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다. 회사에서 주는 적립금 (꼴랑 만원)을 받은 집사2. 굿즈의 맛을 알아버린 그는 멀티 포켓 토트백을 유심히 살피더니, 역시 매트를 하나 더 사야겠다고 하였다. 본인 책을 하나 고르더니 2만원이 넘지 않는다며 살 책이 없냐고 종용하였다.
살 책은 언제나 많지만.
내 장바구니에 소설 희곡 시는 없었기에 뭘 사야 하나 고민하다가 보부아르의 회고록 1-2 합본의 분류가 소설로 되어있길래 (왜 그럴까) 가벼운 마음으로 링크를 보냈다. 책값을 보니 부담없는 두께일 것 같았다.
오늘 빠르게 매트가 도착했다. 아이한테 택배를 뜯어보라고 했더니 오 프랑켄슈타인 예쁘다 하고는 가버렸고 (본인 책이 없어 매트만 보고감) 박스를 치우려고 보니… 응?
동서문화사를 내가 과소평가했다…. 2010년 책이니 괜찮을 줄 알았는데. 예의 그 궁서체겠지. 저렇게 두껍게 만들어놨을 줄이야…
제2의 성을 읽었으면 깨우쳤어야 했건만. 보부아르 언니는 글을 간결하게 쓰시는 분은 아니었다…. 오류없이, 명징하게 쓰느라 그러셨겠지..
가벼운 마음으로 샀는데.
책 사고 이렇게 마음이 무거워지긴 오랫만인것 같다 (처음인 것 같지만 기억 못할 수도 있으니 오랫만인 걸로).
+ 나날이 발전해가는 나의 배경 안 보이게 책 찍는 기술.
++ 책값으로 두께를 판단하지 말자는 (당연하게도 나온지 좀 된 책들은 특히 위험, 출판사 성향도 중요하다)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