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특별하단다 - 작은 나무 사람 펀치넬로 이야기 너는 특별하단다 1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 맥스 루케이도 글 / 고슴도치 / 200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웸믹'이라는 작은 나무 사람들은 한 마을에 산다. 그들은 금빛 별표와 잿빛 점표를 들고 다니며 서로에게 붙이는 게 일이다. 잘난 사람에게는 금빛 별표를, 못난 사람에게는 잿빛 점표를 붙인다. 우리의 주인공 펜치넬로는 잘 뛰지도 못하고 말하는 것도 우스꽝스럽고 이래저래 못난 아이라 점표를 잔뜩 붙이고 다닌다. 나는 좋은 나무 사람이 아닌가 봐, 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날 몸에 아무것도 붙지 않은 말끔한 나무 토막 그대로인 소녀를 만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소녀는 매일 엘리 아저씨를 만나러 가는 게 비법이라고 말해준다. 웸믹들을 만든 이가 엘리 아저씨다. 망설이던 펀치넬로는 마음을 먹고 아저씨를 찾아간다. 열심히 했지만 점표를 많이 받았다고 얘기하자, 아저씨는 말씀하신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단다. 난 네가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해... 그 표는 네가 붙어 있게 하기 때문에 붙는 거란다."

'내가 너를 만들었기 때문에 너는 특별하단다' '나를 매일 찾아 오렴' 같은 말이 기독교 특성이 강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랴. 남들에게 내가 좋아 보일까, 못나 보일까 신경쓰며 살지 말고 자신이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며 살라는 메시지가 좋다. 그 표는 네가 붙어 있게 하기 때문에 붙는 거라는 말에서, 남들은 내게 한 번 시선 주고 지나갔을 뿐인데 나는 계속 그 시선을 담아두고 살고 있구나 하고 느꼈다.

서로에게 금빛 별표와 잿빛 점표를 붙이고 다니는 건, 어쩌면 우리가 속으로 늘 하는 일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웃음도 나고 슬프기도 했다. 저 사람은 일을 잘 하니까 멋지다 별표 하나, 저 사람은 말도 잘 못해 점표 하나 이렇게 매순간 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는 남과 비교하여 자신이 못났다고 주눅이 들었던 경험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그래서 펀치넬로가 남들의 평가에 신경쓰지 말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때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느긋하지만 개성 있는 그림이 괜찮고, 이야기도 적당한 길이고, 메시지가 분명하고 긍정적이고. 자신에게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에게-특히 상처가 깊은 어른에게 좋은 약이 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