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하게 싫은 연예인이 있다. 내게 해코지를 한 것도 아닌데, TV나 영화에 그들이 나오면 괜히 입 삐죽거리고, 싫은 티를 내야 직성이 풀리곤 한다. 내게 전도연은 그런 연예인이다. 나는 전도연이 배우라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내 마음의 풍금' 이후 전도연이 나오는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기는 커녕, 비디오조차 빌려보지 않았었다. 작년에는 '인어공주'에 왜 하필 전도연과 함께 박해일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하기도 했었다. 이 영화는 '꼭 봐야 할 영화' 리스트에 올라있지 않았다.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이미 전도연이 꽤 큰 배역을 맡았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대해 가장 하고 싶은 말 두 가지 1) 박신양과 최진실이 나왔던 영화 '편지' 같이 슬프다. 눈물이 자꾸 흘러서 조금 민망했다. 2) 이 영화를 보면 황정민을 몰랐던 사람들도 그를 좋아하게 될 것이다.
황정민,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보고 처음 알았고, '달콤한 인생'을 보고 그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꼈고, '너는 내 운명'을 통해 확신을 한다. 당신, 이렇게 멋있어도 되는 거야? 황정민은 시골의 순박한 노총각을 정말 잘 연기했고, 전도연은 평소 말투로 해도 다방 레지 같다. 전도연 팬들 내게 돌을 던지는 건 참아주시길...
진심으로 자기 배역에 빠져 있었던 것 같이 성심으로 열심히, 그러나 연기 같지 않은 황정민의 연기에 정말 박수 짝짝짝~ 전형적인 멜로 공식을 따른 이 영화.. 식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마음을 조금만 열면 가을에 보기 적당한 멜로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