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봤다. 상대는 나보다 나이 좀 드신 직장인.
쉬고 나면 직장 가기 싫지 않냐는 철없는 내 질문에
"하도 오래 다녀서 그런 거 없어요. 그냥 학교 다니는 것 같아요."
해외에 나가본 적 한 번도 없다길래 그럼 휴가 때 뭐하냐는 내 질문에
"직장 사람들이랑 스키장 가거나..."
난 속으로 " 아무리 직장이 좋아도 휴일에도 직장 동료들이랑 지내나?"
어머님 모시고 살 생각을 열심히 하고 있는지
같은 동(건물)에 3층과 5층 하는 식으로 살면서 밥만 한집에서 먹는 사람들 많다는 말을 3번쯤 한 것 같다.
오늘 만난 사람은 지난번 내가 '나가리'라 했던 그 사람이 아니었다. 집에 들어와 엄마와 얘기하기 전까지도 나는 그 사람인 줄 알고 있었고, 오늘의 상대방에게도 그렇게 얘기했는데... 오늘의 상대방은 1달이 넘은 것 같은데 어른들을 통해 서로 연락처를 교환한 상태에서 상대방이 전화하기로 했는데 안 오니까 나는 끝났나 보다하고 생각하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왜 갑자기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문자를 보낸 걸까? 후후~
좀 우스웠지만, 날도 좋은데 공원이나 걷자며 극장 앞 공터에서 만나자길래 진짜 극장 앞 공터에서 만나 딱 1시간 동안 공원의 호수 앞 벤치에 앉아서 얘기하다 헤어졌는데 이런 식도 괜찮은 것 같다. 괜히 오랫동안 별로 원하지 않는데 차 마시고, 밥 먹고, 계속 중간중간 화제 끊겨서 서먹서먹해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여튼 또 한 번의 선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