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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간의 London Stay - 엄마랑 단둘이, 런던에서 살아보기
조인숙.김민소 지음 / 중앙M&B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아이와 단둘이 간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이 "영어 잘해? 남편이 가라고 했어?"라고 물었단다. "영어 잘하길 기다리다간 할머니가 되어서도 못 갈 거야." 맞는 말이다^^
영어도 못하고 특별히 외향적이거나 적극적인 성격도 아니지만 닥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로 나선 여행. 도착한 공항에서부터 헤매고, 런던 다니면서도 이런저런 실수들을 저지르는 엄마지만, 딸아이와 함께 신나고 멋진 추억을 한가득 담아온 민소랑 민소엄마 정말 멋지다. 나도 나중에 아이와 함께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에 선뜻 사게 된 책인데, 정말 잘 읽었다.
일단은, 10월에 태어날 우리 튼튼이 이름으로 만든 통장에 세뱃돈이나 용돈을 틈틈이 모아두면서 아이랑 여행할 곳을 찜해 놓고, 여행 떠날 때 카메라를 사줘야지.
그리고 자신감과 용기를 더 키우고, 영어 공부도 좀 해둔 다음, 때가 되면 떠나야지!^^
런던, 프라하, 파리에서의 재밌고 신나는 경험과 알록달록 멋진 거리, 민소랑 엄마랑 환상의 파트너가 만들어내는 여행 이야기, 민소 엄마와 아이의 관계 등 요모조모 참 잘 읽은 책이다.
#선택
까페에 앉아 잠시 쉴 때 음료수를 아무거나 먹겠다는 딸아이에게 민소 엄마는, "민소야, 선택을 한다는 건 중요한 거야. 너에 관한 작은 것도 네가 선택하는 연습을 해야지 나중에 더 큰 고민이 생겼을 때 스스로 좋은 선택을 할 수가 있어." 하고 말한다. 나는 선택 앞에서 망설일 때가 많아서, 이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식당에서 뭐 먹을지 고를 때도 '선택' 연습하기.
#멋지게 나이 드는 사람들
런던에 와서 알게 된 건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든 사람들이 오히려 멋을 부리고 문화생활에 투자를 많이 한다는 점이다. 물론 국가에서 주는 높은 연금 덕에 돈과 시간이 남아서 그런 경우도 많겠지만 (...) 중요한 건 꾸준히 자신을 가꾸고 사랑하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아이도 중요하고 남편도 중요하고 아파트를 사고 살림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 자신을 바르게 바라보고 사랑하는 흔들림 없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에필로그에서
(...) 정말 친구 같은 엄마가 되리라 다짐한 적이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의 비밀들을 모두 가르쳐주고 싶었다. 살면서 기쁜 일도 많겠지만 슬픈 일도 생긴다는 것을. 가끔 슬프고 외로운 느낌이 들어 눈물이 날 때도 있겠지만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릴 적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과 모래알처럼 작지만 셀 수 없이 많았던 그 소소한 감정들이 모두 한데 모여 지금의 우리의 감성과 인성을 형성한 것이라고. 그래서 엄마와 함께한 둘만의 여행은 민소에게 깊은 바다 속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영혼으로 느낄 수 있는 아스라한 추억을 만들어주었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