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편의 장편 중에서 실제상황, 빈 집, 활을 제외한 10편을 봤고 <시간>은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 김기덕의 장편이 됐다.
13편이나 만들 동안에 처음으로 극장에서 보게 된 것에는 우리나라 영화계의 문제도 있고, 김기덕의 문제도 있다. 김기덕은 프랑스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만큼이나 유명한 감독이라고 했고, 이번 <시간>도 이전의 영화처럼 외국자본으로 만든 즉, 일본의 누군가가 투자한 거였다.
나는 김기덕의 영화가 크게 불편하지 않다. 보다가 리모컨으로 tv를 꺼버린다거나 극장에서 뛰쳐나올 만큼의 불편함을 느낀 적이 한번도 없다. 그리고 대체로 김기덕의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편이다. 김기덕은 영화감독이라는 것도 직업이기 때문에 열심히 영화를 찍는 거라고 말했었다. 그래서 96년에 <악어>를 내놓은 이후에 13편을 만들어냈고, <시간>에는 20만의 관객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스폰지가 배급한 이 영화는 운 좋게도 단관개봉이 아닌 전국 10여개 관에서 개봉했다. 하지만, 관객들은 여전히 김기덕의 영화를 외면했고, 그 1차적인 책임은 극장에 있다. 괴물은 개봉한지 1달이 넘었음에도 오전 9:30부터 차례대로 착착 밤까지 시간표를 배정받고 있는 것에 반해, <시간>은 개봉 첫날만 그렇게 배정받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엔 하루에 겨우 2~3차례 배정받았다가 그나마도 1주일만에 종영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관객이 20만이 들 수 있겠는가. 김기덕 영화는 늘 개봉한 것도 모르고 있다가 개봉한 걸 알아차린 후에는 이미 종영 날짜가 다가오거나 종영한 후였다.
<시간>처럼 김기덕 영화의 한국 개봉은 늘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는 느낌이다. 이 답답한 고리를 풀 수 있는 해결책이 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