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 24 | 2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10루피로 산 행복
이해선 지음 / 바다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티벳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던 무렵에 서점에서 우연히 산 책이다. 그 전에 몇 권 읽은 다른 티벳 여행기에 비해서는 표지도 그렇고 글도 잔잔한 느낌이었다. 가끔씩 아무 책도 읽히지 않을 때, 기분이 왜 그런지 나도 설명할 수는 없고 괜스레 내가 처한 일상이 불만족스러울 때 이 책을 집어들고 출근하곤 했다. 출근길 전철 안에서 사진들 한 장 한 장에 감탄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듯한 지은이의 여행을 좇다보면 기분이 좋아졌다. 이 사람은 깊고 맑은 사람이 아닐까...^^

최근에는 '사진'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그러고서 이 책을 보니, 책에 실린 사진들이 더 좋아졌다. 이 사진 속에 들어가서 그곳의 하늘을 보고 그 곳의 바람을 맞고 싶은 충동이 드는 사진이다. 풍경도 풍경이지만 사진을 잘 찍는 비결이 뭘까 궁금해진다. 이렇게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을 전해주는 책이이서 좋다. 이 책을 읽고 티벳이 더 좋아져서 월급타면 한 권씩 티벳책을 살까 생각했었는데 이 책만큼 사고싶은 책은 아직 없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6-02-03 1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중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편집부 엮음 / 마가을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소중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열두개 글자가 또박또박 새겨진 판화로 된 책 겉장을 넘기면 너무나 이쁜 아이들의 사진과 그 아이들만큼 이쁜 글들이 담겨있다. 햇살과 함께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은 얼마나 이쁜지 모르겠다. 분교를 찾아가 아이들을 만나고 축구도 함께 한 기자가 전해주는 이야기 속에서 똘망똘망 개구진 아이들의 목소리가 그대로 들리는 듯 하다. 직접 찾아가서 보고 듣고 함께 뛰어놀며 느낀 것들을 생생하게 묘사한 기자의 글솜씨가 부럽다.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느낄 줄 알고 그 느낌을 생각과 함께 잘 풀어낸 글을 보면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그런데 그런 부러움을 느끼는 것이 죄스러울 만큼 이 책에 담겨진 현실은 안타깝다. 학교 통폐합으로 사라지는 분교에 대해서는 <들꽃피는 학교>라는 사진집을 보고 처음 알았었다. 그 때도 그랬지만, 타의에 의한 사라짐을 보며 그 '타의'를 제대로 따져 누구를 향해 화내지도 못한 채 괜히 서글프기만 하다. 사라지는 것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래동안 안타까움이 머릿속에 맴돌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 AG건축기행 1, 옛절에서 만나는 건축과 역사 김봉렬 교수와 찾아가는 옛절 기행 2
김봉렬 글, 관조스님 사진 / 안그라픽스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부터 눈독을 들이다가 특별판매하던 4월에 낚아챈 책이다^^ 글은 읽어보지 않고 책표지에 홀려서 산 책이었는데, 책 속에 실린 사진들 보다가 넋이 나가는 줄 알았다. 어떻게 하면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걸까? 본문보기(렛츠룩)에서 #9~10에 걸쳐진 사진, 그걸 펼쳐놓고 있으면 그 산을 비추는 햇살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하다. 산을 덮은 산그림자, 그 뒤에 환한 가을햇살이 또렷한 그 사진에서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사진들이 대부분 가만~히 바.라.보.고 싶은 사진들이다. 아마도 사진작가가 오래동안 지긋이 풍경을 바라보다가 찍은 사진이어서 그런 게 아닐까 혼자 추측해본다^^ 리뷰를 쓰며 다시 책을 보는데 볼 때마다 그윽함에 취한다.

이렇게 사진에 한번 취하고, 그 다음엔 책을 읽어가다가 글에 반한다. 절 건물들이 자리잡고 어우러진 모습이나 각 건물의 아름다운 개성들을 조근조근 얘기해 주는 본문 내용이 참 좋다. 어찌 그리 글을 잘 쓰셨는지. 어떤 대상에 대해 그렇게 깊이 알고 느낄 수 있다는 게 부러웠다. 수덕사 대웅전의 측면의 아름다움, 고운사의 가운루, 청룡사의 휘어진 나무 기둥 등 우리나라 사찰에 이렇게 독창적인 건축물들이 많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깊이 알고 느끼고, 그것을 글과 사진으로 멋지게 보여주는, 이 책을 만든 분들이 참 부럽다. 더 큰 것, 새 것을 입히려는 손길 때문에 원래 갖고 있던 멋이 사라진 절에 대한 글을 읽을 땐 참 안타까웠다. 부디 그 맛과 멋이 길이 길이 보존되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모로 쓴 일기
신승주 지음 / 눈빛 / 200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때로는 아주 사소한 이유로 무언가를 선택하게 된다. 알라딘 서점에서 이 책을 보기 한 달쯤 전에 '로모'사진기를 처음 봤다. 사진기를 하나 살까 하고 생각만 몇 달째 하던 참에 눈에 쏙 들어오는 사진기였다. 러시아 어디에서 손으로 만든다는 작은 반수동 카메라. 이걸 살까 말까 또 생각만 하던 참에 이 책을 봤다.

저자 소개글을 볼까~ 티베트 여행, 낯선 곳, 새로운 길, '좋아하는 노래 질리도록 반복해서 듣기'를 좋아한다구! 나랑 같네!! 그리고 결정적으로 책에 실린 사진 중에 자신을 발을 내려다보고 찍은 사진이 나의 마음을 잡았다. 나도 그런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다! 바닷가를 혼자 산책하다가 기분이 참 좋아서 파도에 적셔지는 내 발을 찍었다. 다른 사람은 그런 걸 왜 찍었는지 이해를 못 하지만 나는 그 사진 속의 내 발을 보면서 그 때 그 한 순간 참 기분좋았던 나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사소한 우연으로 나는 이 책을 샀다. 책은 생각보다 작았다. 한 번 휘리릭 살펴보고는 '이게 다네'하고 잠시 실망이 스쳐지나가며 또 충동구매를 했나^^; 자책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는 이 책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사진이 무.척. 생.생.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순간 순간 느끼는 느낌들을 잘 담은 사진들에서 소중함이 느껴진다. 보면 볼수록 사람들을 마주하고 있던 그 순간의 느낌이 전해져오는 사진들에서 은근한 힘이 전해지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꾸는 지렁이들 - 젊은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세상보기
꿈지모(꿈꾸는 지렁이들의 모임) 지음 / 환경과생명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왜 여성이고, 왜 생태인가를 얘기하는 것보다 나는 이 책이 나에게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말하고 싶다.

언젠가부터 남자들이 쓴 글을 읽을 때면 이질감을 느꼈다. 분명 관심있는 주제여서 의욕적으로 첫장을 넘기지만 의욕은 그리 오래가지 않고 책을 덮으며 괜히 신문기사에 속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어느날은 문득 남자들의 글쓰기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막 가는 식으로 말하자면, 남자들은 사실(역사적 사건이나 각종 자료들)을 열거하며 말하는 걸 좋아하는데 내게는 그런 글쓰기가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여자'가 말하는 것을 갈망하던 때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새로운 길을 기대하며'라고 노란 속표지에 쓰고 책을 읽어나갔다.

'생리대'에 관해 쓴 첫번째 글은 예전에 녹색평론에 실린 글을 읽었었다. 십년이 넘게 사용하면서도 그 속에 뭐가 들었는지 한번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었다-어쩌면 이렇게 완벽하게 모르고 살아 왔을까!! 이번에는 '화장품'에 관해 얘기하는 두번째 글에서 또 뒤통수를 맞았다. 예쁜 향기에만 취해 아무 생각없이 쓰던 그 화장품도 정체불명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내 몸은 왜 이다지도 둔한 걸까?

농약, 환경호르몬에 대한 글들도 나의 무지를 일깨워주었다. 슈퍼에서 사 온 과일을 씻다가 이런 걸 매번 여자들이 씻게되니 농약에 의한 환경오염의 피해자는 밭에서도 가정에서도 여자이게 된다는 글이 떠올랐다. 이걸 어떡해야 되나...?

절반까지 읽다가 목차를 보고 관심가는 것을 먼저 읽었다. 그 중에 '여성이 본 에너지 위기와 대안'이라는 글에서 나의 갈망을 채울 수 있었다. 대부분의 에너지 위기를 다룬 책들은 수많은 수치로 쓰여져 있다-내가 느끼던 바로 그 문제였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지금 책이 없는데..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나중에 자세히 써야겠다^^;)

아무튼 이 책은 내가 이제껏 아무 생각없이 듣고 흘려버리며 그 속에서 아무 느낌없이 살아왔던 많은 것들을 다시 보게 해주었다.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그 새로운 길에 이 책 한 권 옆구리에 낄 만하다. 충격과 위안을 동시에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 24 | 2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