기 시리즈 1 / 타하르 벤 젤룬 지음, 홍세화 옮김
장준하 - 민족주의자의 길 / 박경수 지음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 정문태 지음
정본 윤동주 전집 / 윤동주 지음, 홍장학 엮음
한시미학산책 / 정민 지음
허삼관 매혈기 /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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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4-11-20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14 : 우리의 생각은 점점 닮아가는 것일까요? ㅋ

해콩 2004-11-20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0회 방문 당첨 상품으로 드릴 책이 한 권 섞여 있는데 맞춰보세요~

느티나무 2004-11-20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힌트가 필요하지요. 참고로 8권은 있고, 나머지 6권 중에 있는 건가요?

느티나무 2004-11-20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섯 권 중에 한 권은 제 공부랑 별로 상관이 없는 거 같고... 선생님 전공인 듯 하여...

해콩 2004-11-20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힌트? 샘이 좋아하실 것 같은 책인데...ㅋㅋ 벌써 가지고 계신 책인가 걱정이 좀 되기도... 도착하면 가지고 갈께요. 도서실로.. 유자차 주세요. 제법 무거울 것 같은데... 두 잔 주세요, 유자차! ^^

느티나무 2004-11-26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좋은 책 잘 읽겠습니다. ^^
 

방문객

                         - 마 종 기

무거운 문을 여니까

겨울이 와 있었다.

사방에서는 반가운 눈이 내리고

눈송이 사이의 바람들은

빈 나무를 목숨처럼 감싸안았다.

우리들의 인연도 그렇게 왔다.

 

눈 덮힌 흰 나무들이 서로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복잡하고 질긴 길은 지워지고

모든 바다는 해안으로 돌아가고

가볍게 떠올랐던 하늘이

천천히 내려와 땅이 되었다.

 

방문객은 그러나, 언제나 떠난다.

그대가 전하는 평화를

빈 두 손으로 내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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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11-21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수능 감독은 디게 운이 좋았다. 첫째 시간은 감독이 비었고, 둘째 시간은 자습이 덜컥 걸려버렸다. 이런 행운이 나에게? 믿어지지 않는 사실이었다. 몰래...(어~ 이거 써도 되나? 자습감독이었으니까 뭐..) 시집을 가지고 들어가 감독하는 틈틈히 읽었다. 나올 때는 한 권 다 읽고 맘이 가는 시에 표시까지.. 이 시가 그 중 한 수!! 모든 이들에게 평화를 전해주는 방문객을 기다릴 수 있는 겨울이 되길. (현실은.. 노숙자 수가 예년에 비해 엄청 늘어났단다. 2% 나눔을 실천할 때이다.)
 

너희들 말대로 EBS 홈피에 오늘부터 365라고 적혔겠구나. 내년 이맘 때까지 하나하나 지워질 시간들인가? 시험이 끝나자 마자 또 다른 시험을 일깨워주는 세상에 살고 있구나 우리는. 숫자로 하나하나 지워가며.. 아마 너희들 스스로도 조금은 그럴 것이고 또 학교에서도 그렇고... 이젠 너희들을 3학년 대우(취급? 어떤 단어가 맘에 드니?) 한단다.

늘 환한 너의들의 꿈과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은데 현실은 안락한 내일을 위해서는 오늘을 희생하고 참으라 말만 하게 되는 것 같아서 늘 미안해~

그렇지만 나는 너희들이 스스로의 마음들을 잘 단속하는 것이 늘 우선이라고 생각해. 주위에서 잡아주어서 하는 공부가, 그 마음가짐이 결국 자기 것이 될까 하는 회의 때문이지. 별로 오래 살진 않았지만(당연하쥐~) 나의 경험으로는 하늘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그냥 주는 법은 없더라고. 간혹 재수가 좋아서 얻게 되는 공짜라는 것들도 말이야 결국은 댓가를 요구하게 되더구나.  

편지가 길어질 것 같은데 수능 감독 때문에 피곤해서 그런지 잠이 온다. 내일 정신 차리고 계속..

오늘도 피곤해서 글이 잘 안된다. 빨리 잠들고 싶다. 11. 23.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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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종이 울리고 감독관들이 한 뭉치씩 시험지를 안고 교실로 들어갔다. 수능 정감독 연속 6년째.. 요상하게도 올해는 1교시 감독이 없다. 두시간 반을 교무실에서 쉬어야 한다. 지금쯤 각 시험장에서 눈을 감고 시험지를 기다리고 있을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생각났다. 마음이 싸~해지는 것이 감독인 나도 이렇게 가슴이 죄어오고 온 몸의 세포들이 살아나는 느낌인데 지금쯤 아이들은 얼마나 떨릴까... 저린다.

(제 1교시 언어영역 예비령이 울렸다. 답안지를 배부하라는 방송이 들린다)

'우리' 아이들.. 어제 언니가 '모든 아이들'이 시험을 잘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내가 말했다. 그럴려면, 모든 아이들이 시험을 잘쳐서 좌절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으려면 시험문제가 쉬워지는 수 밖에 없다고..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은 말한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시험문제가 쉬운지 어려운지 구분도 못한다고.. 점수도 늘 엉망이라고.. 어렵게 나와야 상위 몇 프로의 아이들을 변별하기 쉽고 나아가 그 아이들이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대한민국 1%가 된다고.. 그래서 나머지 아이들을 먹여살릴 '국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이런 의견들에 내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우리 언니는 아주 소박한 사람이다. 귀여운 내 조카 두 녀석에게 엄마로서 언니는 공부는 좀 못해도 건강하고 녀석들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그런 언니가 '모든 아이들'이 시험을 잘 치기를 바란단다. 그런데 교사라는 우리는 '우리' 아이들만이, '내' 아이만이 남의 아이에 비해 좀더 시험을 잘 치기를 바란다. 어느 것이 참된 마음인지.. 참된 교육인지..  부끄럽다.

언니의 바램이 이루어지도록 올해는 시험 문제가 쉬웠으면 좋겠다. 모든 아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그렇게 수월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자기 인생은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이고 자기자신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 번의 시험으로 아이들의 인생이 결판나게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마지막까지 기다려주고 배려해주고 기회를 주는 그런 사회였으면 좋겠다.

(1교시 언어영역 준비령이 울렸다. 문제지를 배부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 만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모두 시험을 잘 치기를 바란다.

(언어영역 듣기 문제가 들려온다.. )

지금껏 그래왔듯이  '현실'이 우리들의 눈을 가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런 세상이 빨리 와서 공부 못하는 '우리' 아이들도 인간으로서 존중 받았으면 좋겠다. 스스로 소중한 사람임을 가슴 가득 품고 교문을 나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일 아이들이 밝은 얼굴로 '샘~' 하고 불러주길 바란다. 1년동안 공부하느라, 그리고 오늘 저 힘든 시험을 치르느라 초췌해진 아이들의 얼굴에 온통 꽃이 만발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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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는 것은 아름답다

                                                       -   양 성 우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모든 들풀과 꽃잎들과 진흙 속에 숨어사는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살아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신비하다.

바람도 없는 어느 한여름날,

하늘을 가리우는 숲 그늘에 앉아보라.

누구든지 나무들의 깊은 숨소리와 함께

무수한 초록잎들이 쉬지 않고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이 순간에,

서 있거나 움직이거나 상관없이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오직 하나,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들은 무엇이나 눈물겹게 아름답다.

 

[일생에 단 한 번 한 사람을 위하여], 고려문화사, 2002,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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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11-16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티나무 서재 [펌]



"살아간다는 것" - 위화, 푸른 숲, 1992



작가의 사명은 발설이 아니며, 고소 혹은 폭로가 아니다. 작가는 사람들에게 고상함을 드러내보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한 고상함이란 그저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니고 일체의 사물을 이해한 뒤의 초연, 선과 악에 대한 동일시이며, 동정의 눈으로 세계를 대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심정 속에서 나는 미국 민가 <톰 아저씨>를 들었다. 노래 속의 그 늙은 흑인 노예는 일생 동안 고난을 겪었고, 가족은 모두 그보다 먼저 가버렸다. 하지만 그는 의연한 태도로 세계를 우호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원한서린 말 한마디 없다. 이 노래는 나의 심금을 울렸고, 나는 이러한 소설을 쓰기로 결정했다. 그것이 바로 이 <살아간다는 것>이다. 나는 여기에서 사람이 고난을 감수하는 능력과 세계에 대한 낙관적 태도를 써나갔다. 글쓰는 과정에서 나는 깨달았다. 사람은 살아가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나가고 있는 것이지, 살아가는 것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내 스스로 고상한 작품을 써나갔다고 생각한다.



- <머리말 중에서>






느티나무 2004-11-16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추합니다, 위화의 살아간다는 것! 저는 허삼관 매혈기보다 더 좋은 것 같더라구요. ^^

해콩 2004-11-16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보겠습니다. 이 계절이 가기 전에.. 두 권 모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