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듣고 계시죠? - 구작가의 솔직 담백 배우자 기도 이야기
구작가 지음 / 두란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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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에 하나님을 제대로 믿게 되면서부터 배우자에 대한 고민이 너무 무거웠다. 꼭 믿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부담감에 배우자에 대한 기도를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조금 하다 시들해졌고, 하나님께 의지하며 보내주시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연애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살던 곳에선 도저히 남편감을 못 만나겠는지, 서른이 넘어서 이직한 타지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났다. 같은 교회 청년부였고, 소개팅을 한 지 6개월 만에 결혼을 했다. 그리고 결혼한 지 6개월 만에 남편을 데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꼭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어요. 그것은 바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하신 약속의 말씀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너무나 금방 잊어버려요. 약속을 기억할 수 있는 유효기간이 너무 짧아요. 하지만 나는 잊어버려도 하나님은 절대 잊는 법이 없으세요. 159쪽

저자는 배우자를 위한 기도를 하면서, 그리고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하는 과정에서 이 말씀을 실감했다고 한다. 나 또한 잊고 있었던 ‘약속의 말씀’을 떠올리게 되었고, 잊다 못해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분명 결혼 전에는 믿는 배우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믿는 가정을 이루고, 타지의 삶이 힘들어져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 기도가 다 이루어졌음에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얼토당토않은 떼를 쓰면서 게으름에 빠져 있는 내 자신이 보여 너무 창피했다.

내가 했던 배우자에 대한 기도와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은 정말 부끄러워서 저자처럼 드러낼 수가 없다. 그래서 저자의 기도의 과정들이 솔직해서 놀랐고, 드러낼 수 있는 용기에 나도 힘을 얻었는지 모르겠다. 믿는 배우자를 찾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 고비 넘겼다고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소홀히 하고, 더 함부로 하는 건 아닌가하는 반성을 했다. 내게 주어진 현재의 환경들이 내가 잘나서가 아니고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건데,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헛물만 켜고 있는 내가 오늘만큼은 부끄러웠다. 믿음의 가정을 꾸린 이들을 정말 부러워할 때가 있었고, 그러지 못해 우울할 때도, 자꾸 내 안으로 파고들 때가 있었는데 그런 과정들을 다시 상기시킬 수 있어서 감사했다.

분명한 건 하나님은 우리가 구하는 것에 반드시 응답하신다는 거예요. 우리가 하나님의 뜻에 합하게 믿고 구하기만 한다면요. 169쪽

응답의 시기는 하나님만 아시지만, 때론 응답이 늦어 조급하고 원망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나의 구함이 ‘하나님의 뜻에 합’한 것인지를 늘 잊지 않으려고 한다. 무응답도 응답이라는 말씀처럼 응답을 기대하기보다, 하나님과의 예민한 소통을 하고 싶다. 저자의 그림 중에서 털썩 쓰러져 있을 때 하나님의 손이 감싸주신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 나 또한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때가 분명히 있었고, 항상 내 곁에 계신다는 사실 때문에 힘든 시간을 버텼다. 그런데 지금은 현실에 젖어 하나님의 손길도, 하나님과의 대화도 너무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끊임없이 하나님과 자주 예민한 소통을 하고 싶은 게 나의 바람이다.

책을 읽고 나니 아이들이 잠들 시간이라 재우려고 함께 누웠는데 6살 둘째가 기도를 해 달라고 했다. 귀찮아서 대충 해줄 때도 많았는데 오늘은 내 아이들과 함께 잠들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우리 가족이 건강한 것, 오늘도 무사히 잠들 수 있는 것, 무엇보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항상 곁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결혼을 했기 때문에 내가 거친 과정을 더듬을 수 있지 않을까 펼쳤던 책이었는데, 믿음의 가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에 더 감사함이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작가님도, 나도,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도 행복하고 충만한 삶이되길 진심으로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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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2-12 0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