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바람 2003-11-11
적멸보궁 가는 길-정암사 '이산하 시인의 산사기행'이라는 부제가 붙은 <적멸보궁 가는 길>이라는 책을 갖고 있다. 내용 중에 '정암사'라는 절 이름이 참 예뻤고, 그 절에 있다는 수마노탑이 인상적이었다. 층층마다 네 귀퉁이에 작은 풍경을 달고 있는 탑. 사진발에 혹하여 그 탑이 참으로 보고 싶었다.
회사 사람들과 어울려 여행을 가는데 사북이 고향인 이가 있어 그 절을 찾아갔다. 물론 책에서 읽고 본 것과는 달랐다. 눈내린 새벽에 신비롭게 서 있던 탑이 아니라 늦가을 차가운 비 속에 그냥 서 있는 탑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나는 나대로 많은 사연과 기다림 끝에 그 곳을 찾아갔으니. 설레임 속에 돌계단을 오르고 탑을 마주하고 스치듯 찰나에 지나간 풍경소리를 들었으니.
돌아와 다시 책을 보면서 내가 못 본 것들을 보고, 추억을 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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