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의 구성원과 관계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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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의 책 읽기- 독자의 탄생과 한국 근대문학
천정환 지음 / 푸른역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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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한 책읽기
조희정 외 지음, 퍼슨웹 기획 / 이가서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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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신드롬- 친일과 반일을 넘어선 식민지 시대 다시 읽기
천정환 지음 / 푸른역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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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웃음- 김승옥의 시사만화 <파고다 영감>을 통해본 4.19 혁명의 가을
천정환.김건우.이정숙 지음 / 앨피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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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남자 만들기 - 한국의 이상적 남성성의 역사를 파헤치다
박노자 지음 / 푸른역사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씩씩한 남자가 된다?

‘몸짱’, ‘근육맨’으로 유명한 한 남자 가수가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치고 복귀한 뒤 끊임없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와 관련된 기사 밑에는 언제나 ‘군대나 다시 제대로 다녀와라’라는 내용의 ‘악플’이 달리곤 한다. 다부진 몸, 일반인에 비해 뛰어난 체력과 운동신경은 그가 입대를 하기 전까지 그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건전하다는 이미지를 만들었었다. 그런 그가 허리디스크로 현역이 아닌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입대를 하자 사람들은 ‘그가 우리를 속였다’, ‘그에 대한 병역판정이 불공정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 모양이었다.

이 사건은 다른 몇몇 ‘몸짱’ 연예인들의 병역 문제와 관련지어 보면 매우 흥미롭다. 2001년 말에는 또 다른 ‘몸짱’ 가수가 미국 시민권 획득을 통해 병역을 회피하면서 연예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했었다. 그도 건강하고 건전한 청년 이미지를 자신의 근육질 몸을 통해 구현해 내고 있었다. 그 이미지에 걸맞게 미국 이민자였음에도 자신은 ‘대한의 남아로서 군대에 꼭 가겠다’고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입대를 해야 할 시기가 되자 미국 시민권을 획득함으로써 병역 면제 처분을 받아버렸다.일은 ‘국민적 분노’를 자아냈다. 덕분에 그는 아직까지도 연예활동은 물론 한국에 입국조차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반면, 역시 근육질의 몸매로 유명했던 모 탤런트는 브로커를 통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하고 면제판정을 받았다가 결국 재검을 받고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왔다. 그는 입대 전까지는 무수한 비난과 지탄에 시달렸다. 그러나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예전 못지않은 인기와 명성을 얻어 작년 연말에는 모 방송사에서 연기상 대상을 받는 쾌거를 거두며 화려한 복귀에 성공했다.

이 세 명의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남성들의 군 입대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군대를 ‘빼는’ 남자들에 대해선 그야말로 ‘마녀사냥’을 하듯 비난을 쏟아 붓지만, 군대만 ‘제대로’ 다녀오면 그 전의 행동들은 모두 용서가 된다. 이 한국 땅에서는 평생 ‘병역 기피자’, ‘공익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대중적․사회적 지탄을 받으며 사느니, 정말 지금이라도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오는 편이 연예인들로서는 훨씬 편한 길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병역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왜 그럴까? 물론 ‘평등’도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돈이나 권력을 가진 자들이 그것을 이용하여 어떻게든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는 불평등한 사회를 사람들은 참기 힘든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강한 힘은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진짜 남자가 된다”는 우리 사회의 암묵적 합의다. 즉 대한민국의 이상적 남성상을 ‘군대를 다녀 온’ ‘씩씩한 남자’라고 여기는 풍조가 여전히 이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씩씩한 남자’처럼 보이는 몸짱 연예인이 군대에 가지 않는 ‘괴리’를 잘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씩씩한 남자 만들기》, 한국의 이상적 남성성을 탐색하다

박노자 교수의 새 책 《씩씩한 남자 만들기》는 한국에서 언제부터, 어떻게 바로 이러한 ‘씩씩한 남자’를 이상적 남성상으로 여기게 되었는지 그 연원과 과정을 탐색하고 있다. 사실 오늘날에는 근육질의 군사화된 몸을 가진 남성보다 훌륭한 학력 자본과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남자가 더 인기 있다. 그런 점에서 ‘씩씩한 남자 만들기’ 프로젝트는 이미 낡은 구호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한 남자 만들기’에 대한 환상과 담론은 위의 사례들에서 보이듯 여전히 대중적으로 유효하다. 이는 구미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 특히 뚜렷하다. 이 책은 이 같은 관점 하에 한국에서 군사적 요소가 강한 육체적 훈련에 익숙하게 된 과정, ‘마음 닦는’ 방법으로 체육이 채택되게 된 배경, 근대 체육이 도입된 이래 오늘날까지 ‘스포츠 붐’이 이어져 온 사정에 대해 1890~1900년대 이전과 이후, 지배층과 피지배층, 이념과 실제, 유럽과 동아시아 등을 광범위하게 넘나들며 해명해 나간다. (하략, <씩씩한 남자 만들기> 발문 중에서)

 
   

 

--------------------------------------------------

나는 서평류의 글을 쓰는 데에 적합한 인간형이 못된다. 가장 큰 이유는 '요약'능력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와 세미나를 같이하는 사람들은 원책 못지 않게 긴 나의 발제문을 두려워 한다.^^

이는 두 차원에서의 지나친 '친절'과 '강박'의 발로인데, 하나는 원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한 것의 논리적 흐름에서 뭐라도 빠트리면 왜곡, 은폐가 될 거란 생각, 다른 하나는 그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그 사람들이 이해 못할 정도로 생략하면 예의가 아닐 거란 생각을 좀처럼 떨쳐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다른 사람의, 그것도 저명한 학자의 책에 대한 '발문'을 쓴다는 건 엄청난 부담이고 모험이었다. 어찌어찌 분량에 맞춰 발문을 썼지만, 그 책이 며칠 전에 나왔길래 새삼 내 발문을 다시 읽어보니 참 못마땅하다. 그의 책의 포인트들을 제대로 짚어주지 못한 것 같고, 책의 의의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것 같다. 매우 아쉽다.

 

몇번 만난 박노자교수의 한국에 대한 관심, 학문에 대한 열정은 나같은 범인의 '야코'를 팍 죽이는 면이 있다. 그의 종횡무진하는 지식의 스펙트럼 앞에서 나는 거의 반쯤 알아듣고 반쯤 그저 고개 끄덕이며 경청할 뿐이다. 그런 그가, 국내 한국학 학자들에게는 너무나 쉬운, 1910년대 잡지 영인본을 구하는 방법을 물었을 때의 당황스러움이란! 그렇게...그는 이역만리의 대학에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며 한국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황스러움은 그래서 부끄러움, 열등감으로 순식간에 전화되었다. 한국학 연구자라면, 한국학계가 이런 학자를 갖고 있는 점에 대해 행운이라 여기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의 이번 책도 좋은 반응이 있었으면 좋겠다.

 

발문에도 적었지만, 이 책에 대해서는 비슷한 연구주제를 가진 사람으로서, 좋은 참고서를 제공해주었다는 점, 또 그만이 할 수 있는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사료제시에 대해 고마움과 흥미로움을 느낀다. 특히 '남자'를 잘 모르는(ㅎ)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러나 역시 그도 '여자'는 잘 모르는 것(ㅎㅎ)은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쉽기도 했다. 그러나 '남자'가 내 몫이 아니듯, '여자'는 그에게 미룰 일은 아니다.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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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9-09-17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좋네요. 오 누나의 발제문의 길이 속에 그런 깊은 뜻이! 쿄쿄
그리고, 저 선착순 2명 안에 들었던 것 기억하시죵? ㅋㅋ

somun 2009-09-18 07:43   좋아요 0 | URL
물롱이지.ㅎㅎ

LKH 2009-09-17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예쁜 여자 만들기'도 아주아주 기대 만땅입니다. 남자가 꼭 남자를 상대화할 수 있고 여자가 꼭 여자를 상대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한국사회의 의미있는 젠더론이 탄생할 것 같아 벌써부터 흥분됩니다. 좋은 작업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somun 2009-09-18 07:43   좋아요 0 | URL
앗, 누구시길래...그 '대외비'를 알고 계시는 건지 궁금하네요.^^기대해 주시니 감사하고요..
 

드라마의 '매혹의 법칙'을 이야기하기 위해 

먼저 드라마들의 '시청률'별 분류를 해보려 한다. 

물론 시청률은 드라마를 평가하는 유일무이한 기준은 아니다. 

시청률이라는 숫자놀음때문에 훌륭한 드라마 중에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드라마들도 많다. 

그럼에도, 드라마에서 대중들을 끄는 힘을 이해하는 데에 

시청률만큼 '대체로' 정직하게 그 판단 기준을 만들어 주는 것도 없다는 점에서 

좀 '단정적', '결과론적'이더라도 이런 분류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려는 것이다.

 

처음엔 한꺼번에 그 부류들을 다 소개할까 했으나;; 

 '스크롤의 압박'이 우려되어 몇 회에 걸쳐 이야기할까 한다. 

~~~~~~~~~~~~~~~~~~~~~~~~~~~~~~~~~~~~~~~

먼저, '애국가시청률 드라마'란 시청률이 5~10% 사이를 기록하는 드라마들이다.   
 

(1)대체로 이러한 드라마들은 재미도 없고, 이야기의 구성도 부실한 경우가 많다. 

의외로 이런 드라마들에도 스타급 배우는 많이 출연한다. 

최근에 안재욱이 모 프로그램에 나와서 언급했던 드라마 <사랑해>의 경우도 

그중 하나이고,  

최지우와 유지태가 출연했던 <스타의 연인>도, 

권상우와 '소녀시대'의 윤아가 주연을 해서 화제가 되었던 <신데렐라맨>도 

여기에 속한다. 

 

오히려 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한 드라마 중에서 이런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들이 종종 있는데,  

그것은 대부분, 드라마를 만든 사람들이  

그 '스타'들만 믿고 안이하게 드라마를 만든 경우들이다.   

 

나는 이런 드라마들이 아직도 종종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놀랍다. 

아마도 '투자'와 '한류'라는 변수가 이런 '저질' 드라마들을 

아직도 존재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아닌가 한다. 

권상우, 안재욱, 최지우와 같은 한류스타들이 출연하면 

드라마는 '수출'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또한 드라마의 내용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의 출연진을 보고 투자를 하는 자본가들의 계산기는 

드라마 제작진들로 하여금 더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 욕심을 내기보다 

더 빠방한 출연진이 포진한 드라마를 만들 욕심을 내게 만든다. 

 

(2)또는 '매니아시청자'를 갖게 된 작가나 연출가들이 

너무 욕심을 부려 '자뻑적' 후속 드라마를 만들었을 경우도 가끔 이런 일이 일어난다.  

그들의 독특한 작품세계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함'과 '완성도'를 선사하며 

매니아시청자들을 만들어낸다.  

 

그러한 매니아시청자의 대명사가 <다모>의 '다모폐인'일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매니아들을 양산한 작가나 감독의 이후 행보이다. 

지나친 '칭찬'은 독이다. 

그들에 대한 찬사와 열광 속에 '자뻑' 상태가 된 제작진들은 

때때로 자신들의 세계에 함몰되어 대중과의 소통하는 법을 잊어버린다. 

 


대표적으로 인정옥 작가와 박성수감독의 예를 들 수 있겠다. 

이들은 <네멋대로 해라>로 그들 콤비의 최고의 궁합을 보이며  

두고두고 회자되는 드라마를 만들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나 '결별'한 이후 

박성수 감독은 <나는 달린다>로, 인정옥 작가는 <아일랜드>로 후속작을 냈으나 

결과는 둘 다 애국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나는 달린다>는 신화 팬들의 든든한 후원을 받는 에릭의 데뷔작이었고,  

신인이지만 김강우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으나  

<네멋대로 해라>만큼의 철학도, 재미도, 화려함도 유지하지 못하자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려버렸던 듯 하다. 

 

<아일랜드> 역시 김민정과 현빈, 김민준, 이나영의 캐릭터 모두 신선했고 

나름 그들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된 드라마였으나 

<다모>의 장성백을 '재탕'이라도 하듯 친남매의 사랑이라는 금기적 소재를 다루면서 

보편적 공감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이들의 지나친 '작가주의'는 매니아들의 충성도 외에는 기댈 곳이 없어짐으로써 

드라마의 '대중성'을 거의 포기하게 만든다는 것.  

 

'다모폐인'의 중심에 있었던 정형수 작가의 경우에는 

그 이후에도 <주몽>의 공동작가로 성공을 거둔 바 있지만 

최근 <드림>에서는 역시 애국가 시청률을 지속하는 중이다. 

 

또한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감독도  

후속작 <트리플>에서는 애국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드라마의 경우에도 전작의 후광을 입고 

이정재, 윤계상, 이하나, 이선균이라는 초호화캐스팅을 할 수 있었지만 

결과는 참패,  감독과 배우들 다같이 머쓱해졌을 것이다.

특히나 이 드라마처럼 피겨스케이트와 광고회사 같은

'전문직'을 다루는 드라마들은 허술하면 봐 줄 수가 없는 법이다.   

  

그러나 이들 두번째 '애국가 시청률' 드라마의 제작진들에게는  

여전히 기대를 버리진 않게 된다. 

그들이, 얼른 심기일전하고,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냉철하게 이해해서 

다음 작품으로 멋지게 재기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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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9-09-14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매우 기대되는 기획이네요 :)
언젠가, 마음대로 한국드라마 강추! 꼭 봐야될 드라마 10
같은거 해주세요 >.<
저는 "연애시대", "카이스트"랑 "거침없이 하이킥", "안녕, 프란체스카"(시트콤들이지만)등을 보고 왜 사람들이 드라마 폐인이 되는지 실감했었어요 ㅎㅎ
요즘은 미드나 일드만 보고 있어서, 감동적이고 전설적인 한국 드라마들이 다시 땡기네요 ㅎㅎ
여튼, 추천줌 해주세용 ㅎㅎ

somun 2009-09-15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네-조만간 그런 글도 써봅지요.^^
 

http://video.naver.com/2009071622105752310 

 

나는 이 광고가 매우 거슬린다.
이 광고의 컨셉은 '호랑이'같은 부장님이
임신한 직원을 엘리베이터에 태우기 위해
엘리베이터 문을 열고 기다려주는 '자상함'을 보인다는 것.
이런 의외의 모습에 직원들은 놀라고 반한다.


문제는, 그 다음 나오는 나래이션.
"앞으로 열달. 최부장님과 우리는 그녀의 박카스가 될 계획이다"란다.

그러나...'그녀'의 몸을 보라.
그녀는 이미 거의 만삭의 몸이다.
그런데 왜 '앞으로 열달'인가?
그녀가 아이를 낳기까지 남은 시간은 길어야 서너 달 아닌가?

 

내가 이걸 거슬린다고 하니, 다른 사람들은 '오버'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난 이 광경에서 임신했던 내 친구들의 사례들이 떠오르며
예사롭게 안보인다.

 

저 광고에서 남산만한 배의 '그녀'의 모습은
'임신중'이란 사실을 보여주기 위함일 것이다.
이미지로만 표현하려다보니 '임신한 그녀에게 임신한 동안  우리는 그녀에게 힘이 되어 주겠다'는

메시지를 남산만한 배의 이미지로 표현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미지는 역으로

남산만한 배가 아닌 임산부는 힘이 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거나

아예 임신한 게 아닌 걸로 취급될 수 있는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내 친구들의 사례란 것이 그런 것이다.

남산만한 배가 되기 전에도,

약간의 배가 불렀으나 남들 임신하지 않고도 나올 수준으로 배가 나왔을때에도 그녀들은 힘이 든다.

그래서 장애인-임산부-노약자석에 그들이 앉기라도 하면

할아버지들이 마구 호통을 쳐서 쫓겨난 적이 대부분 한번 이상 있다는 것.

어디 젊은 여자가 이 자리에 앉느냐면서..

그런데 친구들에게 들어보면, 아주머니나 할머니들은 오히려 금세 친구들의 상태를 알아보고

그녀들에게 자리를 양보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또 한가지 임신한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의 잘못된 통념화, 이미지 중 하나는

출산을 하기만 하면 출산하자마자 푹 꺼져버릴 거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실제 출산을 해도 얼마간은 임신했을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여성의 배는 불러 있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친구들의 사례나 저 광고는 결국

이 사회(남성)의, 여성의 몸에 대한 무성의함과 불친절함을 보여준다.

사회의 몸 담론이 아무리 풍성해지고 확산되었어도

여성의 몸에 대한 진지하고 신중한 고찰은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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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래 2009-09-17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방 이해해주시고 책 사진을 지워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이 글이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아래에 놓여 있어서.. 마치 이 광고 이야기가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이 글의 관점과 지적에는 동의합니다만, 지금 이 글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다시 한번만 마음 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somun 2009-09-17 08:07   좋아요 0 | URL
네, 이미지만 지운다고 링크가 사라지는 게 아니었군요.^^;방법을 몰라 낑낑대다가 방금 대충 해결된 것 같습니다. 음...처음 의도는, 그 책은 어떨까?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에서는 좀더 '정치적으로 올바른' 광고 만들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걸까? 궁금하다, 읽어봐야겠다(또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한번 읽어보면 광고를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게 아닐까?) 뭐, 그런 뜻으로 그 책을 링크했던 거였습니다. 제 글이니, 뭐 아무 거나 굳이 설명 안하고 올려도 된다 생각하기도 했고요..그 책의 입장은 생각을 못했네요.
그런데 라다크님과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책은 어떤 관계이신지 궁금하네요. 혹시 저자분이신지?^^ 어쨌든 반갑습니다~!

강창래 2009-09-17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소문>이 민음사 책이군요.. 민음사는 대한민국의 메이저 출판사 가운데 하나이며 그런 만큼 역할을 해야 하리라고 믿습니다. 최근에 제가 이어령 선생님과 대담을 하고 있습니다. 이어령 선생님의 50년대 문학을 이야기하다 보니, 민음사 창립자이신 박맹호 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사실 민음사는 한국의 살아 있는 메이저출판사로서 살아 있는 출판역사이기도 하죠. <소문>이 실제로 성공하는 좋은 책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강창래 2009-09-17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문님, 빨리 처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맞습니다. 저는 글을 쓴 강창래입니다. 사실.. 저는 좀 거창하게 말하면 페미니즘에, 휴머니즘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들의 고정관념 때문헤 아픔을 겪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저도 조금 알고 있고요. 기회가 되면 제가 좋아하는 페미니스트 한 분과도 대담집을 쓰고 싶습니다. 이번 일은 저에게 <소문>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가지게 된 인연이었습니다. 그럼, <소문>이 잘 된다는 소문을 자주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somun 2009-09-18 07:41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시군요! 반갑습니다.^^소문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가지게 되셨다니 다행이고 기쁘네요. 님의 책도 좋은 반응 계속 있으시길 빕니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를 읽고 또 얘기 나눌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종종 들러주세요~^^
 

아이가 생기면 반강제적으로 태교에 관한 책과 기사들을 훑어 보고 CD들을 사들이게 된다. 내가 하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선물로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내가 편해야 아기도 편하다'식의 내멋대로 태교이즘( 국가, 종파, 세대별로 다양하지만 그 긴 이론들의 결론은 대체로 이러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에 빠져 듣고 싶은 음악고 보고 싶은 음악을 대충 들으면서 지냈다.


하지만 아이가 나온 후에는 아이의 취향과 기호를 존중해야 하지 않은가. 그때부터 주섬 주섬 동요 CD와 책들을 사 모았다. 회사는 달라도 콘텐츠들은 60%이상 중복되고, 음향은 신디사이저나 컴퓨터로 대충 반주한 듯 매우 조잡했다. 하지만 책의 비주얼은 기대 이상이었다.


하여튼 멀뚱멀뚱 하늘을 바라보며 누워 있는 아이를 보며 더듬더듬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너만큼이나 나도 모른단다. 하여튼 같이 배워보도록 하자. 뭐 이런 마음이었다.


하지만 배운 게 선생질이다보니 노래를 부르면서도 나중에 이 노래를 통해 무슨 교훈을, 무슨 지식을, 혹은 무슨 감성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를 생각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 일종의 강박증이다.


그런데 그게 만만치가 않았다. 일단 영어 강박증, 공포증(MB정권이후 영어에 대한 집단적 집착은 정말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영어 못하면 굶어 죽지 않을까?) 에서 비롯되어 집어든 영어 동요 CD를 집어 넣었다. 나름 내가 영문학 전공자인데...이러면서 집어든 책은 부분 부분 알 수 없는 암흑지대로 나를 던져 넣었다.


대부분의 영어 동요들은 Mother Goose에서 발췌한 것들인데, 이 책이 바로 스펀지에서 '공포스러운 자장가가 있다던데 쩜쩜쩜' 이러면서 등장했던 전래 동요집이다. 괴기스럽고 잔혹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전집이 다 떠돌진 않고 나름 발랄한 곡들이 선별되어 실려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미가 오리무중인 것들이 꽤 있다.


이를 테면 <Humpty Dumpty >라는 곡을 한번 보자. 
 

Humpty Dumpty sat on a wall,
Humpty Dumpty had a great fall.
 
All the king's horses and all the king's men 
 
Couldn't put Humpty together again.

험티덤티는 벽 위에 앉았네.
험티덤티가 크게 떨어졌다네.
모든 왕의 말들과 모든 왕의 신하들이
험티를 다시 붙이지 못했다네.

이 단순한 가락과 리듬의 노래를 아이에게 불러주고 몇 단어 가르치려다가 오히려 질문의 포화를 면치 못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험티덤티는 누구냐? 왜 벽 위에 앉았냐? 그 벽은 어디있는 것이냐? 왜 떨어졌냐? 왜 말과 신하들이 험티덤티를 붙이려고 하는거냐? 붙이면 사는 거냐? 말이 뭘 어쩌겠다는 거냐? 험티덤티는 왕하고 무슨 사이냐? 그래서 험티덤티는 죽었다는 거냐?


안 봐도 뻔하지 않은가? 나도 궁금한데... 답은 나도 모른다. 며느리도 모른다. 사전 찾아봐도 답은 없다. 다만 아마도 이 노래로부터 유래했을 법한 ‘한 번 부서지면 원래대로 고쳐지지 않는 것;《미·속어》 낙선이 뻔한 후보자’이라는 설명은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한테 설명하는데 도움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뚱뚱한 생명체에서 정치인까지 이 길고 험난한 스펙트럼을 설명하려면 진땀 꽤나 빼야할 것 같다.


또 어렸을 때 신나게 부르던 노래 중


‘리리리자로/ 끝나는말은 /괴나리 보따리 댑사리 소쿠리/ 유리항아리’라는 노래가 있다.(아, 또 댑사리는 뭔가. 사전 찾아보니 댑사리는 없고 '댑싸리'만 있는데 명아줏과 일년초 식물이란다. 한국 동요의 난감함은 나중에 또 다루기로 하고. 하여튼 어렵다!!!) 이 이 노래의 영어판은 이렇다.


Row row your boat gently down stream

merrily merrily life is but a dream


노를 저어라 노를 저어라 너의 배를 고요한 저 강 너머로

즐겁게 즐겁게 인생은 한낱 꿈이로구나.


이 노래의 뜻은 명쾌하지만, 이 초월 혹은 체념한 듯한 노랫말을 막 파릇파릇 피어나는 이제 좀 살아보겠다는 생명체한테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인생 살아봐야 별 것 없고 참 허망한 것이지만 너는 좀 열심히 잘 살아보려무나. 아니면 이 꿈이란 ‘Boys, be ambitious'의 꿈을 말하는 것이란다. 머 이렇게 뻥을 치면서 독려할 것인가.


어쩌면 이런 고민들은 다 나의 강박증 때문에 생긴, 쓸데없는 고민들인지도 모른다. 아이는 그딴 것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랄지도 모르고. 내가 그 질문에 모든 답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런 기대가 깨져가는 과정을 통해 자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뭣도 모르는 엄마는 쬐끄만 동요들에도 움찔 움찔 놀란다.


어쩌면 이 동요들은 어른들이 정말 많은 것을 모른다는 걸 아이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그러니까 부모나 양육자에 대한 헛된 기대들이 깨어지는 수많은 계기들 중 하나로서 마련된 것들은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나의 무지를 스스로 인정하고 그것을 아이에게 설명할 것인가나 고민해야겠다.  

 jim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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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2009-08-28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You can find information about Humpty Dumpty.
I like Humpty in "Alice". :)

http://en.wikipedia.org/wiki/Humpty_Dumpty

jimi.k. 2009-08-31 15:0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thanks. but the more i find information about it , the more it confuses me.

동요의 정의? 2009-08-31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을 읽고 보니, 동요라는 게 무엇인지, 동요를 왜 배우거나 부르는지부터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ㅎㅎ '이제 좀 살아보겠다는 생명체한테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란 말에 빵 터졌슴다ㅋㅋ 흠...진짜 우리가 그냥 어려서부터 익혀 부르던 동요들의 가사란 게 어떤 거였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앞으로도 재미난 동요분석 부탁드림다^^

jimi.k. 2009-08-31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함다. ^^
저도 별 생각 없이 부르던 동요들을 이제서야 돌이켜 보면서 새삼 이것저것 깨닫습니다. 아이들이란 그런 식으로도 부모들이 어른이 되도록 만들어주는 존재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