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만화 강풀 순정만화 5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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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순정만화”를 읽고 난 후 내가 겪고 있는 증상들


하나. 엘리베이터에서 괜히 “조땐네”라고 말하고는 혼자서 키득키득 웃는다.

     (갑자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둘.  식구들을 귀찮게 한다.

      “아빠, 넥타이 어떻게 매?” > “남자친구나 먼저 만들어라.”

      “엄마, 북어국 어떻게 만들지?” > “너, 북어국 싫어하잖아.”

     (호응이 없을 경우 상처받을 것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셋.  인터넷 사용 후 처음으로 기상청에 들어가 봤다. ‘첫 눈이 언제 올까?’

     (우산을 자주 갖고 다니게 된다.)


 넷.  혼자서 잘 웃는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 진다.

     (대중교통 이용 시 요주의! 혼자 웃다 주위 사람과 눈 마주치면……. ^^;)


다섯. '순정(純情)'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해 본다.

     (옛 기억이 자꾸 떠오른다. ……. 보고 싶은 사람들이 새삼 더 궁금해진다.)



  강도영님의 순정만화를 만나고 나서 가을바람이 좀 덜 스산하게 느껴진다. 특히 <구원>편이 너무 좋다. 수영이 연우를 만나고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상처가 치유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부분. 마치 삭제됐던 장면들이 다시 편집되는 느낌이여서 수영이가 순간 느꼈을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흑백과 칼라를 대비시킨 연출도 수영의 변화를 생생히 묘사했다. “구원받은 느낌...”에 동감이다.

  너무나 따뜻한 만화, “순정만화”

  겨울이 빨리 오길 기대한다.


  마지막. 나의 다짐 > ‘혼자라도 꼭 캔 커피 두 개 사서 양쪽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지.’

         (맨 안쪽 걸로 달라고 해서 바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짜증나게 하지 말아야 한다.

          그냥  스스로 꺼낸다. 눈총 받을 것은 각오하자.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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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 어두운 골목 모퉁이를 막 돌자 뒷좌석에서 운전자를 부르는 다급한 소리가 들린다.

  “아저씨, 잠깐!”

  채희가 정민을 불렀지만 차는 이미 골목으로 들어선 참이다.

  “아! 모퉁이 돌지 말라니까. 나 내려야 된단 말이야.”

  “애가, 집 앞까지 데려다준다니까. 그러니까 집이 어디냐고?”

  정민이 채희를 다그치며 백미러로 채희를 본다. 순간 자동차 유리창 밖으로 서성대는 사람의 모습이 얼핏 지나간다. 고방장의 고개가 자연스럽게 형체를 따라 뒤로 돌아가자 정민의 시선도 채희에게서 유리창 너머의 그림자에게로 옮겨진다. 정민이 차를 세운다.

  “에이-씨~~, 모퉁이 돌지 말라고 했잖아.”

  채희가 인상을 잔뜩 구기며 정민을 쏘아보고는 차에서 내린다. 채희가 두어 발자국도 체 가기 전에 벌써 저쪽에서 채희를 알아보고는 달려온다.

  “리디아.”

  채희를 덥석 안고서는 여자가 한숨처럼 내뺃는 이름.  처음 듣는 아이의 다른 이름은 고반장에게도 정민에게도 그 여자의 옷차림만큼이나 낯설다. 잘 다녀진 정갈한 회색원피스에 머리 위로 씌어 진 같은 색깔의 두건. 아이를 안고 있는 여자는 수녀다.

  “됐어요. 돌아 왔으면 그걸로 됐어요. 어디 다친 데는 없죠?”

  그녀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아이를 여기저기 살피면서도 입가에는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

  “죄송합니다. 미리 연락을 드렸어야 했는데…….”

  정말로 고반장은 채희에게 여러 번 전화번호를 물어 봤었다. 하지만 채희는 굳게 입을 다문 체 도무지 말을 하지 않았다.

  고반장의 소리에 그녀가 그제야 그와 정민을 의식한다. 두 사람을 보는 그녀의 눈빛이 불안한 듯 흔들린다.

  “일산경찰서에 고형사입니다. 이쪽은 노정민 형사고요.”

  그가 인사하자 정민도 같이 고개를 숙인다. 정민은 이상하게 그녀를 똑바로 볼 수가 없다. 아마도 지은 죄가 많아서 그러겠거니 하고 혼자서 생각하고는 속으로 헛웃음을 삼킨다.

  두 사람의 소개를 받은 그녀의 눈이 놀라움으로 크게 커진다. 그녀는 채희를 살짝 비키듯 등 뒤로 가리고는 애써 짐작한 모습으로 두 사람을 따라 예를 갖춘다.

  “레지나 수녀입니다. 리디아를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차마 다 숨기지 못한 긴장감이 떨리는 목소리 사이로 새어 나온다.

  “저기…”

  “잠깐만요. 시간이 너무 늦어서 ……. 걱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고반장의 말문을 그녀가 막는다. 그러고는 고개를 뒤에 있는 채희에게 돌린다.

  “리디아. 마틴 신부님이 기다리세요. 먼저 집으로 가 있을래요? 나도 곧 갈게요.”

  그녀가 채희를 내려다보며 부탁한다. 분명히 부탁조지만 거절 할 수 없는 단호함이 있다. 채희는 금방 돌아서 가지 못하고 망설이며 슬쩍 고반장을 본다.

  “그러게 아까 사진 달라니까.”

  채희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지만 레지나는 분명히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귀가 의심스러웠다.

  “리디아.”

  그녀가 아까보다 더 낮은 목소리로 채희를 부르자 아이가 결국 돌아선다. 채희가 돌아서자 정민은 자신도 모르게 발이 아이 쪽으로 나간다. 

  “어…야?”

  그런 정민을 레지나가 막지만,  반대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채희의 고개는 돌아간다.

  “차 돌리지 말라니까.”

  정민과 눈이 마주치자 채희가 소리는 내지 않고 입만 벙긋댄다.

  “뭐라고?”

  정민이 채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큰 소리로 되묻자 레지나가 뒤를 돌아본다.

  “리디아, 제발.”

  아까와는 다른 너무나 슬픈 목소리. 분명 제발이라고 말했다. 잘 쓰지도 않는 그런 힘든 말을, 아이에게…….

  “바보.”

  채희가 정민에게 던지듯 한마디 하고는 고개를 숙이고 뛰어간다. 정민이 채희를 따라가려고 하자 레지나가 다시 막아선다.

  “안됩니다.”

  채희가 떠나자 그녀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해 버렸다. 목소리는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 한 듯 가볍게 떨리고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전혀 흩트려짐이 없었다.

  “무슨 오해가 있으시나 봅니다, 수녀님.”

  고반장은 해명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듣고 싶은 애기도 있었다. 그건 꼭 사건에 연관 된 일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아니요. 애기 안하셔도 됩니다. 리디아를 무사히 데려다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먼서 가보겠습니다.”

  레지나가 몸을 돌린다.

  “얼마 전에 잃어버린 딸아이의 개를 채희가 찾아줬습니다.”

  돌아가던 그녀의 발걸음이 멈춰 선다.

  “채희가 사진만 보고서도 정확히 알려줬습니다. 마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레지나가 천천히 고개를 들고서는 고반장과 정면으로 시선을 마주친다. 

  “채희……. 리디아가 이름을 말하던가요? 채희라고?”

  그녀는 아이가 개를 찾아 줬다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오히려 채희가 스스로 이름을 말 했다는 것에 더 놀라는 듯 했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리디아를 알고 계신다면 … 돌아가 주세요. 다시 말을 한 것도 이렇게 다니기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리디아는 그냥 아직… 그냥 아이일 뿐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일은 안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아시겠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보지 않은 것을 말하거나 알 수는 없죠? 그렇지 않습니까? 그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레지나가 다시 걸음을 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그녀가 제자리에 다시 서자 정민이 처음으로 레지나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보지 않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믿을 수도 없지 않냐?’ 하……. 수녀님이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네요. 그렇다면 그 옷, 입고 있으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정민과 레지나, 양쪽 모두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뜻밖의 대답에 정민의 눈동자가 먼저 움직인다.

  “믿는다는 것, 안다는 것이 먼저래서 이 옷을 입을 수도 있지만 믿고 싶어서, 알고 싶어서 입을 수도 있지요.”

  그녀가 말을 하면서 처음으로 두 사람을 향해 살짝 웃는다.

  “그래서였군요. 이제는 조금 알겠습니다. 채희가 이름을 말 한 이유. 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제가 실례했다면 용서해 주세요. 제가 아직 수도가 부족합니다. 밤길 조심해서 돌아가십시요.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레지나가 두 손을 모으고 두 사람에게 짧지만 깊이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 그녀가 간다. 아이가 사라졌던 언덕길로……. 길 끝에 보이는 빨간 색 십자가를 향해. 언덕위로 늘어진 그녀의 그림자가 차츰 짧아지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아무도 없는 언덕위로 뾰족이 솟은 십자가만이 두 사람의 시야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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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가을이다. 단 하루 차이로 활짝 열어 놓고 자던 모든 문이 다 닫혔다. 하루만에…….단 하루 만에 저녁바람은 후덥지근한 여름 열기를 몰아냈다.

  

  머리를 자르고 새로 산 귀걸이를 하고 좋은 공연에 지난 간 옛 노래를 들어도 자꾸 고개가 숙여진다. 아마도 내 마음은 알았나 보다. 이미 서늘해진 밤공기에 창문이 닫히기도 전, 가을이 온다는 걸.

  그래서 미리 허리까지 오르던 머리칼을 단발로 자르고 키 높이만큼 쌓인 CD들 속에서 아주 오래된 음반들을 다시 꺼내 방에 가져다 놓고 여름세일을 핑계로 짧은 치마며 액세서리들을 사게 만들었나 보다. 준비하라고. 가을이라고. 아플거라고. 하지만 좀 덜 아파보라고. 그렇게 무의식중에 스스로 보호색을 입혔건만 효과가 없다.

  ‘괜찮을거야. 매번 잘 넘겼으니까. 이번에도 …… 그래 이번에도 잘 넘어갈거야.’

  수도 없이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듯 주문을 외워보지만 자꾸 눈앞이 흐려진다. <Misty>처럼.

 

  휴~~~.

 

  아무래도 Ella를 그만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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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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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신께 두 걸음 다가서면, 신은 우리에게 달려오시지!" -83쪽

"간디께서는 '모든 종교는 진실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신을 사랑하고 싶을 뿐이에요." -94쪽

* 신 한 명-187쪽

"난 죽지 않아. 죽음을 거부할 거야. 이 악몽을 헤쳐나갈 거야. 아무리 큰 난관이라도 물리칠 거야. 지금까지 기적처럼 살아났어. 이제 기적을 당연한 일로 만들 테야. 매일 놀라운 일리 일어날 거야. 아무리 힘들어도 필요하다면 뭐든 할테야. 그래, 신이 나와 함께 하는 한 난 죽지 않아. 아멘." ...... 우리는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운다.-188 - 189쪽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 안 그래요?"-375쪽

"고독이 시작됐어요. 나는 신께 의지했죠. 난 살아났어요."-3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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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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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면을 가득 채운 노란 구명보트 안으로 빗줄기가 쏟아지고 잔뜩 웅크린 자세로 보트에 매달린 남자는 너무나 위태로워 보였지만 그래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추락한 비행기에서 목숨을 건졌으니 이보다 더한 행운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잠시 후 정지 된 듯했던 카메라가 남자를 화면 가운데에 두고는 서서히 뒤로 빠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난 그 어떤 영화보다도 더 무서운 공포를 장르가 드라마인 그 영화 -cast away- 에서 느꼈다. 빛 한 점 없는 망망대해에서 못 해도 수 십 미터는 됨직한 파도 위에 하늘의 작은 별처럼 반짝이는 구명보트. 만약 내가 그 구명보트의 생존자였다면 난 차라리 죽지 못한 것을 한탄했을 것이다.

  그런데 <파이 이야기>에서는 영화 -cast away- 와 비슷한 상황에서 하나가 더 더해진다. 뭐 혼자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상대를 알고 나면 차라리 톰 행크스가 부러울 것 같다.

  금빛 같은 옅은 황갈색바탕에 뚜렷한 검은 줄무늬, 몸길이는 약 2m 정도고 무게는 대략 200kg 정도. 이름은 리처드 파커, 종은……. 벵골 호랑이이다. 만약 내가 ‘파이’였다면 차라리 그 사실을 안 순간 심장마비로 즉사하거나 당장 정신을 잃고 그대로 익사하기를 소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죽고 사는 게 내 맘대로 되던가? 생명은 어느 한순간에 사라져 삶을 허무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또 반대로 상상할 수 없이 강한 끈질김으로 탄성을 자아내기도 하지 않던가! 어쨌든 ‘파이’도 거의 눈만 뜬 혼수상태에 빠져들었지만 숨은 남아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파이’의 이야기가 시작 된다. 푸른 바다, 난파, 상어, 구명보트, 호랑이, 그리고… 파이.

  사실 이 책의 모든 내용은 표지에 다 나와 있다. 참 간단한 그림으로 편집된 표지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파이 이야기>의 표지 그림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앞에서 말한 책의 모든 내용과 등장인물 -푸른 바다, 난파, 상어, 구명보트, 호랑이, 그리고… 파이- 가 다 나와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 중 어느 것 하나도 떼어 놓고 이야기가 될 수 없듯 그림도 어느 하나를 빼놓고 그릴 수 없다. 표지그림만으로는 이 상황에서 ‘호랑이가 빠지면 좀 안전하지 않을까?’ (처음에 내가 톰 행크스가 차라리 낫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충분히 상상해 보겠지만 책을 읽고 나면 이 그림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것이 벵골 호랑이, 바로 리처드 파커다. 그가 있었기에 ‘파이’도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파이 이야기>의 표지는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글로 그 그림의 요소를 모두 만나고 난 후에는 단순한 그림이 아닌 살아있는 완전한 이야기가 된다.

  솔직히 이 완전한 이야기에서 난 아직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실화처럼 써져있지만 결코 실화가 아니고 드라마 형태의 이야기지만 읽고 난 후엔 판타지소설 같은 느낌이 더 강했던 <파이 이야기>. 특히 책의 마지막은 <파이 이야기>를 읽은 게 봄이었는데도 아직도 나를 여전히 혼란스럽게 한다. 파이가 자신이 겪은 얘기를 솔직히 한 부분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 거짓으로 지어 낸 얘기 사이를 오가는 혼란이다. 워낙 믿을 수 없는 기적과 같은 이야기여서 현실성으로 따지자면 파이가 지어 낸 이야기가 더 현실성이 있지만 너무 고통스럽고 끔찍한 이야기여서 도저히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 세상이 보기엔 충분히 타당성이 있겠지만 그건 날 너무 아프고 힘들게 한다.

  생각을 왔다갔다하며 이리저리 옮기기를 몇 십분. 그 몇 십 분을 표지만 보며 생각에 잠기다 보면 책의 표지도 결론에 따라 느낌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어쩔 때는 더 아름답고 감동적이고 또 어쩔 때는 섬뜩한 공포와 견딜 수 없는 슬픔으로 다가온다.

  책의 내용만큼 환상적이고 신비롭게 다가오는 <파이 이야기>의 표지. 단지 표지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내린 결론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바꿀 수 있다니! 독자로 하여금 생명력을 부여받는 표지는 단연코 이 책 하나 뿐일 것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파이 이야기>의 표지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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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s 2005-08-19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황색은 파이에게 구원의 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파이를 살 게 해주었던 리차드 파커가 주황색이었잖아요.
파이에게는 리처드 파커가 주황색 구명조끼였던 셈이 아닐까요...
그래서 글자색도 주황색을 쓰신 게 아닌지? ^^

아라 2005-08-19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두조아님의 생각이 맞아요. 주황색은 리처드 파커의 색이고 또 구명조끼의 색이기도 하죠. 그리고 파이한테 이 색만큼 특별한 색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제가 책을 읽을 때 줄을 치면서 읽는 습관이 있는데 <파이 이야기>를 처음 펼치고 색연필들 사이에서 집은 색이 주황색이었어요. 그때는 그냥 표지의 호랑이가 너무 강렬해서 동일한 색깔로 골랐는데 이제 주황색은 저한테도 단순한 호랑이가 아닌 리처드의 색깔이 돼버렸네요. 하지만 구명조끼쪽은 사양할래요. 전 물을 아주 무서워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