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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이창근, 이창근의 해고일기-쌍용차 투쟁 기록 2009~2014(오월의봄, 2015)

해고는 살인이 되었다. '같이 살자'는 외침은 '같이 죽자'는 구호가 되었고, 해고자는 그 위에서 하루하루 일기를 쓴다. 해고일기다. (고등학교 때 보았던 유동우의 어느 돌멩이의 외침이 다시 보고 싶은데 책을 구할 수가 없네.) 그 많은 죽음을 껴안고 싸우려면 경제적인 손해배상이나 그 심리적인 압박을 어떻게 견디겠나. 해고가 일상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해고자들의 투쟁은 한국에만 있다는 '장기투쟁'으로 치닿는다. 그런데도 그들은 싸우고 견딘다. 노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의 문제가 되고 우리들 일상의 문제가 된다. 그들이 지키고 있는 것이 그들만의 문제가 아님은 분명하다. 이창근은 굴뚝 위에서, 또 굴뚝을 내려와서 그들과 연대하는 투쟁의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만의 기록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일, 이것이 사회적 공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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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노동자역사 한내, 해고는 살인이다-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77일 옥쇄파업 투쟁백서(한내, 2010. 1)

반면 노동자역사 한내에서 시급하게 펴낸 쌍용자동차 77일 옥쇄파업(2009522~86)의 기록을 보자. 시급하다는 건 옥쇄파업 이후 4개월 만에 투쟁백서가 나왔기 때문인데, 나는 시급하게 취해진 이 기록의 의미를 전달받는다. 쌍용자동차의 투쟁이 혼탁한 양상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그들의 투쟁을 독려하고 견인하는 역할을 이 책은 하고 싶은 것이다. 일간지 기사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그들의 투쟁 과정의 처절함이, 그리고 이 투쟁이 한국사회에 미칠 파장이 전달된다. 옥쇄파업의 성과는 이후 금속노조의 투쟁 방향이나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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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정혜윤, 그의 슬픔과 기쁨(후마니타스, 2014)

정혜윤은 이 책을 통해 국내에 '르포 에세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는데, 독자들이 르포에 좀더 친숙하게 다가가게 하는 장르로 '에세이'가 편하긴 하다. 그런데 나는 이 책에서 조금 다른 지점을 보고 싶다. 우리가 안다는 것, 타자의 현실을 알고, 그간의 싸움의 과정을 알고, 그 싸움의 주체들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안다는 것은 중요하다. 사실이니까. 그런데 중요한 건 이것이 소비된다는 점. 슬픔이 소비되고, 참혹한 현실이 소비된다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너무 많은 질문을 던짐으로써 작가의 시점을 망각한 것은 아닐까. 싸움의 주체들이 공장으로 들어가면 끝나버리는 것일까. 많은 질문을 던졌으나, 그리고 그 파장이 적지 않았으나 돌연 이런 생각으로 주저앉게 만든다. '그러니까 왜 싸우는 거지?' 그들의 싸움이 나의 싸움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런 싸움을 피하면서 살고 싶게 만드는 이 거지같은 감정은 어디서 생기는 걸까. 이건 타자의 기쁨과 슬픔에 공감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 다 알겠으나 ''들의 고립감을 더 깊게 하는 이건 뭘까? 고민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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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공지영, 의자놀이-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휴머니스트, 2012)

올해 초 길 위에서 싸운 지 7년 만에 회사로 복귀한다는 고마운 문자를 받았다. 감동적이었다. 그분이 얼마나 회사로 들어가고 싶어했는지, 자동차를 만들고 싶어했는지, 다시 시작하고 싶어했는지, 그동안 자신을 지켜주었던 주변 사람 하나하나에게 문자를 돌리는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었다. 2012년 출간된 '의자놀이'는 우리가 지켜주고 싶었던, 더이상 해고자가 죽음으로 몰려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 의해 쓰여졌다. 나는 '의자놀이'라는 명명이 이 시대 비정규직 노동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여겼다. 책을 폈을 때 처음부터 7분간의 살려달라는 절박한 절규가 나왔다. 그것은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1년 사이 고아가 되어버린 아이들의 사연은 나 또한 모든 걸 버리고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을 정도로 끌어당겼던 사건이 아니었던가. 작가는 그런 순간들, 그러니까 작가인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함께 느꼈을 그 순간들을 찬찬히 기술하며 이입하도록 이끌고 있었다. 역시 공지영 작가의 글은 어렵지 않게 빨려드는 힘이 있구나. 괜히 공지영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작가의 진심을 공격하지만, 나는 이 책에서 끊임없이 '나라면 어땠을까'를 고민하는 작가의 질문들을 보았다. (책과 관련된 문제들을 보았지만 무엇이 맞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직접 들은 말이 없기도 하고. 좀더 솔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정도만 적자.) 그러나 자신의 진심이 공격당할 때 나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드는 걸 보면, 무언가 쓴다는 건 여전히 힘든 싸움이라는 것만 간신히 알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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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박점규, 노동여지도-두 발과 땀으로 써내려간 21세기 대한민국 노동의 풍경(알마, 2015, 4)

투쟁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들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박점규의 시선은 귄터 발라프의 시선과 닿아 있다. 그래서 나는 그를 믿게 된다. 물론 투쟁을 전투의 양상으로 기술하려는 그의 긴박함이 너무 쉽게 적과 아를 구분하는 이분법이어서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런 불편함 정도는 내것으로 흡수하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은 지난해 스타케미컬에 다녀온 후 바로 구입해 보았는데, 말 그대로 21세기 대한민국의 노동여지도이다. 투쟁장은 이제 전투장이 아니라 너무 흔한 풍경이 되어버렸다는 인식이 나와 닿았다. 이 풍경을 바꾸고 있는 것도 투쟁이라는 비극적인 낙관의 세계가 내가 그의 글을 신뢰하는 이유다. 도시와 노동의 현장을 함께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 글은 조금 느슨해지고 편집을 위해 이전의 글을 다듬어 엮은 듯 보이지만, 내 사고가 서울에 한정되어 있는 데 반해 그의 활동 범위는 현재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노동현장을 뛰어다니고 있어 그 분투가 자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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