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하나뿐인 특별한 나 그림책 도서관 13
스기야마 가나요 그림, 모리 에도 글, 박숙경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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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타’라는 소년이 자신에 대해 말한다. 삼형제 중에 자기만 오른쪽 볼에 보조개가 들어가는데 나만의 기분 좋은 매력이라고 한다. 다음 장면에서 요타의 형이 내 동생 요타의 보조개에 대해 말한다. 요타는 우리 식구 중에 자기만 모기에 잘 물린다. 요타의 엄마가 둘째 아들 요타만 모기에 잘 물린다고 얘기를 한다. 이런 식으로, 친구들 중에서, 우리 반에서, 우리 학교에서, 우리 동네에서 요타는 ‘나만’ 있는 특징을 말하고 다음 장면에서 주위 사람들이 그 특징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요타는 이런 특징들 때문에 자신이 대단하다고 하며, 오늘도 자기만의 특별한 점을 찾는다. 좋은 점이든 나쁜 점이든.

 

요타는 장점이든 단점이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 점 때문에 자신을 특별하게 여긴다. 사소한 것이지만 자신만의 특징을 찾고 ‘나만의 매력이야’ 하고 말하는 요타는 참 귀엽고 기특하다.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나는 왜 이럴까?’하고 싫어한 경험이 있을 텐데, 모기에 잘 물리고 자기만 연예인 사인을 못 받았는데 그것마저 자신의 매력이라고 좋아하는 요타를 보며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요타가 자신에 대해 얘기하고 다음 장면에서 주위 사람이 그것에 대해 얘기를 하는 형식이 반복되면서, 형제-식구-반-학교-동네 순으로 집단이 확장되어 반복을 통한 리듬감과 동시에 점점 커지는 리듬을 느낄 수 있다. 5,6세 아이들이 읽을 만한가 생각했는데 그러기엔 전체 이야기 길이가 긴 느낌이다. 그러나 이미지가 뚜렷하고 알기 쉬워서 그림만 보고도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여러 가지 활동을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 우선 요타는 어떤 아이인지, 형제들 중에서 요타는 어떤 점이 특별한지, 요타는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면서 책에 대한 느낌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책 속에 숨은 ‘요타’ 찾기를 해본다. 책의 면지(앞, 뒤표지 바로 안쪽)에 그려진 얼굴들 중에 요타를 찾아보고, 세상의 많고 많은 사람들이 나온 장면에서 요타를 찾아본다. 어떤 점 때문에 요타일까 맞춰보면 재밌을 것이다. 그리고 요타가 하는 것처럼 자신만의 특별한 점을 말하고 '이건 나만의 기분 좋은 매력이야' 하고 말한다면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나만의 특징을 말하고 다른 친구가 그것에 대해 멋지다든지 좋다든지 하는 느낌을 말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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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특별하단다 - 작은 나무 사람 펀치넬로 이야기 너는 특별하단다 1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 맥스 루케이도 글 / 고슴도치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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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웸믹'이라는 작은 나무 사람들은 한 마을에 산다. 그들은 금빛 별표와 잿빛 점표를 들고 다니며 서로에게 붙이는 게 일이다. 잘난 사람에게는 금빛 별표를, 못난 사람에게는 잿빛 점표를 붙인다. 우리의 주인공 펜치넬로는 잘 뛰지도 못하고 말하는 것도 우스꽝스럽고 이래저래 못난 아이라 점표를 잔뜩 붙이고 다닌다. 나는 좋은 나무 사람이 아닌가 봐, 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날 몸에 아무것도 붙지 않은 말끔한 나무 토막 그대로인 소녀를 만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소녀는 매일 엘리 아저씨를 만나러 가는 게 비법이라고 말해준다. 웸믹들을 만든 이가 엘리 아저씨다. 망설이던 펀치넬로는 마음을 먹고 아저씨를 찾아간다. 열심히 했지만 점표를 많이 받았다고 얘기하자, 아저씨는 말씀하신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단다. 난 네가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해... 그 표는 네가 붙어 있게 하기 때문에 붙는 거란다."

'내가 너를 만들었기 때문에 너는 특별하단다' '나를 매일 찾아 오렴' 같은 말이 기독교 특성이 강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랴. 남들에게 내가 좋아 보일까, 못나 보일까 신경쓰며 살지 말고 자신이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며 살라는 메시지가 좋다. 그 표는 네가 붙어 있게 하기 때문에 붙는 거라는 말에서, 남들은 내게 한 번 시선 주고 지나갔을 뿐인데 나는 계속 그 시선을 담아두고 살고 있구나 하고 느꼈다.

서로에게 금빛 별표와 잿빛 점표를 붙이고 다니는 건, 어쩌면 우리가 속으로 늘 하는 일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웃음도 나고 슬프기도 했다. 저 사람은 일을 잘 하니까 멋지다 별표 하나, 저 사람은 말도 잘 못해 점표 하나 이렇게 매순간 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는 남과 비교하여 자신이 못났다고 주눅이 들었던 경험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그래서 펀치넬로가 남들의 평가에 신경쓰지 말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때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느긋하지만 개성 있는 그림이 괜찮고, 이야기도 적당한 길이고, 메시지가 분명하고 긍정적이고. 자신에게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에게-특히 상처가 깊은 어른에게 좋은 약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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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원하는 여자 그 여자가 원하는 남자
김성묵 지음 / 김영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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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남자, 금성여자는 좀 철학책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 책은 간단명료해서 좋다.

자매님과 형제님^^을 실제로 상담하는 목사님이

상담한 예를 들어가며 쓰셨는데, 

같은 얘기를 하더라도 쉽고 재밌게 하니까 공감이 잘 가는 것 같다.

상담 사례도 많고 다양해서 실제적이다.

결혼을 앞둔 친구에게 선물로 줬는데, 이렇게 선물로 하기에도 좋은 것 같다.

(가격도 만 원이 안 되니. 김영사의 9900원 가격 정책이 이럴 때 참 좋네^^)

태도에 있어 남녀의 큰 차이로, 화성남자에서 '동굴'로 표현했던 게 여기서도 중요하게 여러 번 나온다.

즉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여자는 말을 하면서 풀고 싶어하는 반면

남자는 혼자 정리를 한 다음 즉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다음에 말을 꺼내고 싶어한다는 것.

이게 이해는 가는데, 막상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남자가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있을 때 무척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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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네가 천사인 줄 몰랐어 - 2010년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최은숙 지음 / 샨티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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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나는 잊어버리는 것이 많다. 하루는 교실에 들어가 교탁 앞에 딱 서는 순간 교무실에서부터 가지고 올라온 잡다한 전달 사항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

“선생님, 다 잊어버리셨죠?”

눈치 빠른 어느 녀석이 그러는 바람에 미안하게 웃고 말았다. 아이들도 웃어댔다. 그러면서 어른스럽게 위로하는 것이었다.

“괜찮아요. 얼른 옆 반 선생님께 물어보고 오세요.”

나같이 허술한 담임을 만나면 아이들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하여 진화한다. 분명히 담임이 빠뜨린 말이 있을 것을 생각하여 옆 반 친구들에게 확인을 하고 교무실 칠판에 적힌 이런저런 소식을 접수하여 거꾸로 내게 일러준다. 자신의 생일을 담임이 기념해 주길 바라는 녀석들은 일주일 전부터 교실 한 귀퉁이에 D-day 6일 전, 5일 전…… 해가면서 제 생일을 써놓는다. 그럴 경우에 나는 학교 앞 문구사에 가서 엽서를 쓰고 앙고라 털장갑 아니면 예쁜 필통이나 진노랑빛 파일이나 벽걸이, 비눗방울 같은 작은 선물을 고르는 것이다.

“생일 축하해. 네가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우리 오래오래 친구하자. 그런데 이놈아, 까불지만 말고 공부 좀 해라.”

내가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은 사실 가벼운 것이다. 아이들이 내게 주는 애틋한 것들에 비하면. (책 56~57쪽에서)


*배고플 때 따뜻한 밥 한 그릇에 힘이 나듯,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 읽으면 힘이 나는 책이다. 아이들이 준 애틋한 것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준 애틋한 것들. 그건 아마도 ‘사랑’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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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따라 여백 찾아가는 길
곽의진 지음, 허용무 사진 / 그림같은세상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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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리뷰 쓰신 분이 제목과 책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한 데에 공감한다. 아주 안 어울리는 건 아니지만 좀 포괄적인, 철학적인 제목 같다. 하지만 책은 잘 읽었다.

책을 빌린 건, KBS 인간극장에 저자가 나왔던 참에 내가 보고 있던 책에 이 책이 광고로 나와 있어서 도서관에서 찾아 봤다. 찾고 보니 예전에 본 듯한 표지다. 예전에 조금 보고 재미 없다고 안 읽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다시 이 책을 만나니 참 재미 있다. 그 사이 나는 의재 허백련 책을 읽었고, 다산 초당과 백련사를 여행 갔었고, 옛그림에 관심이 많아졌고, 진도의 씻김굿에 더 관심이 생겼고, 인간극장에서 '곽의진'이라는 여자를 봤기 때문이다.  

아래 리뷰에 나온 것처럼 이 책엔 여러 가지가 담겨 있다. 이 책을 밤마다 조금씩 읽으며 나는, 글쓰는 사람의 습성을 보고-답답한 마음에 독한 술을 마시고 차를 몰고 나가 쏘다녀야 풀리고 그러다 면허 정지를 당하기도 하고 골이 쪼개질 듯한 직관에 맞닦뜨려 심지어 혼이 씌여 글을 쓰기도 한다. 그리고 진도도 여행하고, 진도에서 벌어지는 씻김굿 한 판을 다 보기도 하고,  남종 산수화를 이은 화가들도 만나고, 삼별초 항쟁, 다산 정약용, 초의 선사를 만나기도 했다. 남도 출신의 곽의진이 찾아 다니고 마음에 품은 남도를, 유산으로 문화로 살아 있는 남도를 만날 수 있다.

우리 아버지의 고향을 갈 때면 진도를 관통해 그 끄트머리에서 배를 타고 가곤 했다. 그렇게 지나쳐 가며 언젠가 이 섬을 여행해 보리라 생각했다. 들과 산이 야트막하게 선을 이어 포근한 그 섬의 풍경 말고도, 이 섬에 뭔가 있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 이 책을 읽고 이제 그 느낌의 실체를 좀 알 거 같다. 진도에 더듬이를 향하고 있다가 때가 되면 여행해 보고 싶다.

 그리고 문화지방자치. 삼별초 항쟁으로 <진도에 또 하나 고려가 있었네>라는 연극을 쓰며 첫머리에 쓴 글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한다.

"진도는 6개의 민속음악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민속의 본향이다. 이 창극에서 진도인이 온몸으로 불렀던 노래와 춤, 진도인의 문화와 진도인의 품성, 진도의 정서를 담아 진정한 진도의 예술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중략) 덧붙여 욕심을 내자면 중앙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기성인을 투입시켜 극을 만들지 않고 순 진도에서 흙을 파고 논을 갈고 바다 밭을 일구면서도 진도 것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진도인의 숨겨진 예술에의 끼를 발굴하고자 한다. 또한 진도인의 정서와 토양에 배합되는 진도인끼리 만들어 역으로 중앙에 알리고자 한다. ... 이런 일이야말로 진정한 문화지방자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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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2-15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극장 보면서 저 여자 이름으로 나온 책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했어요. 그래놓고 깜빡.
보관함에 담습니다.^^

낯선바람 2006-02-16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비님도 인간극장 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