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태맥산맥, 한강, 허수아비춤을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시대를 아파하는 유일한 작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간의 소설들에서 한국의 근현대사를 풀어냈다면, 신작 <정글만리>는 중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라고 하니 어떤 내용일지, 어떤 감동을 줄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읽은 한강의 마지막 권을 덮으며 조정래 선생님의 대하소설을 더이상 읽을 수 없을줄로 알았는데, 이렇게 신작이 나와 정말 좋습니다. 기대가 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정전의 상징, 비무장지대 설정의 전말> 中

 

".. 8일 열린 예비접촉에서 유엔군 측은 동양의 풍습에서 '황제와 승자의 자리'를 뜻하는 '남면(남쪽을 향해 앉는 것)'을 선점했다. 반격에 나선 공산군 측은 보드카와 맥주, 과일 캔디 등을 내놓았다. 승자의 아량을 베푸는 하사품을 의미했다. 숨은 뜻을 알아차린 유엔군 측 연락장교단이 거절했다. 이틀 뒤 공산군 측 지역인 개성에서 열린 1차 본회담에서는 더욱 유치한 신경전을 벌였다.

  양측은 예비회담에서 안전보장을 위해 유엔군 측 대표가 탈 지프에 백기를 게양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 합의대로 유엔군 측 지프가 백기를 달고 개성에 도착했다. 그러자 공산군 측 트럭 3대가 이 백기를 단 유엔군 측 지프를 개성 시내로 천천히 안내했다. 마치 '항복사절'을 연상시켰다. 이 뿐이 아니었다. ... 키가 작은 남일 등 공산군 측 대표들의 얼굴이 아주 높아 보였다. 공산군 측이 대표단 자리에 4인치나 낮은 의자를 놓았던 것이다. 유엔군 측이 항의하고 의자를 바꿨을 때는 이미 공산군 측 사진기자가 '높은 의자에 앉아 패자를 깔보는' 사진을 충분히 찍은 뒤였다."

 

최근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대표자의 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산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