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재래시장에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밍키도 같이.
내가 가을을 많이 타서 그런지 요새 밍키도 기분이 별로다.
난 가방에 든 밍키를 안고 엄마는 장바구니를 들고 버스에 타는데…….
그런데 거절당했다.
결국 난 내리고 엄마만 버스에 올랐다.
난 너무 속이 상했다.
밍키도 뭔가를 아는 지 더 이상 신이 나서 코를 킁킁대지 않고 그냥 가만히 누워있다.
‘우리 밍키는 30cm 밖에 안 되는데 짖지도 않는데……. 뭐 기사님이 그걸 알리는 없지만 내가 정말 법을 몰라서 내려야 하는 건지? 내가 알기로는 소형견은 버스에 승차 가능한데…….’
어수선하고 방향 감각 상실한 물음들이 한꺼번에 올라오고 버스를 타셨던 엄마도 기분이 상하셨는지 얼마 있다 돌아오셨다.
그러게 왜 나와 밍키를 버리고 혼자 타냐고 우스개 소리를 해보지만 씁쓸한 마음이 감춰지지가 않는다.
인터넷 법률조항에서 애완용(소형)의 경우 탑승이 가능하며 승차 거부 시 20만원의 과태료처벌이 있다는 걸 찾아 낸 나. 친절하게도 <신고는 구청으로>라는 문구까지 써있다.
불이 났게 신고하겠다고 사이트에 들어가는 나.
근데 엄마가 말리신다.
“그냥 둬라, 곧 명절인데 그 아저씨나 너나 그렇게 해서 기분 상하면 누군들 좋겠냐?”
엄마 말씀에 어쨌든 나도 동감.
하지만 그 분 아시려나?
이 저녁까지 이렇게 속상한 ‘나’와 그런 날 쳐다보는 털복숭이 개 한 마리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