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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

 

27. 살아 있는 우리 신화, 신동흔(한겨레신문사, 2004)   

먼거리 여행을 할 때 차 안에서 멀미하는 아이와 하는 놀이가 있다. 아이의 말솜씨는 여행 중 멀미를 이기기 위해 지어진 것들이 많다. 끝말잇기에서 시작해 끝말로 문장짓기, 아는 이야기 들려주기에서 맘대로 이야기 지어대기를 하다하다 그래도 끝이 안 나면 노래부르기, 가위바위보, 보리쌀, 나라 이름 대기까지 해도 아이가 잠을 안 자면 아는 이름을 댄다. 그러면 내가 진다. 물론 져주는 것이지만 아이는 무척 흐뭇해한다. 책에 있는 이야기들은 무가집들을 통해 미리 본 것들이지만 아이와 이야기 놀이 하기에는 좋다.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우리라거나 민족이라거나 순박하고 한이 많은 따위의 민족성이지만 순한 이야기들이 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더 편하긴 한 것 같다. 그런데 그리스신화는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아이를 빨아들인 것일까. 아이는 페르시아 신화는 목이 뎅강 떨어지는 게 무섭다고 읽다가 덮었다. 기름종이를 사서 신화지도를 그려보는 것도 재밌다. 내 시선은 자꾸 원천강과 서천꽃밭으로 간다.

 

28. 한겨레 옛이야기, 건국신화, 신화, 민담, 고전소설 편   

권당 대략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아이는 오늘이와 전우치전에 푹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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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지는 못했지만 짬짬이 들춰보는 책들.

 

 

 

 

 

 

 

 

 

 

 

 

 

 

 

 

 

 

 

 

 

 

 

 

23. 조선무속고, 이능화(동문선, 1991/2002)

그새 창비에서 새로 나왔네.

 

24. 조선상고사, 신채호(비봉, 2006)

 

25. 삼국유사, 최광식.박대재(고려대학교출판부, 2009)

 

26. 20세기 한국민중의 구술자서전(소화, 2005)

어민편, 농사꾼, 장사꾼, 막노동꾼 들의 구술자서전인데 그들의 생활상의 언어를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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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동해안 별신굿, 이균옥(박이정, 1998)

이제 본격적으로 굿놀이판으로 들어가볼 차례다. 무가가 신화에 근접할수록 율문 즉, 계보를 읊고 조상님네를 불러내어 굿을 벌이는 예를 취하는 데 반해 놀이판에서는 질펀한 농담이나 상황에 따른 즉흥 대사들이 무릎을 치게 한다. 물론 사투리의 맛까지 더해지면 급한대로 남의 주머니에 손 넣어 굿비를 내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뒷판이 궁금한 묘가 있다. 실제 동해안에서 용왕굿을 본 적이 있는데 책에서처럼 이렇게 재밌지는 않고 뭐랄까 좀 엄숙했다. 경북 울진군 후포면에서는 10년 두리굿을 한다는데 채록된 것이 1995년이니까 한번 보러 가려면 10년은 더 기다려야 하나보다. 그때까지 당주 무당이 있을지 모르겠다. 별신굿은 <중도둑잡이놀이>, <맹인놀이>, <원님놀이>, <탈굿>, <거리굿>으로 이어지는데 <중도둑잡이놀이>는 이렇게 시작한다.

 

악사 : 중아 중아 중아 중아. 울릉도 팽대이(팽이) 중아 제주도 XX 중아./이마빼기 민 신중아 똥구멍에 낀 중아./ 중아 중아 중아 중아 중아. 여봅소. 중아 중아 중아.

 

: . 중이 세사~ 등 넘어 재 넘어 삼율에 대동 안에 우별신 좌별신 드린다 말씀 듣고/ 이렇게 내가 오다 보니, 진장구 소리에 내가 신명이 나가주고 우쭐 벌절 그디 밑이 이래 흔들흔들 한답니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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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한국무가집 1, 김태곤 편(집문당, 1971/1992)

"무가는 수백, 수천년의 오랜 역사를 안은 채 침묵을 지켜온 무의 원시적 구비경전인 동시에 서사敍事 율문신화律文神話이다."

 

김태곤 선생은 이 책을 내놓기 위해서 십이 년 동안 뛰어다니며 무가를 채록했다는데 자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어느 때보다도 윤택했어야 할 지나간 십이 년간의 내 靑春이 무당의 長鼓소리에 실려 散華되고 말았다. 여기 엮어지는 무가자료집은 이렇게 젊은 내 肉身이 타고 남은 잿더미인 것이다." 무가에 대한 정의가 한 문장에 정확하게 실려 있고 그 내용은 우직한 학자를 통해 30년이 지나서도 이렇게 내게도 전달된다. 서울 지역의 무가를 알 수 있고 재수굿과 제주와는 다른 진오귀(무가巫歌)를 맛볼 수 있다. 물론 소리내어 읽어야 더 맛있다. 오구굿 중에 <꽃노래굿>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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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조선무속의 연구 상하, 아키바 다카시 편자(동문선, 1991)

소파에 앉아 한 글자 한 구절 한 단락씩 끊어 읽는데 이틀이 걸렸다. 읽는 동안은 내가 무당이 된 것 같기도 했고 무속어들이 반복되니까 무속의 역사에 정통한 것처럼 술술 풀려나오기도 했다. 무속인들은 북과 장고를 치며 리듬에 맞춰 혹은 신내림에 의해 읊었을 테니 노랫가락처럼 운율이 살아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랬다. 처음에는 책이 참 안 친절하다 싶었는데 읽다보니 전통어구들을 그대로 살려낸(내버려둔) 것이 외려 더 좋아보이기도 했다. 상권은 무조전설의 시조인 바리공주 축원문으로 시작해 경성과 오산 열두거리(부정不淨-가망-산마누라-별성굿(손굿)-제석굿-천왕굿-호구(안당굿)-만명(성주풀이)-군웅(선왕굿)-대감(계면굿)-창부(터줏대감굿)-뒷전(마당굿))가 있고, 고사축원문으로 <뒷간축원><걸립축원>이 재밌다. 특히 <죽음의 말> 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박상륭 선생의 소설어가 어디서 튀어나왔지 알아버렸다는 거.

 

제주도 신가가 별도의 장으로 채록되어 있는데 요즘 어린이 책이나 연극에서 되살려지고 있는 '감은장아기'(삼공본풀이)'오늘이'(원천강본풀이) 이야기의 원본을 볼 수 있다. 제주땅 설매국에 얽힌 고산국과 황제부인 이야기인 <서귀본 향당본풀이>, 월궁신녀 갓흔아기씨의 <초혼본풀이>와 창세신화에 해당하는 대별왕 소별왕 이야기인 <천지왕본풀이>, 김진국 아들과 원진국 딸이 옥황의 편지를 받고 서천꽃밭으로 가던 중 천년장자의 집에서 고난을 겪다 아들 한락궁이가 태어나 꽃밭대왕과 꽃감관이 되는 <이공본풀이>, 남장을 하고 사랑을 찾아 떠나는 자청비 이야기인 <세경본풀이>, 삼신할망 이야기인 <명진국생불할망본풀이>, 석곽에 갖혀 버려진 아이의 이야기인 <신중도풀이>, 단명하리라는 예언을 피해 장사치가 된 왕의 세 아들 이야기인 <체사본풀이>, 북두의 일곱 별을 동원할망, 관청할망, 마방할망, 궁가할망, 사령할망, 기생할망, 과원할망으로 보는 <칠성본풀이>, 군농(軍雄) 가족(천황재석(할아버지), 지왕재석(할머니), 왕대조왕장군(아버지), 회속에낭(어머니), 왕근(첫째 아들), 왕빈(둘째), 왕사랑(막내))이 동해 용왕을 도와주고 월궁 선녀 같은 여인을 얻는 <군농본풀이>,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서천꽃밭에서 환생꽃을 구해 문전신이 된 <문전본풀이>가 실려 있다. 무가에서 쓰는 언어와 비유가 이렇게 훌륭한지 몰랐다. 최근에 민속원에서 제대로 다시 펴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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