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Smoke'가 이 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폴 오스터가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고. 폴 오스터의 여러 책들이 알라디너들 사이에서는 언제나 인기가 많다.
하지만, 영화 'Smoke'는 좋아해서 비디오 테이프까지 갖고 있으면서도 책을 펴고 읽는데 아무런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나는 폴 오스터의 필력과 웨인 왕의 연출력이 합쳐져야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특이체질인가 보다. 그래서 결국 헌책방에 내다 팔았고, 그 이후로 폴 오스터의 책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한 때 전람회, 카니발, 김동률 독집 등 김동률의 열혈 팬이었다. '열혈'이라고 해봤자, 꼬박꼬박 앨범 사서 듣고 사람들한테 자꾸 얘기하는 게 전부였지만.. 어쨌든 난 김동률의 목소리를 좋아했었다. 나이에 비해 꽤 진지해 보이는 표정도 좋았고...
하지만, 내 덕에 함께 전람회를 좋아하던 남자친구와 헤어지면서 김동률과도 이별을 고했다. 더이상은 김동률의 굵고, 진지한 목소리를 듣는 게 고행이다.

미션. 이 영화는 아마도 내가 중학생일 때 개봉했을 거다. 음악도 끝내준다. 언니가 사온 LP를 밤에 들으며 무서움에 떨었던 적도 있고, 장엄한 음악에 감명을 받은 적도 있다. 지금도 들으면 음악은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난 이 영화를 단 한번도 끝까지 본 적이 없다. 제일 처음 본 건 중학교 때 우리 동네의 삼류극장에서 단체관람한 기억이다. 좌석수는 적고, 학생은 많아서 나는 자리를 못 잡고 친구들과 뒤에 서서 보는 척 하다가 땡땡이를 쳤다.
두번째는, 그래도 명작이라는데... 다시 보자. 싶어서 호암아트홀에서 어느 해 겨울에 하던 '특별상영전'에서였다. 3000원인가에 볼 수 있었는데, 중간에 잠이 들었고 자다 깨니 폭포가 나오는 장면-매우 시끄러운-이었다.
세번째는, 두번째도 실패했다는 자괴감 때문에 이번엔 비디오 테이프로 봤다. 하지만, 마지막 세번째도 역시 잠이 들었고, 깨보니 폭포가 나오는 장면이었다.
이 영화는 아무래도 나와 연이 끝내 닿지 않으려나 보다. 세번이나 시도를 했는데도 내게 외면당했다니...
미안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