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에 하는 것은 1% 내가 세상으로 받는 것은 ...
저녁 8시 늦은 밥상을 식탁에 차려놓고 내 수저 하나만 달랑 들고는 의자에 앉았다. 빨간 오징어 볶음이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얼큰한 김치찌개에 으깬 감자 샐러드, 여러 가지 모듬전까지……. 혼자 먹는 밥상이 아주 푸짐하다.
팥이 듬뿍 들어있는 불그스름한 밥에 푹 수저를 넣고는 냅다 들어올린다. 입에서 오물오물 밥이 달다.
그런데 순간 누군가가 묻는다.
‘너 농사 할 줄 아니?’
‘아니.’
‘그럼 물고기 잡을 줄 아니?’
‘아니.’
‘그럼 돼지 기를 줄 아니?’
‘아니.’
‘휴~~~. 여름 내내 농사 하시는 분 없고, 새벽에 그물 치는 분 없고, 밤을 새며 소, 돼지 새끼 받아주는 분 없으면 너 이거 다 못 먹겠네.’
‘응, 아마도…….’
‘그럼 넌 오늘 뭐했니?’
‘…….’
‘넌 정말 아무 것도 못하는데도 세상에 모든 것들은 네게 참 많은 것을 주는구나.’
정말 그렇다. 난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데도 너무 여러 사람들이 또 그 외에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나에게 참 많은 것들을 준다. 서로 다 그렇게 하며 사는 거라고 생각하기에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너무 작다. 내가 세상에서 받는 일에 비하면.
혼자 차려 놓고 먹는 밥상이지만 상에는 곡식을 거두어 주신 분도, 오징어를 잡아 주신 분도, 또 가축을 길러주신 분도 다 같이 계신다. 그래서 더 따뜻한 밥상.
지금은 비록 아무 것도 아닌 일처럼 보이지만 기필코 나도 내게 주신 달란트로 보답하리라 생각하며 더 맛있게 먹었다. 한 톨의 밥알도 한 스푼의 국물도 남기지 않고 주신 것 모두 감사한 마음으로.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