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정리 글. 새해 연휴가 끝나기 전에 부랴부랴 올려본다. 올해 140권쯤 읽었다. 2020년 상반기에 좋았던 책은 따로 골랐기에, 7월 이후 하반기에 읽은 책들 중 좋았던 책을 골라봤다. 남들은 한 해 동안 좋은 책 고르는데, 나는 이렇게 상/하반기로 나누는 까닭은, 좋은 책 고르기 참 어려운 일이라서, 이런 꼼수를 쓴다는 ㅋ

소설


1. 레몽 크노, <문체 연습>
이 책을 소설에 올려야 할지, 비소설로 분류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소설에 넣기로. 대단한 책이다. 한 가지 사건을 99가지 문체로 변주한 그 아이디어와 재치, 기지에 책을 읽는 내내 감탄하느라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어떤 글에서는 박장대소, 어떤 글에서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또 글로 풀어냈을까 경탄했다. 전설이 되고도 남을 작품이랄까. 레몽 크노는 천재다. 게다가 이 책은 옮긴이에게도 박수를 쳐주고 싶어진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불어를 의역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보이는데 그렇게 의역을 하더라도 레몽 크노의 의도를 살려준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소설을 시간 때우기 용 읽을거리로 생각하는 독자가 아니라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2. 마거릿 애트우드, <증언들>
사실, <시녀이야기> 이후 또 할 이야기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그만큼 잘 쓸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 그러나! 전작을 뛰어넘는 후속작이 여기 있다. 이 책을 집어드는 순간 이 기막힌 스토리에 누구라도 마지막 페이지를 보지 않고서는 책을 덮을 수 없을 것이다. 놀랍도록 잘 짜인 이야기. 이혼이 범죄이고, 낙태도 범죄이며, 출산의 역할을 다하지 않은 여자의 몸은 낭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존재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소름끼치는 문제작.



3. 시어도어 드라이저, <시스터 캐리>
가진 것 없는 18살 아가씨 캐리가 고향을 떠나 도시인 시카고에 터전을 잡으면서 벌어지는 일들. 허영과 욕망 환상에 사로잡힌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그리며 19세기 미국 사회의 초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600쪽을 이틀 만에 해치울 만큼 흥미진진한 작품. <시스터 캐리>가 처음 출간된 1900년 무렵, 이 작품은 ‘부도덕’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온갖 비난에 시달렸다고 한다. 캐리가 정말 도덕적이지 않은 인물인지, 자기의 욕망을 이루고자 가차 없이 사람을(남자들을) 이용하는 팜므파탈이자, 타락의 여신으로 그려지는지 궁금증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캐리 인생이 예상 밖으로 흐르는 점이 신선하다.



4. 엔도 슈사쿠, <바보>
 이런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어? 이 무슨 동화 같은 이야기인가  코웃음을 치다가도 바보 같은 이 남자, 인간의 나약함과 모자람에 한없는 연민의 마음을 품고 그 못난 인간을 끝까지 믿어보고자 애를 쓰는 이 바보 가스통의 이야기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남들이 다 무시할 만큼 어리숙한 인간, 그럼에도 그 약함을 짊어지고 열심히 제 나름대로의 삶을 아름답게 꾸려가려는 가스통의 모습에 마음이 흔들린다. 그러다가 끝내 이 가스통의 모습이 신이 인간에게 품는 마음과 같다면, 신의 아들 예수가 인간을 향해 품은 마음과 같다면 신이라는 존재는 한번쯤 조용히 믿어 봐도 괜찮은 그런 존재가 아닐까 내 마음속에도 희미한 믿음 같은 게 싹트기도 한다. 엔도 슈사쿠의 문학의 힘은 늘 이처럼 조용조용 속삭이는데도 깊고 강렬하다.



5. 조이스 캐롤 오츠, <인형의 주인>
의외로 좀 조용히 묻힌 감이 있어서 안타까운 책. 일단 실린 단편들이 무지하게 재미나다. 스멀스멀 섬뜩한 공포 분위기 조성도 탁월.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 그 어떤 유령이나 귀신, 환상이 빚어낸 공포보다도 더 끔찍하고 무서운 것은 바로 ‘인간‘임을, 나약한 인간 속에 깃든 비뚤어진 정신과 욕망임을 섬뜩하게 보여준다. 총기 사고, 사이코패스, 인종차별, 가정해체 등등 현대 미국 사회의 끔찍한 초상이자 이 세계의 초상을 보여주는 수작.



6. 존 스타인벡, <붉은 망아지/불만의 겨울>
존 스타인벡 소설 오랜만에 읽었는데, 역시, 그 마초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쉽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자연에서 성장하는 소년 조디의 이야기 <붉은 망아지>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도덕적으로 타락해 가는 한 남자를 그린 <불만의 겨울> 두 편이 실려 있다. <불만의 겨울> 읽는 내내 화자인 이선에게 삐딱한 감정이 드는데, 그의 위선과 이중적 태도를 그가 가장 우습게 봤던 딸이 꿰뚫어 보고 있다는 게 통쾌하다. 첫 번째 작품 ‘붉은 망아지’가 조금 더 좋았다.



7. 글로리아 네일러, <브루스터플레이스의 여자들>
책 읽었을 때 리뷰 써서 좀 알렸어야 했을 작품. 1960년대 미국 북부 도시의 빈민가 ‘브루스터플레이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다양한 이유로 이 낡은 아파트에 살게 된 일곱 명의 흑인 여성들 삶을 다루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20대에서 60대,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 어머니와 딸,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등으로 다양하며, 그들을 중심으로 성차별, 인종차별 문제를 날카롭게 제시한다. 그중 차별 받는 이들 사이에서조차 소외되는 레즈비언 커플 이야기는 진짜 말도 못할 정도로 절망적이다. 섣불리 희망을 말하지 않는 서늘한 시선이 돋보인다. 이 작가 책 더 읽고 싶은데 딱히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



8. 이언 매큐언, <스위트 투스>
1970년대 초 영국 보안정보국 MI5을 배경으로, 문학이 도구로 쓰였던, 부드러운 냉전 시대를 이야기한다.  단순한 첩보 스릴러 같지만, 결국에는 문학 창작에 관한, 그리고 회한 어린 사랑에 관한 이야기. 소설광이라고 부를 만한 세리나가 바로 그 문학에 대한 탐닉 때문에 보안요원이 되고, 또 그로 인해 평생의 사랑이나 마찬가지인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세리나와 톰은 사랑에 빠지면서 서로 소소한 견해 차이는 있지만 늘 문학과 관련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이 작가가 좋아, 저 작가가 더 좋아, 이 작품 읽어 봤어?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독서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충동에 시달릴 것이다. 이 책 읽는 사람들은 마지막 문장을 읽는 순간 절로 감탄하면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될 걸?   



9. 옌렌커, <레닌의 키스>
인민공사라는 거스를 수 없는 국가 체제를 벗어나려는 어느 마을과 ‘레닌’이라는,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아주 상징적인 인물을 중심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혁명과 자본을 동시에 비판한 한편의 희비극적 우화. 독특한 형식도 흥미롭고, 의외로(?) 700쪽이 넘은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그러면서도 읽다 보면 아주 날카로운 비판에 통쾌함도 느껴진다. 중국 문학 딱히 안 좋아하는 나조차도 옌렌커의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게 만든 작품이랄까.



10. 올가 토카르추크,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진짜 색다른 스릴러. 스릴러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전혀 스릴러 같지 않다, 그런데 스릴러이긴 한 매우 독특한 작품. 전통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그 결이 사뭇 다르다. 뛰어난 탐정이나 수사관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살해당한 이들의 공통점은 누가 봐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런 데다가 주인공 노년 여성은 점성학에 빠져서 무슨 말만 하면 별자리 운운, 점성학을 들이대며 헛소리 같은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는다. 그럼에도 낯선 전개 속에서 자연과 인간,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소외된 이들의 연대를 노래한다. 아주 재미있지는 않은데 읽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비소설



1. 김지은, <김지은입니다-안희정 성폭력 고발 554일간의 기록>
내게는 비소설 부문 올해의 책이다. 알라딘 올해의 책으로 꼽히기도 했음. 거기에 나도 일조했다. 투표 기간 동안 매일 들어가서 오직 이 책에만 투표했다. 그만큼 이 책이 올해의 책에 선정되길 간절히 바랐다. 왜? 안희정, 박원순 같은 권력형 성범죄자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그런 이들을 맹목적으로(또는 자기 이익 때문에) 쉴드 쳐주는 인간들이 큰소리치는 꼴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수많은 여성들이 여러 권 책을 사서 주변에 나눔을 했는지 그 마음을 너무 잘 알게 된다. 나 또한 이 책을 여러 사람에게 읽히고 싶다. 특히 진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민주당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에게 2차 가해 급급한 이들에게.



2. 데릭 젠슨, <문명과 혐오>,

자본과 성장을 기반으로 한 인류 문명 자체가 파괴와 착취, 혐오를 바탕으로 성장했음을 수많은 사례를 들어 조목조목 분석한다. 저자는 ‘가장 덜 세련된 사람들만이 혐오를 그대로’ 드러낼 뿐 대부분의 경우 ‘자기이익, 전통, 경제, 옛날 종교’와 자신의 혐오를 뒤섞어버린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어떤 형태의 혐오는 우리에게 잘 보이지 않는지, 안 보이는 형태의 혐오는 얼마나 많은지 질문한다. 다양성은 ‘사는 것처럼 사는 삶’이라는 말, 하나의 대상에서 개개인이 개성과 인격을 갖춘 한 사람으로, 생산 도구가 아닌 생명을 지닌 존재로,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면 지구에 혐오는 더 이상 뿌리 내릴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은 인류 모두가 곰곰 생각해 봐야할 듯.



3. 미셸 투르니에, 에두아르 부바, <뒷모습>
50장이 넘는 이 빼어난 사진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에두아르 부바가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인간의 뒷모습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그런 순간이나 피사체를 담고자 애써왔음을 절로 알 수 있다. 이 아름다운 사진에 시(時)와 같은 글귀를 덧붙인 미셸 투르니에는 ‘뒤쪽이 진실이다’라는 선언을 통해 뒷모습을 예찬한다. 투르니에는 이렇게 말한다.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너그럽고, 솔직하고 용기 있는 한 사람이 내게로 오는 것을 보고 난 뒤에 그가 돌아서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것이 겉모습에 불과했음을 얼마나 여러 번 깨달았던가. 돌아선 그의 등이 그의 인색함, 이중성, 비열함을 역력히 말해주고 있다. (....) 뒤쪽은 진실이다.’ 이 책은 50 여개의 에두아르 부바의 사진을 통해 바로 그 등 뒤의 진실을 탐색한다.



4.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끈이론>
‘끈이론’이라는 제목보다 ‘강박적이고 우울한 사람을 끌어당기는 가장 고독한 경기, 테니스’라는 부제가 더 매력적이다. 테니스 좋아하고 테니스를 잘 했던 사람이 쓴 애정 넘치는 테니스 에세이. 특히 마지막에 실린 ‘살과 빛의 몸을 입은 페더러’는 작가 자신이 얼마나 테니스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의 장점과 특징을 잘 알고 있는지, 또 그리고 그걸 언어로 표현하는 뛰어난 재주를 지니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페더러에 관한 에세이는 테니스 에세이 고전 중 고전에 속하지 않을까. 테니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척 즐겁게 읽을 수 있을 책.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테니스 한번 배워볼까 싶어지게 만드는 책.



5. 마사 C. 누스바움, <타인에 대한 연민>
사람들은 불확실한 삶 앞에서 쉽사리 두려움이란 감정에 잠식당한다. 이러한 두려움은 종종 타인(기득권 또는 소수 집단)에 대한 혐오, 분노, 비난과 뒤섞인다. 마사 누스바움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 철학자들의 사상과 현대 심리학자들의 언어를 빌려 두려움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또 그 두려움이 어떻게 혐오와 분노라는 나쁜 감정으로 번져 가는지, 냉철하게 진단한다. 혐오의 원인을 두려움에서 찾는 시선이 신선하다. 두려움, 분노, 혐오로 발생하는 사회 문제와 그 해결법으로 제시하는 사랑까지, 혐오 문제를 감정에 초점을 두고 철학적으로 접근, 설득력 있게 풀어나간다. 이해와 공감하기 쉬운 내용들. 마사 누스바움에 처음 다가가는 이들에게 알맞은 책.



6. 비 윌슨, <식사에 대한 생각>, 어크로스
음식의 양은 많아졌는데 전 세계 사람들은 비만, 당뇨, 심장병 같은 성인병으로 지구 곳곳에서 죽어가고 있다. 풍요 속의 빈곤이다. 저자는 잡식동물인 인간의 식사가 이토록 망가진 원인을 조목조목 파헤친다. 음식은 넘쳐나는데 정작 허기진 오늘날 식문화를 되돌아보면서 ‘자신만의 달콤하고 푸른 잔디’를 찾아내는 법까지 명민하게 제시한다. 그저 먹고 마시는 식문화를 돌아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풍요 속의 빈곤인 현대인의 삶도 돌아보게 되는 점이 신선하다.



7. <내 이름은 말랑/샤이엔 나는 트랜스젠더입니다>
이 책들은 두 권을 하나로 묶어서 추천한다. 각각 남성에서 여성으로,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한 이들의 이야기를 무겁고 어둡지 않게, 핵심 정보는 쏙쏙 들어오게 잘 담고 있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는 성전환이나 성소수자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내가 몰랐거나 오해한 부분을 수정할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트랜스젠더 및 성소수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조금은 바꿀 수 있기를. 이 책을 보면 이 지구에 얼마나 다양한 성정체성과 성지향성이 존재하는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말랑, 샤이엔 이 두 권은 중고등학교마다 구비해 둬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8. 나쓰메 소세키, <나쓰메 소세키 서한집>
나쓰세 소세키 팬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이 책은 ‘청년 시절-영국 유학 시절-도쿄대 교수 시절-아사히 신문사 시절-만년’으로 세분화된다. 청년 시절에는 그의 가장 가까운 벗이었던 하이쿠 시인 마사오카 시키에게 보낸 편지가 주를 이루고, 영국 유학 시절에는 아내나 장인 등 가족에게 보낸 편지가 자주 보인다. 친구나 문하생 및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한없이 다정하고 좋은 스승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소세키가 문하생이나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읽다 보면 그 따스한 위로와 격려에 나도 모르게 힘을 얻는다. 인간 소세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자료.



9.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마니에르 드 부아르>
국내에서 드물게 볼 만한 신문이라고 생각해서 오랫동안 정기 구독했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서 올해부터 문화/인문/사회를 아우르는 계간지를 발간했다. ‘사유하는 방식’이란 뜻의 <마니에르 드 부아르>는 현대사회 주요 이슈부터 역사, 위대한 사상가들의 생애, 목소리, 작품들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생생한 사유의 장을 만날 수 있다. 첫 호 ‘예술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저자가 무려 에릭 홉스봄, 피에르 부르디외, 자크 랑시에르 등등 난리도 아니다. 다가오는 1월에 나올 겨울호는 주제가 ‘문학’이라 더 기대된다.



10. 오드리 로드, <블랙 유니콘>
흑인이자 레즈비언이며 페미니스트인 오드리 로드. 로드의 시가 아름다운 이유는 황량하고 거친 사막과 같은 흑인 여성의 삶이 진솔하게 그려지면서도 그저 그 고통을 울부짖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흑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당당히 마주하고, 그 삶이 평화롭고 윤택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끊임없이 소망한다는 점에 있다. 폭력과 억압 아래 수없이 상처받고 한때는 자기 자신을 미워하기도 했지만 그런 자신을 껴안고 보듬고 나아가 다른 이들까지 끌어안을 수 있음을 시로써 증명한 기록이 바로 <블랙 유니콘>이다. 이런 로드의 시는 ‘눈물을 떨어뜨릴 땅’조차 없던 여성들에게 한줄기 아름다운 위로이자 연대를 위한 뜨거운 외침으로 다가온다.




올해의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빅토리아 토카레마, <티끌 같은 나>
나는 이 한 권으로 빅토리아 토카레바의 열렬한 팬이 되었으며 러시아 문학을 더더더 사랑하게 되었다. 러시아 문학이여 영원하라~!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4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부만두 2021-01-02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이 한 권도 없는데 사둔 책은 몇 권 있어서 격려가 됩니다(????) 올해도 좋은 독서로 이끌어주세요! 노안을 비비며 따라가 볼랍니다.

잠자냥 2021-01-02 10:35   좋아요 1 | URL
하하하, 사둔 책에 있다니 기분이 좋네요. 읽어보시고 평도 남겨주세요. 2020년 막판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읽느라 참 고생하셨어요. ㅎㅎㅎㅎ 마거릿 미첼... 으이그, 으이그, 이 여자여.

페넬로페 2021-01-02 1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의 파워블로거님들이 올리시는
여러가지 좋은 책들이 많지만~~
아무리 좋다하셔도
그것이 제 취향이 아니면 절대 손이 안가거든요 ㅎㅎ
잠자냥님께서 올려주신 위의 책들은
다 읽고싶어요~~
왠지 제가 읽고 감동받을 수 있을것 같아요^^
그리고 항상 제가 덧붙이는 말을 해야하네요^^
언젠가는 꼭 읽겠습니다**

잠자냥 2021-01-02 11:06   좋아요 2 | URL
아니, 새해부터 이렇게 기분 좋은 말씀을 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ㅎㅎㅎ
제가 소개한 책들을 다 읽고 싶어진다는 말만큼 듣기 좋은 칭찬도 없을 거예요. 흐흣.
페넬로페 님이 읽고 싶다고 찜하신 책들 언젠가 꼭 읽어보세요~

coolcat329 2021-01-0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은 한 권도 없지만 정말 다 읽고 싶어지네요. 소설 7번은 저도 갖고 있는데 이 마저도 기쁩니다.
잠자냥님~~글 감사합니다 🙂

잠자냥 2021-01-02 11:59   좋아요 1 | URL
ㅎㅎ 7번 갖고 계세요?! 그것부터 읽어보세요. 일단 재미있어서 금방 읽으실 거예요. 물론 좀 심적으로 힘겨운 부분도 있지만요.
항상 저의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앤드 2021-01-02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은책은 이렇게 정리하는거 자체가 저한테는 대단해보이세요.
몇몇권에 눈이 가서 올해 읽을책 목록에 포함시켰습니다.

잠자냥 2021-01-02 12:20   좋아요 1 | URL
책을 많이 읽다 보니, 머리에서 내용도 쉽게 날아가는데, 이렇게 정리해 놓으면 저 스스로 오랫동안 기억하게 되더라고요. 리뷰 쓴 책은 더 그렇고요.
앤드 님 독서 리스트에 제가 추천한 책이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다락방 2021-01-02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제 장바구니나 보관함을 보면서 그리고 책장의 책들을 보면서 가끔 ‘이거 왜 샀지?‘, ‘이거 왜 여기 담겨있지?‘ 의문을 갖곤 했는데, 잠자냥 님의 이 페이퍼를 보니 아... 한꺼번에 이해되고 있네요. 잠자냥 님 글들 때문이었어요. ㅎㅎ

저는 잠자냥 님의 이 페이퍼랑 몇 권 겹치네요. 히히. 겹치는 거 쫌 씐나요. 티끌같은 나, 문명과 혐오, 김지은입니다 겹쳐요. 물론 아직 안읽었지만 제가 이미 사둔 책도 여기에 몇 권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년에도 열심히 읽고 써주세요. 내년 연말에는 잠자냥 님의 결산 페이퍼를 읽고 어머, 다 제가 읽은 책들이네요?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하하.
해피 뉴 이어!!

잠자냥 2021-01-02 15:2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다락방 님을 제가 좀 낚은 겁니까? 부디 그 낚인 책들이 다락방 님 눈과 마음에도 쏙 드는 그런 책이 되길 바랍니다~

다락방 님도 내년에도 열심히 읽고 또 써주세요~ 락방 님도 해피 뉴 이어!

Falstaff 2021-01-02 15: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로리아 네일러는 심지어 죽었어요. ㅠㅠ
끈이론....하면 팬티 잡아떼는... 2021년 파리오픈은 꼭 옐레나 오스타펜코가 우승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확률은 거의 제로)
공 칠 때 내뱉는 신기한 기합소리가 넘 예뻐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1-02 16:1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안타깝습니다.
나달 팬티 끄집어내는 솜씨는 명불허전이죠. ㅋㅋㅋㅋ 오스타펜코는 2917년에 우승할 때만 하더라도 그랜드슬램은 그냥 다 씹어먹을 거 같더니 그 뒤로 걍 그렇네요. ㅎㅎ

난티나무 2021-01-02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 네 권, 사둔 책 두 권 있네요! <브루스터플레이스의 여자들> 저도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너무 슬퍼서 ㅠㅠ 아직도 떠올리면 가슴아파 합니다. 책 읽고 다른 책 찾아본 것도 같아요. 없더라고요.ㅠㅠ

잠자냥 2021-01-02 17:02   좋아요 1 | URL
<브루스터플레이싀 여자들>은 담담하게 재미나게 읽다가 갑자기 가슴이 아려오는... 흑. 그 장면은 정말이지 너무 멍했습니다. 휴..... 이 작가 책이 더 없다는 게 또 가슴 아프고요.

han22598 2021-01-03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감가는 책들이 많네요 ^^ 2021년에 차근차근 한번 읽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리뷰 감사해요. 최근에 테니스 배우면서 한참 재미를 느끼고 있는데 연결지어 알기된 “끈이론” 책 장바구니에 넣어두었었는데 여기서 만나니 반갑네요 ㅎㅎ

잠자냥 2021-01-03 20:10   좋아요 0 | URL
테니스 배우고 계시면 <끈이론>은 더 재미나게 공감해서 읽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