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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 개정판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평점 :
요즘 아침저녁 출퇴근길에 읽고 있는데, 이 아줌마-라고 막 불러도 될까? 친근하게 느껴져서 그런 건데... 언니라고 해야겠다^^- 이 언니의 신바람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 어쩜 자기 인생을 이렇게 자기답게 살 수 있을까? 부럽다 부러워.
예전에 처음 책이 나왔을 때 한번 읽었었고, 이번에 주말 여행을 떠나기 전에 그냥 한번 읽어봤는데 느낌이 다르다. 전에는 그냥 재밌는 여행책, 우리 나라를 훑은 좋은 여행책이라고 봤었는데, 이번에는 자신의 것을 당당하게 말하고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이는 그 '자신 있음'이 눈에 들어왔다. 나의 오랜 고질병 중에 하나가 하기 싫은 일 미루다가 큰 코 다치기, 모르는 곳에 물어보는 것 귀찮아 하다가 기회 놓치기 등인데, 그 마음의 밑바닥에는 내 일이라고 여기지 않는 마음, 나의 생각에 대한 자신없음이 깔려있다. 그런데 이 언니는 자신으로 충만해 있어서 자기 일이라면 주저없이 밀고 나간다. 길 가다가 누구를 만나도 자신이 국토횡단을 하고 있다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나 같으면 저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먼저 했을테다. 일상에서 하루 하루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얼마나 진심으로 자기 일이라고 여기며 하고 있는지, 그 일에 얼마나 '자신'이 들어있는지 들여다 볼 일이다. 나는 요즘 내 일이라 생각하고 매순간을 사는 것에 살짝 살짝 신나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 가끔 주저함과 들뜸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그리고 또 하나, 이 언니는 천하의 수다꾼이다. 어쩜 이리 말을 잘 하는지. 자신을 잘 알아서 그런가 자신의 생각, 느낌, 의견을 말하는 데 막힘이 없다. 원래 말 많은 사람 싫어하는데 이 언니의 수다는 귀가 아픈 것이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 좋다. 책을 읽다보면 나도 우리 땅을 여행하고 싶어서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내친 김에 5월 초에 남도여행을 계획 중이다. 일주일 기간으로, 목포에서부터 남해를 쭉~ 훑어 고향인 울산에서 어버이날 부모님 뵙고 오는 것 까지. 환상의 코스라고 본다 ㅋㅋ. 늘 생각만 했던 것인데 올해는 꼭 하리라. 이 책에 부록으로 실린 여행길과 숙박, 여행 준비에 관한 정보를 참고하여 슬슬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