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은 아름답다
- 양 성 우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모든 들풀과 꽃잎들과 진흙 속에 숨어사는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살아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신비하다.
바람도 없는 어느 한여름날,
하늘을 가리우는 숲 그늘에 앉아보라.
누구든지 나무들의 깊은 숨소리와 함께
무수한 초록잎들이 쉬지 않고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이 순간에,
서 있거나 움직이거나 상관없이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오직 하나,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들은 무엇이나 눈물겹게 아름답다.
[일생에 단 한 번 한 사람을 위하여], 고려문화사, 2002, 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