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알라딘에서 주문한 하루키 단편집이 정오쯤 도착했다. 빠른 배송에 경의를^^
지금 <도쿄기담집> 읽고 있는데 재밌다! 이러다 또 며칠내로 하루키 단편집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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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자이 미즈마루> 책을 읽다 거기에 소개된 단편을 꺼내 읽었다. 그리고 뭐에 홀린듯이 하루키 단편집이 계속 읽고 싶었다. 내 책장에 읽지 않은 하루키 단편집은 <렉싱턴의 유령> 뿐이었고 오늘 낮에 모두 읽어 버렸다. 읽지 않은 하루키 책이 7권이 있지만 에세이와 장편뿐이다. 소장하고 있는 하루키 책을 다 읽기 전까지 구입하지 않으려 했기에 <애프터 다크>를 읽으면서 달래보려 했는데 달래지지가 않는다. 오직 단편만 읽고 싶다. 그래서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했다. 내일 배송이 된다고 한다. 일단 두 권만 두문했고 단편이 계속 읽어지면 또 주문하려고 한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1-3월이 되면 하루키 병이 도진다. 몰아서 왕창 읽는 것이다. 하루키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40권이나 소장하고 있는 게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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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6-02-20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012년 한 해 그렇게 열심히 하루키를 읽었습니다 묘한 매력과 마력이 있어요 ㅎ

안녕반짝 2016-02-20 23:20   좋아요 0 | URL
저는 이상하게 매년 1-3월 사이에 이렇게 읽어대요. 벌써 3년째인데 진짜 이상해요.
<도쿄기담집> 읽는데 재밌네요.^^
 
장진우식당 - 그곳은 우리를 눈 감게 만든다. 그는 분명, 특이한 사람이다. 기분이 좋아진다.
장진우 지음 / 8.0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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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동안 언젠가 꿈꿨던 나만의 가게(?) 같은 공간이 좀 더 현실적으로 그려지는 것 같았다. 언제 이뤄질지도 모르고, 아무런 계획도 없지만 책보면서 차 마시는 수수한 공간을 내 보고 싶단 생각이 늘 있었다. 딱딱한 의자들이 있는 그런 공간 말고 게으른 내가 책을 봐도 편안한 공간이면 좋겠단 생각이 들게끔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누워서 책을 보거나 1인용 독서의자를 막 갖다 놓을까란 이런 저런 상상을 참 많이 했었다. 그러다 이 책을 우연히 읽게 되었고 원 테이블로 꾸미면 좋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테이블이 하나인 식당. 그런 식당이 실제로 있고 사람들이 즐겁게 밥을 먹으니 책상 하나에 모여서 책 보고 공부도 하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식당 주인이 쓴 에세이. 당연히 식당을 만들게 된 계기부터 운영, 그리고 그 안의 에피소드들이 단골 메뉴다. 중간중간 레시피도 들어있고 식당을 운영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일들이 있었다며 알리는 책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단순하게 그렇게 생각되어지지 않을 만큼 재밌게, 그리고 진심으로 이 책을 대했던 건 저자의 마음가짐이었다. 자신의 과거 이력이 어떻든 간에 그런 것 내세우지 않고 현재 식당 주인으로 최선을 다해 음식을 만들고, 직원들을 정말 내 사람같이 대해 주는 것. 최선을 다해 만든 음식을 손님들이 맛있게 먹어주는 것을 기뻐하고, 아이디어가 있는데 실현을 못 시키는 사람들을 위해 강의도 하고 도와주는 사람. 자신의 경험을 발휘하고 재능을 타인에게 나눠주는 진국 같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만약이지만 내가 가게를 내게 된다면 저자의 창업스쿨을 통해 내야겠단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나의 큼지막한 책상과 그 외의 책 볼 공간, 차 마실 공간, 토의할 공간까지 만들어서 사람들이 편하게 있다 갔으면 하는 마음. 그런 마음이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머리에 그려진 것이다. 그게 구체성을 띠어 현실이 되면 좋겠지만 꼭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그런 만남이었다.

  저자는 음식은 단순한 맛이 아닌 경험이라고 말하고 있다. 음식을 먹을 때의 경험이 없으면 자신이 연 가게에 적용시키지 못하고 결국은 망하게 되는 그런 경험. 그걸 모르지는 않는데 그런 경험을 집어넣는 다는 게 어렵다. 나만의 세계로 예술성만 내세울 수 없고, 대중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세하고 꼼꼼해야 나만의 공간에 타인을 들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공간을 열어도 마음에 맞지 않은 사람들이 들어오게 마련이고, 그런 사람들을 만나도 쿨하게 인정해 버릴 수 있는 마음을 갖는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의 가게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그 중에는 유명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 사람들과의 추억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게 느껴지는 불편한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편하게 드러냈을지라도 편하게 느껴지지 않은 유명세가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저자는 참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과거가 현재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도 하지만 편견으로 볼 수 있는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정도로 진심이 뭔지, 정성이 뭔지 아는 사람 같았다. 그런 감정을 널리 퍼트리고 싶어 하는 게 느껴졌고 나 역시 그런 공간이 내 주위에 많아 졌으면 싶었다. 그런 공간의 따뜻함이 서서히 퍼져서 지방 소도시에 살고 있는 내게도 닿길 바라는 마음. 그게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으로 가졌던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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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들어봤으면 - 국내 최초, 음악이 들리는 책
구송이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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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 나에겐 음악이 전부였다. 10대 초반은 서태지와 아이들을 기반으로 한 국내가요였고 후반엔 힙합에 빠졌다. 그리고 20대 초반엔 록음악에 빠졌고 그 이후론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 온갖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그런 음악이 죽는 날까지 내 곁에 항상 있을 거라고, 음악을 듣지 않는 일은 없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그런 내가 음악에 시들해진 지 꽤 오래다. 일 년에 음반 두어 장 살까말까하며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음악은 6~7년 전에 업데이트 한 뒤로 거의 그대로다. 가끔 음악 들을 일이 있을 때 꺼내 들어도 질리지 않을 음악들이라서 큰 문제는 없지만 내가 이렇게 쉽게 음악을 버릴(?)줄은 몰랐다.


  깊은 밤 책장을 어슬렁거리다 우연히 이 책을 찾아냈다. 한때 음악을 좋아했던 내가 언젠가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보관하고 있던 책인데 집어 들자마자 다 읽고 잠이 들 정도로 추억에 빠져 들었다. 나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지, 찾아 듣게 될 음악이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기우였다. 오래 전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 보았던 <4월 이야기>가 나오더니 키스 자렛 이야기도 나왔다. 기욤 뮈소의 소설을 읽다가 우연히 구입하게 된 퀼른 콘서트 음반 이야기가 나오자 눈이 번쩍 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나 역시 좋아하는 음반이고 그 뒤에 <My song> 음반을 구입했지만 분위기가 달라 그 뒤로 키스 자렛 음반을 사지 않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다음날 둘째 아이와 거실에서 빈둥거리면서 오랜만에 키스 자렛 음반을 들었다. 역시나 좋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장 궁금했던 뮤지션은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와 ‘스매싱 펌킨스’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했었던 제임스였다. 킹스의 음악을 깊은 밤에 유투브를 통해서 몇 곡 들었는데 조금은 촌스럽지만 뭔가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 음악이란 생각이 들었다. 북유럽 특유의 정서가 묻어나는 것 같았고 내 눈에 보이는 건 온통 시멘트 벽 뿐이지만 순간적으로 키 큰 나무가 빽빽이 들어찬 깊은 숲에 있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우연히 들은 스매싱 펌킨스의 ‘Mayonaise'가 너무 좋아서 구입한 음반이 한 장 있지만 그 뒤로 다른 음반을 구입한 적도, 멤버들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저자의 제임스 사랑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언뜻 들어봐도 기타를 굉장히 잘 연주한다는 사실을 알 정도였지만 제임스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넘쳐나니 섣부른 감상평은 하지 않으려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음악들을 모두 들어보지 않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음악을 들었을 때 기억이 많이 나서 빠져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나 역시 CD 플레이어를 굉장히 소중히 여겼고 음질 좋은 이어폰을 찾아서 헤매던 일. 그리고 외출할 때 신중하게 CD를 선택해서 나가던 일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음악만 있으면 먼 거리라도 하염없이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던 20대의 내가 그려졌다. 한없이 우울하고 깜깜했던 20대를 지나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나에겐 현재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음악을 갈망하고 좋아하고 내 마음을 쏟아 부었던 순간들이 생각나서 고마울 정도였다.


  지금, 나를 지배했던 음악을 대체하는 건 책이다. 책에 대한 열정적인 시기를 지나 쌓인 책을 줄여나가야 하는 책임감에 깃든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이 책들을 읽고 있을 거란 상상을 하곤 한다. 그러면서 음악이 내게 그러했듯이 책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언제 또 변할지, 내게 주어진 환경이 언제 변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잠시 아찔해지곤 한다. 아찔함 속에는 아쉬움도 있고 새로운 것에 대한 기다림과 설렘도 있을 것이다.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마지막으로 듣고 싶은 음악이 뭘까 생각하다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 1악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이 또 변할지 말지 알 수 없듯이 내 곁에서 나를 위로해주는 것이 음악, 책뿐만이 아니라 더 사람냄새 나는 행위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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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2-1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침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고 있어요. 반가운 마음이라 그런지~ 공감이 크네요 ^^

안녕반짝 2016-02-18 12:58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그 곡을 좋아하게 될 줄 몰랐는데 오랫동안 듣다보니 좋아하게 된 곡이예요 처음부터 좋앟던 곡이 아니라^^
 

<안자이 미즈마루> 책을 읽다 <오후의 마지막 잔디>란 단편이 언급되어서 그 단편이 실려있는 <중국행 슬로보트>를 꺼내서 그 단편 먼저 읽었다. 그리고 실린 순서 거꾸로 단편집을 읽었고 조금 전에 완독을 했다. 그리곤 혼잣말로 `다시 하루키를 읽을 때가 됐군!` 하고는 책장에서 <잡문집>을 꺼내왔다. <안자이 미즈마루>에서 재밌다고 했으니 이제 읽을 시기가 된 것 같다.

하루키 책 구입을 멈춘 건, 이미 읽은 책은 서른권 가까이 되고 구입해놓고 읽지 않은 책이 열 권 가까이 된 탓에 더 늘리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하루키 책을 다 읽으면 사자 하고 미루고 있는데 <안자이 미즈마루> 책 덕분에 일단 한 권이 줄었다. 다작한 작가라 책을 이렇게 많이 모았는데도 아직 내게 없는 책이 수두룩하다.

하루키를 안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정기적으로 찾는 내가 참 아이러니 하면서도 절대 관심을 끊을 수 없는 작가다. 신간이 나오면 예판을 해서라도 살 작가니 여전히 나에게 하루키란 작가는 의미가 모호하다. 여튼 그런 건 나중에 따지고 일단 <잡문집>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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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02-18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먼드 카버가 자신의 동반자라고 했듯이 대성당을 보니 하루키의 향이 배어 나오더라구요 :-)
책장을 보니 읽지 않은 문학사상사의 단쳔걸작선이 있어 - 오래된 - 저도 보려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