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 - 게일 루빈 선집
게일 루빈 지음, 임옥희 외 옮김 / 현실문화 / 201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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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침내 급기야! 이 책을 다 읽은 나를 칭찬한다. 누워서 읽기 정말 불편한 두께. 손목이 아파서 여러 번 엎치락뒤치락... 집사가 이 책 떨어뜨리면 어떡하지? 공포에 젖은 3호의 눈망울- 나도 양심은 있어서(우리 고양이 이 책에 맞으면 큰 일ㅋㅋㅋ) 이 책은 읽다가 한 번도 떨어뜨리지 않았다. 2015년에 출간되자 마자 사 놓고 서문과 중간에 관심 있던 장 조금 읽고는 일단 미뤄뒀던 이 책. 이 책을 드디어 읽게 된 데에는 은바오의 힘이 컸다..... 응(?)


요즘 기말과제발표시험 기간이었던 은바오. 그래도 양심(?)은 있는, 아니 욕심&승부욕은 있는 학생이라 북플을 멀리하고 나름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같았는데, 아니 요 녀석을 보아하니 내 100자평에는 계속 나타나서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남기는 게 아닌가. 그래도 자기도 부담은 되는지 리뷰나 페이퍼 같은 긴 글은 차마 못 읽고 내가 올리는 100자평에는 계속 흔적(영역 표시???-_-?)을 남기고 가던데....


급기야 나는 머리를 굴려서, 은바오 시험 끝날 때까지 100자평을 올리지 말아야겠다! 싶었는데 내 습관상 책 읽으면 몇 시간 내로 100자평을 올리고 정리를 하기 때문에 이걸 안 하기도 뭐했다. 게다가 200쪽 남짓 분량의 책은 술 안 마시는 날이면...(은 아니고 술 마시고도) 하루면 읽고 100자평을 남기게 되더라. 그래서 짜낸 묘안! 아, 그래! 100자평을 쉽게 남길 수 없는 두꺼운 책을 읽자! 하다가 손에 든 게 바로 이 엄청난 두께의 <일탈>이다. 집에 벽돌 책이 많기는 하지만 요즘 이 책이 읽고 싶기도 했다. 드디어 읽어야 할 때. 그러니까 <일탈>은 “은바오야 너는 글공부를 하거라 이 에미....아니 이 스승....아니 이 약혼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는 책을 썰.....테니? 아니 이 책을 격파할 테니. 이런 심정으로 완독하게 되었다는. 


그런데 시험 끝나고 은바오 읽은 책장 목록에 추가된 책들을 보니... 음 무려 6권이나 추가가 되었더라. 이 녀석, 시험공부를 한 거니, 시험 기간에 책 읽는 능력을 시험한 거니? 게다가 <일탈> 읽고 남긴 내 100자평에 은바오가 남긴 댓글을 보니 “어쩐지 잠자냥님 100자평이 뜸하다 싶었는데”라는 구절 발견. 그러니깐 너는 계속 북플에 접속했던 것이로구나?! 허허허. 결국 ‘너는 글공부를 하거라 나는 이 책을 격파할 테니’는 큰 그림에서는 실패한 것인가! 그렇지만 내 개인 독서로서는 뿌듯했다.


게일 루빈의 <일탈>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LGBTQ(루빈이 이 책에 실린 논문들을 쓸 무렵에는 A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인간 개개인의 성적 차이-섹슈얼리티 기호-의 차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인정할 때 진정한 성 해방이 올 수 있다는 조금은 뻔한(?) 결론일 텐데, 접근방식이 인류학적이라는 점(방대한 연구)과 기존의 페미니즘 연구와는 차별되는 지점(그래서 오도되거나 혐오 또는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이 있다는 게 큰 차이이다. 그러니까 루빈의 이 책에는 S/M 즉 사도마조히즘이라는 단어가 무수히 등장한다. 그러다 보니 “가죽족”이라는 생소한-그렇지만 어쩐지 상상이 되는- 단어도 자주 등장하고, 내가 가장 충격적으로 읽은 9장 ‘카타콤-똥구멍 사원’의 경우 ‘주먹성교’라는 단어가 나오기도 한다(아침부터 미안합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게일 루빈 자체가 이 모든 것을 경험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루빈은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인데 여기에 덧붙여 레즈비언 S/M 단체인 사모아의 공동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1960년~90년대 샌프란시스코의 가죽족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9장 카타콤은 S/M 가죽족과 주먹성교자들의 섹스 바였던 카타콤에 관한 민족지학적 기록으로 루빈 자신의 개인적 경험이 진솔하게(..... 말잇못) 그려진다. 이런 루빈의 성적 기호는 <일탈>을 설명하는 데 중요하다. 미시간대학에 입학한 후 레즈비언으로의 커밍아웃, 이후 사도마조히스트로 또 한 번의 커밍아웃. 루빈의 이 정체성은 그의 논문과 함께 센세이션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루빈은 동성애자뿐만이 아니라 어쩌면 더 적대적인 취급을 받을 이들-사도마조히스트나 성도착자 등 ‘성적 하층민’ 즉 섹슈얼리티에서의 일탈자들에 대한 사회정치적인 모든 억압에 반대한다. 바로 그 지점 때문에 2차 페미니즘 물결 속 페미니스트들과 극명하게 대치하게 된다. 루빈의 급진적인 삶과 관점이 주류 학계에서는 일탈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당시 주류 페미니즘은 당연하게도(?) 성범죄와 성폭력의 주범으로 포르노그래피를 지목하고 반(反)포르노 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므로 포르노그래피를 비롯한 모든 성적 쾌락과 자유를 옹호하고 추구해온 루빈의 이런 입장과 관점을 담은 논문들은 당연하게도 페미니스트들의 공격과 혐오,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모든 섹슈얼리티의 절대 자유를 옹호하는 그의 입장은 페도필리아마저 옹호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켜 루빈의 이 급진적인 논문들은 미국을 비롯해 유럽에서조차 오랫동안 금기의 대상, 논외 대상이었다,


<일탈>에 실린 논문 중 백미는 역시 이 책 1장인 <여성 거래>와 5장 <성을 사유하기>이다. <여성 거래>는 그의 나이 스물다섯에 쓴 논문으로 <성의 변증법>을 쓴 파이어스톤처럼 루빈 또한 천재구나 싶어진다. 이 논문에서 루빈은 레비스트로스의 친족 이론을 차용해 남성 지배 사회의 기원이 여성 거래를 통한 친족 형성에 있음을 밝히는데, 이 관점은 굉장히 신선하다. 이 논문에서 루빈은 성적 불평등과 여성 억압을 계급 범주로만 규명할 수 없음을 밝히고 ‘섹스/젠더 체계’란 한 사회가 생물학적 섹슈얼리티를 인간 행위의 산물로 변형시키고 그와 같이 변형된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련의 제도라고 정의 내린다. 제2물결 페미니즘이 여성 억압을 설명하던 맥락에서 마르크스주의만으로는 젠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인류학, 정신분석학, 후기구조주의 관점에서 젠더 연구 방법론을 제시한 탁월한 논문이 아닐 수 없다. 


“성을 사유할 때가 왔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5장 <성을 사유하기>는 루빈의 생각이 집대성된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논문은 푸코의 <성의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루빈이 온갖 일탈적인 성을 처벌하고 억압함으로써 이성애 정상성에 이르는 현대판 성의 역사를 연구한 것으로 동성애, S/M, 포르노그래피를 비롯해 아동성애 등 모든 섹슈얼리티의 절대 자유를 옹호하는 급진적인 관점을 담고 있다. 나 또한 루빈의 이 논문을 읽는 내내 아니 그래도 그렇지 성인들 간의 합의 아래 이루어지는 S/M이야 그렇다 쳐도 소아성애는 아니지 않은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는데, 어느 순간 그의 주장을 이해하게 되었다. 루빈은 이 장에서 그림과 도표를 동원해 성 위계질서를 명시한다. 그에 따르면 이 위계질서의 맨 꼭대기에는 결혼/출산하는 이성애 커플이 있고, 그 아래에는 비혼 일부일처주의 이성애 커플이, 다른 이성애자가 그 아래에 위치한다. 또 그 아래에는 장기간 안정된 관계를 맺는 동성애 커플이 존재하고(루빈은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현대 사회에서 인정하는 섹슈얼리티라고 본다), 그 아래로는 바에서 섹스 파트너를 물색하러 다니는 다이크나 문란한 성생활을 즐기는 게이가 놓인다(루빈이 보기에는 이 지점부터 사회의 혐오와 탄압, 멸시가 극렬해진다). 가장 밑바닥을 차지하는 존재들이 트렌스섹슈얼, 복장 도착자, 페티시스트, 사도마조히스트, 소아성애자, 성노동자이다. 그는 이 “성적 하층민들”의 이른바 성적 일탈을 탄압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소아성애 옹호론자로 오도되었고, 때문에 그 유명세에 비해 루빈의 저술이 북미에서조차 그다지 연구되지 않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렇다면 루빈은 정말 소아성애를 옹호했을까? 그보다는 성 위계질서의 가장 바닥을 차지하는 이들, 소아성애라는 현대 사회의 가장 큰 금기에 도전함으로써 법적인 미성년자의 섹슈얼리티, 합의에 따른 세대 간 성관계, 도덕적 판단에 근거한 특정 섹슈얼리티의 범죄화 등의 문제를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 예컨대 아동과 청소년은 성과 관련해서는 늘 보호받아야 할 대상인가(이 지점도 논란이 많을 것 같다), 섹슈얼리티에서 도덕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합의에 근거한 성인과 미성년의 성관계를 범죄화하는 것은 타당한가? 아동, 청소년, 미성년은 성적으로 어떻게 정의할 수 있으며, 그들의 나이는 또 어떤 기준에 따라서 결정하는지, 또한 십 대 중후반의 청소년과 성인의 성관계는 어떻게 볼지, 10대들이 그들끼리 휴대폰이나 채팅으로 자신의 성적 이미지를 주고받는 행위를 ‘아동 포르노그래피’라 단정 짓고 범죄화하는 것은 타당한가 등 섹슈얼리티와 관련한 도덕 기준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 밖에도 루빈과 주디스 버틀러의 대담을 담은 12장 <성적 거래>와 부치와 젠더 경계에 대한 성찰을 담은 10장 <미소년과 왕에 대하여>, 그리고 9장 카타콤도 솔직히 흥미롭게 읽기는 했다. 9장을 통해 나는 주먹성교자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데(주먹성교라는 단어만 보고는 주먹을 서로 맞부딪치나....하는 순진한 생각을 잠시 해보기도 했으나 그건 역시 아니고 당신이 생각하는 바로 그것입니다), 올해 초반은 주필리아의 존재를, 올해 후반은 주먹성교자들의 존재를 알게 된 아주 알찬...... 한 해였다.......


낙인이 찍힐까 봐, 모두가 두려워했던 질문을 그는 서슴지 않고 던졌으며 그럼으로써 스스로 일탈자로 다시 낙인 찍혔던 게일 루빈.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페미니즘 운동이 여성 억압의 철폐 그 이상을 꿈꾸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또한 강제적 섹슈얼리티와 성 역할들의 제거를 꿈꾸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설득력 있는 꿈은 양성적이며 (섹스가 없진 않겠지만) 젠더가 없는 사회에 대한 꿈이다. 그런 꿈속에서 한 사람의 해부학적 성은 그 사람이 누구이고, 무엇을 행하며, 누구와 사랑을 나누는가 하는 문제와는 무관할 것이다.”라고. “한 사람의 해부학적 성은 그 사람이 누구이고, 무엇을 행하며, 누구와 사랑을 나누는가 하는 문제와는 무관”한 사회. 이것이 루빈이 꿈꾼 궁극적인 유토피아였다. 그녀의 몇몇 주장에는 이 책을 다 읽은 후로도 여전히 동의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꿈꾼 유토피아만큼은 나 또한 바라는 사회이다. 끝으로 이 책에서 루빈이 인용한 어빙 고프먼의 <낙인>의 한 구절을 옮겨 적어보기로 한다. 섹슈얼리티에서의 절대 해방을 주장한 루빈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했던 바는 아닐까.



우리 정상인들의 낙인 찍힌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그런 사람에게 취하는 행동은 익히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반응은 관대한 사회적 행위를 통해 부드럽게 개선시킬 목적으로 고안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당연히도 낙인찍힌 사람은 인간 축에 들지 못한다고 여긴다. 이런 가정으로 인해 우리는 여러 가지 차별을 행사한다. 우리는 차별을 통해 효과적으로, 종종 아무런 생각 없이 그들이 누려야 할 생활의 기회를 빼앗는다. 우리는 낙인 이론을 지어내고, 그런 사람의 열등성을 설명하는 이데올로기를 만들고, 그가 대변하는 것들이 위험하다고 설명한다. 때로  우리는 사회적 계급 차이 같은 말하자면 다른 차이에 바탕을 둔 적대감을 합리화한다... 우리는 원래의 불완전함에 그 밖의 온갖 불완전함을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 <일탈>, 607-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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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2-18 1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정리는 어떤 방식으로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2. 아니 이런 사연이! ㅋㅋㅋㅋㅋ 잠자냥님!!!!! 저 사랑하죠!!!!!!!!!! 제 덕에 읽으셨는데 보답은?! 뽀뽀라든지... 사랑이라든지... 결혼이라든지...
3. 아니 근데 6권중 3권은 금요일 밤부터 어제까지 읽은겈ㅋㅋㅋ 헌치백이랑 눈이 올 정도로...는 100쪽따리니까 봐주세염ㅠ
4. 오우... 잠자냥님 리뷰만 읽어봐도 개싫지만 흠... 그럴수록 한번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단 담아는 놓겠읍니다.
5. 뽀뽀

다락방 2023-12-18 11:05   좋아요 2 | URL
저도 은오 님의 4번에 동의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18 11:11   좋아요 2 | URL
1. 정리? 방청소? 집청소? ㅋㅋㅋㅋ
읽으면서 책에 밑줄은 잘 안 긋는 편인데, 이 책은 팔지 않을 거라 좀 그었고...(2015년에 이미 긁은 흔적이 있어서 걍 긁음), 보통은 중요한 구절이다 싶은 곳에 포스트잇 붙여놓음.... 나중에 정리하려고 그런데, 결국 포스트잇 뜯을 때 귀찮아서 결국 정리 안함....(이런 순서가 됩니다;;;) 글을 쓸 책이라면 다 읽고 일단 100자평 정리 해보고 거기에 따라서 긴 글을 머릿속으로 써봅니다. 그러고 나서 글 씀...(그러다 막히거나 정확한 확인이 필요한 지점은 찾아봄)
2, 응 근데 은바오가 6권이나 읽어서 안 되겠음. 북플 접속금지라니까!
3. 3권은 금요일부터 읽었다쳐도.....100쪽짜리 두 권이면 200쪽인데 그거면 숙제를 해도 하나는 다 했겠다.
4. 왜 우리 은바오 주필리아도 여기에 소개하신 분이데....라고는 했지만 9장 읽는 내내 내 얼굴 표정... -_-
5. 오냐.

독서괭 2023-12-18 17:22   좋아요 1 | URL
2.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란 말입니까…

잠자냥 2023-12-18 17:36   좋아요 1 | URL
🥕

은오 2023-12-19 07:29   좋아요 1 | URL
🐼🍽️

다락방 2023-12-18 10: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리뷰가 좋고 잠자냥 님이 이해하신 바 대로라면 저 역시 일탈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이유로 저는 게일 루빈에 반대하는 페미니스트 쪽에 설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지극히 사적으로 첨언하자면,

잠자냥 2023-12-18 11:04   좋아요 1 | URL
이 책 읽으면서 안 그래도 ㅋㅋㅋ 다락방하고 은오는 싫어하겠다 했어요. 반대하는 지점도 많을 것 같고.

잠자냥 2023-12-18 11:14   좋아요 2 | URL
아니 그렇다고 나도 좋았다는 건 아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m 가죽족 주먹성교;; 는 관심 없고...좀 싫다;; ㅋㅋㅋㅋ 포르노와 성매매는 반대합니다...;;;
그리고 소아성애에 대해서도 게일의 이 주장들은 오히려 페도필리아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고 봄....

2023-12-18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18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3-12-18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잠자냥 님은 은오 님을 애정함과 동시에, 은오 님의 사랑이 어디 다른 데로 달아나지 못하도록 꼭 묶어두는데 소질이 있으십니다.

이만 총총.

잠자냥 2023-12-18 11:05   좋아요 1 | URL
애정은 하죠... 근데 그런 소질이 있는 줄은 몰랐네?
난 풀어놓았는데?!

다락방 2023-12-18 11:06   좋아요 2 | URL
이 페이퍼 읽으면 꽉 묶임. 풀 수가 없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2-18 13:17   좋아요 2 | URL
동감입니다.

은오 2023-12-19 07:29   좋아요 1 | URL
동감입니다.

미미 2023-12-18 12: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 사이 약혼을 하신 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
저 요즘 눈이 아파서 북플 자제 중인데 하...너무 재밌네요ㅋㅋ
시험기간은 안중에도 없는 은바오의 영역표시라니!
그리고 이 책 900쪽이 넘어서 아무래도 저는 못 읽을 것 같지만 궁금하네요.

은오 2023-12-18 12:0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영역표시는 중요합니다!! 제가 없는 사이에 누가 또 잠자냥님한테 반해서 고백할 수도 있기 때문에....(예: 녹색광선 대표님)

잠자냥 2023-12-18 12:47   좋아요 1 | URL
2093년 결혼식에 미미 님 꼭 오세요…. 축의금은 흙가루입니다! 관짝에 뿌리시고 밥 드시고 가세요!

공쟝쟝 2023-12-18 13: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나 이거 언제 올라오나 기다렸잖아요. 잘 읽었고요. (얼마전에 사도마조히즘 부지런히 장바구니 담던 사람ㅋㅋ)
시작은 동물성애 끝은 주먹성교. 일단 프사부터 포스트휴먼 두분의 사랑이 종과 성과 세대와 이런거 다 넘나드는 새로운 문화인류학의 지평을 ㅋㅋㅋ 댓글로 열고 계신 거 같아서 지켜볼 때 마다 재미납니다.. 세상에는 주먹 섹스도 있는 데, 댓글로 하는 건 왜 없겠는 가. (근데 저는 몸 없는 거 갠적으로 안 좋아함ㅋㅋㅋ)

여하튼 여성/남성도 해체하는 마당에 성기중심의 섹스도, 성애도, 섹슈얼리티도 해체 못할 것은 또 무어란 말입니까. 그게 페미니스트들이 원하는 성적억압을 철폐하는 급진적인 또 하나의 방식이 된다는 것도 이해는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현실에서. 섹스=자본 이라는 입장입니다. (안 읽었지만 에바 일루즈 체크해둠) 푸코가 하고 싶어했던 말도 그 말(거칠게 섹스를 여남 성기결합으로만 생각하지말자는ㅋㅋㅋ?) 이었다는 걸 개략 알겠는 데... 다양한 성적 실천을 독려(?)하는 푸코한테는 제가 계속 말 하고 싶었거든요. 너는 일단은 남-남 이잖아!! 물론 콜미바이유어네임 보니까 남자들끼리도 근육량 차이로 살해될 수(?)있겠드라ㅋㅋ

근데 게일 루빈 성림은........... 그래요..... 여자 푸코(언니 미안)인 걸로.... ㅋㅋㅋ 필요했다 했어...!

아주 초창기 페미니즘 공부할 때 제 질문은 이랬습니다. 아직은 도달하지 못한 해방(?)을 상정해두고 그걸 가지고 와서 현실을 염려하며 비판 하는 것에 대한 께름칙 함. (혜화역 시위에 대한 본질주의 운운) 나는 여기에 대한 여성주의자들의 입장이 궁금했던 적이 있는 데, 여하튼 페미니즘을 공부할 수록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내 위치에서 나를 보는 훈련이라는 지점에서 페미니즘 공부 너무 유효하고요, 다만 정말로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이야 말로... 어떤 하나로 동질화 될 수가 없다..는 걸 페미니즘 역사가 말해줌... 하여튼 게일 러빈 멋지네요. 다 읽은 잠자냥의 비위도 멋지다!!!.

마지막. 1장 <여성-거래> 부분 관심있어서 일탈 읽으려고 했었는 데 너무 비싸서. 일단은 잠자냥님의 이 평을 꼼꼼 읽은 걸로 만족하겠습니다 ㅋㅋ 정말 잠자냥님 정리는 끝내주네요. 정리 잘하는 자냥 (정자냥)으로 합시다.

잠자냥 2023-12-18 14:36   좋아요 3 | URL
댓글로 문화인류학 지평의 신세계를 열고 있는 은바오와 잠자냥 ㅋㅋㅋㅋㅋ
게일 루빈 성님 ㅋㅋㅋㅋ 여자 푸코 인정 ㅋㅋㅋㅋㅋ 거기에 s/m 장착까지 ㅋㅋㅋ
그나저나 “내 위치에서 나를 보는 훈련” 이게 또 게일 루빈이 한 작업 아닐까 싶네요.
<여성-거래> 부분만큼은 도서관 등을 이용해서라도 꼭 읽어보세요. 아주 재미납니다….

근데 정자냥은 좀 싫다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12-18 16:01   좋아요 2 | URL
‘정‘자냥이 뭐 어때서요. 정리정 바를 정자냥! 이라고 써봤자 edps는 다른 생각할 것 같아서. 취소하고! 어쨌든 은바오는 주은오가 되었고. 잠자냥은 잠.자냥인 것으로. ㅋㅋㅋㅋㅋ

저는 s/m 이야 말로 후기 구조주의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문제(뻥ㅋㅋㅋ)라고 생각합니다!! ㅋㅋㅋ

잠자냥 2023-12-18 16:49   좋아요 2 | URL
진짜 같은데…. 집에 가죽 채찍 몇 개냥?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12-18 17:15   좋아요 2 | URL
그걸 그렇게 채찍으로 해석하지 말고 철학적으로 해석해 주시겠습니까? 사도마조히즘으로.(뭐가 다르냐ㅋㅋㅋㅋㅋㅋㅋ) 후... 내가 뭘 바래... edps 주먹성애자(메롱)에게 🤦‍♀️🤦‍♀️ 절레절레.
억압-해방가설이 아니라. 왜 ‘차라리 지배 받고자 하는 가?(자발적 종속?)‘에 대한 분석이라 생각한다는 말입니다. s-m!!!
이래봤자 나는 주먹성애고양이에게 가죽채찍 있는 사람처럼 프레이밍이 되버리고. 🦹‍♀️🦹‍♀️🕯️🕯️ 채찍은 안보이고 초가 보이네요...... (/..)


건수하 2023-12-18 13: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의 다양성 웬만하면 다 인정해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동물 성애와 소아 성애는 꺼림직한데
동물성애 아직 읽지도 않았는데 이미 마음으론 수용하고 있는 걸 보면.. ㅠㅠ
파이어스톤이 어린이의 개념을 없애야 한다- 라고 얘기했던 것과 연결이 되겠네요.

주먹섹스요... 주먹.. 주먹을.. 아니 주먹으로... 응...? ㅠㅠ


그나저나 은오님 어쩔... 헤어나올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는듯...

잠자냥 2023-12-18 14:38   좋아요 2 | URL
동물성애는 읽지도 않고 수용 ㅋㅋㅋㅋ 수하 님 아직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다 안 읽으셨죠? 거기서도 짧게 요약해서 나오기는 합니다…. ㅋㅋㅋ
주먹 상상 금지. 근데 저야말로 한동안 주먹질 이런 단어만 봐도…..

건수하 2023-12-18 15:16   좋아요 2 | URL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부록만 읽었습니다. 북토크 생각하면 얼른 읽어야...

공쟝쟝 2023-12-18 15:54   좋아요 3 | URL
저는 다 읽었어요. 자랑~. 얼마 전에 <밀양> 입수해서 피해자의 오만~도 읽고... 어제는 <완전한 영혼>도 소설은 안 읽고 희진 샘꺼만 읽었음. (남의 댓글에 딴소리하기.) 소세지 잠자냥님...!!! 정찬 소설의 희진 샘 해제 읽으셨겠지만, 꼭 읽고 더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희진 샘의 글쓰기론 압축이더라고요~!)

다양성 수하님. 수하님의 댓글에 잠자냥님한테 말 건거 좀 죄송해서. 정희진의 글쓰기 5권 157페이지 <다양성이라는 세련된 탈정치>라는 글이 있습니다. (이게 뭐여ㅋㅋㅋ 돌려깐 거 아닙니다. 믿어주세욬ㅋㅋㅋ 아닠ㅋㅋ 그냥 다양성이라는 말에 그 글이 생각이 나서욬ㅋㅋㅋ)

건수하 2023-12-18 16:30   좋아요 2 | URL
죄송할 건 없구요 ㅋㅋ

그 5권 읽고 매우 찔린다고 글 썼던 적이 아마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성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ㅎ

공쟝쟝 2023-12-18 16:44   좋아요 3 | URL
맞아요!ㅋㅋ 다양성은 현실이죠. 진짜로 세상과 사람들은 다양하닝께ㅋㅋ
그러게요 남 댓글에 딴 소리 하루이틀도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죄송했으까 ㅋㅋㅋㅋㅋ
왜냐면 수하님은 다페도 다 못 읽었는 데 나는 읽었다고 자랑했기 때문이다!! ㅋㅋ

건수하 2023-12-18 17:00   좋아요 2 | URL
이럴수가... 자랑쟁이... 전 곧 <여전히 미쳐있는> 다 읽었다고 자랑할거예요! (혹할 것 같지 않지만)

아까 읽은 부분이 희진샘 5권에 나오는 부분과 좀 맥락이 닿을 것 같은데.

그녀는 ... 자유로워져야 할 필요성이나 어느 한쪽 편을 들어야 한다는 위협적인 협박을 거부하고 싶은 필요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고의적인 회피에는 그 자체의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결국은 우리가 ‘평생 학습‘이라고 부르는 과정을 받아들인다.

- <여전히 미쳐있는> p. 452

제가 맥락이 닿는다고 했던 건 ‘고의적인 회피의 제약‘ 부분이고요. ‘평생 학습‘ 에 대한 내용도 좋아서 아래 더 옮깁니다.

˝똑같은 깨달음을 체험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에서 오는 기쁨, 똑같은 주석을 달고, 똑같은 연구 주제로 되돌아가고, 똑같은 정서적 진실을 다시 배우고, 똑같은 책을 거듭해서 쓰고 있다는 인식에서 오는 기쁨이 있다. 그 사람이 어리석거나 고집스럽거나 변화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식으로 같은 일을 거듭 반복하는 것이 삶의 내용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공쟝쟝 2023-12-18 17:29   좋아요 1 | URL
어. 수하님 제가 이 댓글의 맥락을 파악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우리가 맥락을 파악 안/못하고 댓글 놀이하면서 똑똑해진 적이 한 두 번이 아니기 땜시. 약속드릴게요. 수하님이 감응하신 그 부분(무슨 내용인지 저는 이해하지 못한)을 읽고 꼭 뭐든 쓰겠습니다! 그러나 여미처를 언제 읽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일하다 말고 딴짓하는 공쟝쟝 올림 (저는 월루가 아니라 자영업자라서 이러면 업무시간이 길어진다다 ㅜㅜ) -

건수하 2023-12-18 18:08   좋아요 1 | URL
어느 한쪽 편을 들어야 한다는 (위협적인 협박) 이라기보단 입장을 정해야 하는 상황-을 거부하고 싶은 필요성

때문에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쉽게 말할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해서 얘기한 거였습니다 :)
그건 쉬운 길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고의적인 회피에는 제약이 있다. 그러므로 계속 공부해야 한다-

이런 생각의 흐름이었습니다 :)

공쟝쟝 2023-12-18 18:27   좋아요 2 | URL
수하님. (주먹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왤케 멋있어요? 왜죠? 왜 ........ 왜 ... 저 이해됐어요... ㅜㅜ
아니요. 저는 생각이 정말 많이 바뀌어서... 인식하고자 하는 의지 자체에 대해서 훌륭하다 생각합니다. 입장을 정하는 자세 보다는 이해하고자, 알고자 하는 것이 훨씬 훨씬 더 중요하고 훌륭해요. 특히 요즘 같은 가짜뉴스 판치고, 정보 습득하기 쉬워 문제되는 세계에서는.. 입장을 정하는 것 역시 어떤 것을 모르고저 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입장도 그런 맥락에서요. 일단은 모르는 채로 존중하고 더 알아가고자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렇게 써봤자 제가 편협한 읽기를 하긴 합니다만ㅜ)
수하님 아.. 너무 좋은 말이다. 간직할게요!

건수하 2023-12-18 20:37   좋아요 3 | URL
(주먹으로 입을….. 🤣)

잠자냥 2023-12-18 21:10   좋아요 3 | URL
주먹 입틀막 금지

은하수 2023-12-18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주필리아도 주먹.... 그거도 다 싫고... 받아들이기 힘들고... 으...윽......
다양성을 존중은 하겠습니다.

섹슈얼리티의 완전 해방과 무관하게 <낙인>에 대한 글은 기억해 두고 싶어요.
<빈곤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읽고 있는데 거기도 낙인에 대한 글이 잠깐 나오거든요.
˝때로 우리는 사회적 계급 차이 같은 말하자면 다른 차이에 바탕을 둔 적대감을 합리화한다.˝는 문장이 특히 눈에 들어와요!!!
가난한 아이들에게 씌워진 낙인에 대해 ... 그 글 읽으며 좀 속상했거든요.

잠자냥 2023-12-18 18:49   좋아요 0 | URL
저도 어빙 고프먼 <낙인>을 이제 읽어야겠구나 싶어지더군요.

햇살과함께 2023-12-18 1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 댓글 다 너무 똑똑한 언니들!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너무 좋네요 ㅎㅎ

독서괭 2023-12-20 1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100자평 쓰신 거 보고 설마 이 책도 누워서 읽으셨을까 생각했는데 진짜 누워서 읽다니.. 대단...
주먹성교............ 뭘까요 그게. 위에 댓글에 주먹 입틀막 보고 빵 터지고요 ㅋㅋ
˝올해 초반은 주필리아의 존재를, 올해 후반은 주먹성교자들의 존재를 알게 된 아주 알찬.... 한 해였다.....˝
에서 빵 터지고요 ㅋㅋㅋㅋ
저는 게일 루빈이 남자인 줄 알았어요. 이름도 중성적인 느낌이지만, 소아성애 옹호라는 말까지 듣는 파격적인 책은 당연히 남자가 썼겠지 하는 편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퀴어 이론 산책하기>에도 여러번 언급되었던 책인데... 두께 보고 읽을 생각 1도 없었지만 잠자냥님 리뷰 보니 흥미가 생김과 동시에 읽기 싫어지는군요.... ㅋㅋㅋ 이런 두껍고 힘든 책을 꼼꼼히 읽고 정리해주신 잠자냥님 만쉐!!!

잠자냥 2023-12-20 14:18   좋아요 2 | URL
한 4~5일 누워 읽었는데, 좀 앉아볼까 생각이 드는 순간이 오긴 오더라고요. ㅋㅋㅋㅋ 그래도 전기장판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누워서 읽는데 그때마다 3호 눈동자가 까매짐 ㅋㅋㅋㅋㅋ
게일 루빈 이름도 약간 남자 같기는하죠? 전 이 책 읽다가 사진 찾아볼까 하다가 관뒀어요. 휴, 그러지 말아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9장만 넘어가고;; 한번 읽어보세요. 괭님은 LGBT 관심분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