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시집
김용택 지음 / 마음산책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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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봄에 내가 바람이 난다면 다 이 시집 때문이다^^ 제목부터 시작하여 그 시집 참... 오랫만에 참 괜찮은 시집 만나 기분이 좋다.

제목에 살짝 맘이 설레어 책장을 넘기면, 분홍색 면지가 나온다, 그걸 보고 있으면 마음이 방실 뜬다. 책도 자그맣하니 이쁘고 표지그림도 방방 뜨는 '연애시집'이라는 제목에 수묵화 그림이 무게를 잡아준다 싶었더니 알고보니 표지그림 제목이 '바람'이네 그려. 어쨌든 겉모습 속모습 다 예쁜 시집이다. 시들도 좋다. 김용택 시인은 세월이 갈수록 매력 있다. 하나씩 꺼내놓는 모습들이 처음엔 생소하면서도 들여다보면 그렇게 심금을 울릴 수가 없다. 너무 진솔해서 말이다. 이 시집도 그렇다. 머리말로 쓴 글도 참 좋았다. 가슴 속에 고이 담아두었던 시들을 어느날 꺼내고 싶었다고, 그 시들에 조그만 집을 하나 지어주고 나니 마음이 좋다니... 어쩜 이리 이쁘게 사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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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귀는 짝짝이 웅진 세계그림책 11
히도반헤네흐텐 지음,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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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책은 정말... 문제의 시작은 진지한데 결말은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이게 해결방법이야?' 싶은데 이야기 속의 토끼들은 다 만족하며 하하하 행복하게 웃으니... 이것 참... 그런데 바꿔 생각해보면, 세상일을 그리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할 거 있나 싶다. 진지한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살다보면 실제로, 골치아픈 문제의 해결이 의외로 싱거울 때도 있지 않은가.

책에 대해 얘기하자면, 그림이 참 귀엽고 이쁘다. 토끼가 아주 많이 등장하므로 토끼 좋아하는 아이가 아주 좋아할 만하다. 사실 나도 그래서 샀다^^ 내가 본 동화책 중에서 토끼가 가장 많이 나온다. 단체로 등장하니까^^ 음..스토리도 이만하면 괜찮다. 귀가 짝짝이라고 놀림을 받아 고민하던 리키가 별의별 방법을 다 쓰다고 풀이 죽어 있는 사이 토끼 친구들이 다 같이 귀에다 당근을 하나씩 달고 나타나 '우리 귀도 짝짝이야, 재밌다 하하하' 그러면서 리키랑 행복하게 웃는다는 얘기다. 키가 작다고, 얼굴이 크다고-요즘 같이 얼짱, 몸짱으로 외모 콤플렉스를 팍팍 자극하는 세상에-괴로워하는 아이들-그리고 어른들도 읽어보면 좋겠다. 예전에 누가 나더러 '못난이 인형'처럼 생겼다 해서 뭐? 흥! 했었는데, 다음번엔 '내 별명은 못난이 인형이야'하고 하하하 웃어야겠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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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 개정판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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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침저녁 출퇴근길에 읽고 있는데, 이 아줌마-라고 막 불러도 될까? 친근하게 느껴져서 그런 건데... 언니라고 해야겠다^^- 이 언니의 신바람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 어쩜 자기 인생을 이렇게 자기답게 살 수 있을까? 부럽다 부러워.

예전에 처음 책이 나왔을 때 한번 읽었었고, 이번에 주말 여행을 떠나기 전에 그냥 한번 읽어봤는데 느낌이 다르다. 전에는 그냥 재밌는 여행책, 우리 나라를 훑은 좋은 여행책이라고 봤었는데, 이번에는 자신의 것을 당당하게 말하고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이는 그 '자신 있음'이 눈에 들어왔다. 나의 오랜 고질병 중에 하나가 하기 싫은 일 미루다가 큰 코 다치기, 모르는 곳에 물어보는 것 귀찮아 하다가 기회 놓치기 등인데, 그 마음의 밑바닥에는 내 일이라고 여기지 않는 마음, 나의 생각에 대한 자신없음이 깔려있다. 그런데 이 언니는 자신으로 충만해 있어서 자기 일이라면 주저없이 밀고 나간다. 길 가다가 누구를 만나도 자신이 국토횡단을 하고 있다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나 같으면 저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먼저 했을테다. 일상에서 하루 하루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얼마나 진심으로 자기 일이라고 여기며 하고 있는지, 그 일에 얼마나 '자신'이 들어있는지 들여다 볼 일이다. 나는 요즘 내 일이라 생각하고 매순간을 사는 것에 살짝 살짝 신나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 가끔 주저함과 들뜸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그리고 또 하나, 이 언니는 천하의 수다꾼이다. 어쩜 이리 말을 잘 하는지. 자신을 잘 알아서 그런가 자신의 생각, 느낌, 의견을 말하는 데 막힘이 없다. 원래 말 많은 사람 싫어하는데 이 언니의 수다는 귀가 아픈 것이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 좋다. 책을 읽다보면 나도 우리 땅을 여행하고 싶어서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내친 김에 5월 초에 남도여행을 계획 중이다. 일주일 기간으로, 목포에서부터 남해를 쭉~ 훑어 고향인 울산에서 어버이날 부모님 뵙고 오는 것 까지. 환상의 코스라고 본다 ㅋㅋ. 늘 생각만 했던 것인데 올해는 꼭 하리라. 이 책에 부록으로 실린 여행길과 숙박, 여행 준비에 관한 정보를 참고하여 슬슬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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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5-11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비야, 우리나라 여성이 제일 좋아하는 여성 2위에 뽑힌 적이 있다죠. 저도 한비야의 책 보면서 그 자유로움과 활달함에 덩달아 신이 나더군요. 스스로 박차고 나가보질 못하고 사는 저는 그 자유의 바람이 정말 부러웠어요.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Water - 스트레스 해소 효과
Various Artists / 데라네트워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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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마음먹기 따른 것이므로, 내가 하기 나름이겠지만 잘 안 될 때가 있다. 그럴 땐 무의식 중에 영향을 주는 음악이 큰 도움이 된다. 부제처럼 붙은 '스트레스 해소 효과'라는 말이 웃기다고 생각했었는데 음악을 듣고 있자니 어느새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끼며 '장난이 아닌 걸~'싶었다^^ 일이 잘 안 풀릴 때, 앞날이 막막할 때 나는 흐르는 물이 보고 싶어진다. 물이 흐르는 풍경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막힌 마음도 풀리는 것 같다. 이 음반에 그런 마법이 들어 있나보다^^ 물 흐르는 소리와 편안한 피아노 음악-간혹 나는 피아노 음이 높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이 음반은 괜찮았다-을 담았는데 자연스럽게 쭉~ 흘려 들을 수 있는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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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가족 이야기
조주은 지음, 퍼슨웹 기획 / 이가서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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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논문이었다는 이 책의 내용을 엄밀히 분석할 생각은 없습니다. 물론 사회 속에서 인간의 삶이 어떻게 만들어져왔는지를 역동적으로 탐구한 내용도 굉장합니다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그것'이 내게는 너무나 강렬하여 리뷰를 씁니다. 이 글은 책에게 받은 충격과 감동, 질투심 등을 쓴 글입니다. 사회학 책에 충격이라...그것이 내 삶을 말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3시간 꼬박 내달려 책을 다 읽고서 뒤표지에 적힌 '가족사와 노동자 생활 연구에 독보적인 책!'이라는 카피를 보니 뭉클하다. 정말 굉장한 책이다. 물론 내가 이 책에 나오는 현대가족을 조금이라도 체험한 사람이라 이렇게 흥분한다는 걸 알지만, 이 책이 나오기까지 저자가 고민하고, 그 고민을 따라 삶을 도마 위에 놓고 해부해본 그 과정이 너무나... 말 그대로 자신의 '삶을 해부'했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삶을 나는 얼마나 직시하고 있는가, 그냥 하루 하루 적당히 즐겁게 지내고 있지 않은가, 문득 문득 내 삶이 왜 이렇지? 라고 의문을 갖더라도 '사는 게 다 그렇지 뭐...'하는 한마디로 묻어버리지 않는가. 나에게는 이야기를 시작하는 초반, 저자가 '문제'를 발견하고 연구하기로 결심한 그 순간이 참으로 강렬하다. 자신의 삶을 통해 앓아온 그 문제가 무엇인지 직시하고 그것에 자신의 전부를 걸고, 열정을 쏟은 저자가 부러워 질투가 날 정도였다. 내 삶을 통해 앓아온 문제를 요렇게 당차게 풀어가지 못해 안달나서 말이다.

또 하나 강렬한 점. 이 책은 '지금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다뤘다. 대한민국 울산이라는 땅에서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이 힘든지 무엇을 꿈꾸며 살아가는지 그 일상을 다루고 있는 너무나 생생한 책이다. 그 일상을 움직이고 있는 오랜 관습과 관념과 음모가 무엇인지를 파헤친다. 책을 읽으며 얼핏 얼핏 아빠의 모습도 생각나고, 그리고 특히 '엄마'가 생각나서 숨을 가빠왔다. 나의 아버지는 울산의 [현대중공업]에서 현장직으로 28년을 근무하시고 작년 연말 정년퇴직하셨다, 그리고 그 세월동안 엄마는 전업주부로 우리 3남매를 키우셨다. 엄마는 무엇을 생각하고 바라고 한숨지으며 그 세월을 사셨을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랬다.

이십대에 든 이래로 쭉 엄마는 나에게 고민의 대상이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엄마는 나에게, 입시공부에 바쁜 딸을 위해 아침 일찍 도시락을 싸주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시험 잘 보라고 기도하는 사람이었다. 대학을 서울로 온 뒤로 그 역할을 빼고 엄마를 보니 엄마의 인생은 뭔가 싶었다... 엄마는 왜 그렇게 사실까, 좀 다르게 살 뭐가 없나? 집에 갈 때마다 엄마를 대할 때마다 고민이었다. 결론은 늘 엄마 개인을 탓하는 것이었다- 엄마는 '원래' 그랬었다라고.... 물론 엄마 나름의 문제도 있겠지만 '울산이라는 지역에서 몇십년을 살아오며 이뤄진 그 엄마를 봐야겠구나, 거기서 문제를 풀 열쇠가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못난 탓만 하던 지난 시간들이 부끄러워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설연휴에 울산 집에 다녀왔다. 책을 읽은 당시엔 당장 뭔가를 해야겠다고 마음이 쿵쾅거렸지만, 엄마에게 뭐라 얘기했다든지 삶을 어떻게 바꾸고 그런 일은 없었다. 그러나 답답하게만 보던 엄마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는 나를 느꼈다. 짜증난다고까지 했었던 엄마였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엄마를 보던 불편한 마음이 좀 편해졌구나...! 처음엔 책을 읽고 충격때문에 머릿속이 난리였는데 난리를 넘어서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차분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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