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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 개역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 관련 책 중 단연 최고라는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작품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과 여행 중에 느끼는 인간의 심리를 이토록 세밀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글은 처음인 것 같다.
특히 공항에서, 비행기에서 사람들이 느끼게 되는 감정의 묘사는 정말...
좋은 글은 자신의 마음이 내는 소리를 귀담아 듣고, 그것에 집중하는데서부터 출발하는 것 같다.
왜 보통, 보통하는지 알겠네.
"결국 내 몸과 마음은 나의 목적지를 평가한다는 임무를 앞에 두고 자기들의 기질에 따라서 공모를 하게 되었다. 몸은 잠을 이루기 힘들어했고, 더위, 파리, 소화가 잘 되지 않는 호텔 식사에 대해서 불평했다. 마음은 불안, 권태, 자유롭게 떠돌어다니는 슬픔, 경제적인 걱정에 몰두했다."(32)
"아름다운 대상이나 물질적 효용으로부터 행복을 끌어내려면, 그 전에 우선 좀더 중요한 감정적 또는 심리적 요구들을 충족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 요구들 중에는 이해에 대한 요구, 사랑, 표현, 존경에 대한 요구가 있다. 따라서 중요한 인간관계 속에 흥건하게 고여 있는 몰이해와 원한이 갑자기 드러나면, 우리의 마음은 화려한 열대의 정원과 해변의 매혹적인 목조 오두막을 즐기려고 하지 않는다. 아니, 즐길 수가 없다."(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