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아일랜드'의 재복은 영화 '파이란'의 강재와 맥을 함께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1. 파이란

나이 들어 이젠 그럴싸한 자리 하나 꿰차고 수하들을 거느려야 할 나이에 넘버원이 된 친구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오락실을 전전하는 한심한 삼류깡패 강재.
중국에서 돈 벌러 온 파이란은 한국땅에 정착하기 위해 위장결혼을 한다. 상대는 바로 강재. 강재는 자신이 결혼을 했다는 것도 잊고(대가를 바란 것이기 때문에) 변함없는 삼류생활을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서류 속 아내의 사망소식을 듣는다. 그 때부터 강재는 자기도 모를 감정에 빠져들며 자신의 마음 속 깊이 감춰두었던 휴머니스트로 변신한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왜냐하면 나와 결혼해 주었으니까요."란 파이란의 편지를 붙들고 편지속 그녀와 사랑에 빠져버린다.
자신의 방에 놓아둔 사진 속의 강재를 매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직업소개소에서 강재가 던져준 촌스런 머플러를 자신의 목에 감고 혼자서 외로운 사랑을 키운 파이란의 쓸쓸한 삶에 연민을 느끼는 강재의 모습이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아사다 지로의 철도원이라는 책에 나오는 단편 '러브레터'를 읽고 본 후라 감동이 더했다.
2. 아일랜드

삼류 양아치 삥새끼인 재복은 나이 서른이 다 돼가는 나이에도 자기 삶을 위해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다. 그렇지만, 몸 다 보여주는 에로배우인 시연을 위해 진짜 삼류 양아치의 오토바이를 부술줄 알며, 동거녀의 비상(飛上)을 돕기 위해 자신을 한없이 낮춘다.
대구리에 쥐날 것 같은 고통의 감정 속에서도 점점 빠져드는 중아가 뽀다구 나는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로 자신도 뽀대나는 경호원이 되려 하는 순수하기 그지없는 양아치다.
국은 재복을 삼류라 하지만 중아는 재복을 무시하지 않는다. 수준미달이라며 재복을 좋아하는 자신을 어이없어하기도 하지만 자길 왜 좋아하냐는 재복의 말에 "잘 생겼잖아."라며 재복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나는 '파이란'을 감동적으로 봤고, 그 원작인 '러브레터' 또한 그랬다. 이 드라마는 파이란과 같은 맥락에서 인간의 순수성 즉, 본성으로의 회귀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강재나 재복은 모두 삼류 양아치지만, 그들의 마음 속 세계는 그 어느 뽀대나는 일류보다도 훨씬 아름답고 순수했다.
국은 중아를 사랑하지만 그의 사랑은 상대를 옥죄고 부담스럽게 한다. 재복 역시 중아를 사랑하지만 그의 사랑은 상대를 훨훨 날게 하고, 따라서 자기도 템포를 맞춰 같이 날아주려 한다. 그러한 재복의 모습은 멋지구리하다.
재복아! 삼류 양아치 삥새끼여도 좋다.
널 사랑해...^^
재복이 사진 imbc에서 퍼왔다.
심심해서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