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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설 - 승정원일기 역사의 현장을 기록하다
한국고전번역원 승정원일기번역팀 지음 / 한국고전번역원 / 2013년 10월
평점 :
가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다 보면, 내가 그 책의 첫 독자일 때가 종종 있다.
이 책 역시 첫장에 주름조차 없는(주름이 없다는 것은 아무도 펼쳐본 적이 없다는 것) 새 책이었다.
전에 한국고전번역원에서 편찬한 같은 시리즈의 책, <충무공전서 이야기>와 <최고의 소리를 찾아서>를 재밌게 읽었었기 때문에 이 책 역시 큰 기대를 갖고 읽게 됐다.
이 책 <후설>은 승정원과 <승정원 일기>를 다루고 있는데, 승정원 일기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방대할 뿐만 아니라 아직 연구가 진행중인 까닭 때문인지, 이 책을 읽었음에도 뭔가 2% 부족한 듯한 아쉬움이 좀 남는다.
승정원 일기는 조선시대 왕명출납을 담당하던 승정원에서 국정과 관련된 일을 일기형태로 기록한 책이다. 임진왜란과 이괄의 난, 그리고 영조대와 고종대의 화재로 많은 부분이 소실되었지만 복구과정을 거쳐 현재 1623년부터 1910년까지 총 288년간의 기록이 남아있다고 한다. 무려 3,245책, 2억 4,300만 자로 조선왕조실록의 5배 분량이며, 역대 중국역사를 기록한 이십오사(3,996만자), 명실록(1,600만자)과도 비교가 안 된다. 단일 서종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양이라니.. 실로 어머어마한 것 같다. 더 놀라운 것은 아직 번역 중에 있다는 사실과, 이 속도로 모두 번역하려면 10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한국고전번역원 한문교육과정을 이수해서 번역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면.. 좋겠지? 한문 공부 좀 꾸준히 해둘 걸ㅠ
이 책에는 영조 대의 기록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아마 정조 대는 아직 작업이 이뤄지지 못한듯.
신하들이 왕에게 말대꾸는 기본, 꾸짓기도 하고, 무안을 주기도 하는 대화 내용이 많이 있었다.
상상 속 왕의 이미지와 실제는 많이 달랐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