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타카 : 수퍼비트 [dts] - 할인행사
앤드류 니콜 감독, 에단 호크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가타카 - 그 미니멀리즘의 극치

(여기서 미니멀리즘이란 내러티브가 없다는 영화적 의미는 아니다.
다만 화면이 그렇게 깨끗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블레이드 러너, 매트릭스, 너바나등 고도의 문명 발달이 가져온
암울한 미래를 다룬 영화는 많다.
그리고 그런 영화에서의 스토리 구조는 너무도 뻔하다.
암울한 미래 그것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
주인공의 성격도 인간적이고 성실한 한없이 모범적인 스테레오타입, 천편일률적이다.

카타카, 이 영화도 역시 그런 전형적 구조를 띠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건 미니멀리즘의 작품을 대하는 듯한
절제된 영상 미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매력적인 주인공들 때문만도 아니다.

미래의 어느 날 우린 유전공학의 발달로 인해
태어나자마자 등급이 매겨지는 세상을 접하게 된다.
몇 가지 검사로 이 아이는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몇 퍼센트이며
위염에 걸릴 확률이 몇 퍼센트이며 평균수명이 어떻게되며,
수학에 어느 정도의 재능이 있고 등등.....
바로 과학과 확률의 세상이다.

비 과학과 직관이 철저히 무시되는 세상...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바로 이 비 과학과 직관이다.
과학과 확률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도구일 뿐이다.
그리고 변화는 사람을 위함이다.
목적과 수단이 바뀐 세상, 영화는 가끔 그것을 이야기하려하는 듯하다.
다른 영화와 마찬가지로...

하지만 풀어나가는 방식이 독특하고 색다르다.
스릴러의 형식도 빌리고 있다. 영상 미도 또한 한 몫을 한다.
그리고 에단 호크와 우마써먼 매력도... (그들의 눈빛은 너무도 멋지다.)

어쨌든 이 영화는 그 모든 것이 합쳐짐으로써
그냥 그 요소들의 단순한 혼합물이 아닌
멋진 영화를 만들어 냈다.
블레이드 러너처럼 우울하지만도 않고 너바나처럼 환상적이지도 않지만
깨끗한 그 영상의 여백처럼 비워진
표현하기 어려운 색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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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슬롭스키의 영화는 모두 고도의 상징성을 띠고 있다.
하지만 그 영화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그의 영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아름답다.
그게 바로 그의 세계이며 또한 매력이다.

베로니카의 이중생활도 그러하다.
그 특유의 섬세한 영상 미와 절제된 대사의 조화는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인생의 답을 더욱 명확히 두드러지게 한다.

소녀 둘이 한날 한시에 동구와 서구에서 태어난다.
둘은 얼굴, 성격, 심지어 지병까지 똑같이 타고난다.
둘은 서로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서로를 감지한다.
어느 날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서로를 보게 되고,
한 소녀는 전차를 타고, 한 소녀는 길에 서 있다
서로를 보는 순간 달려가고, 그 때 거칠게 돌아가는 카메라 앵글...
유리창 하나를 두고 서로를 응시하던 눈,
혼란스런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그 후 동구에서 태어난 소녀는 지병인 심장병으로
노래하다 죽고 (그 노래 소리는 너무도 아름다워서 소름이 끼쳤다.)
서구의 소녀는 그녀에 대한 연민을 느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시작하는데....

1인 2역의 이렌느 야곱도 잊을 수가 없다.
그녀는 나중에 또 다시 그의 영화에 출연하는데
’레드’라는 영화 포스터에서 빨간색 배경을 뒤로하고
찍혀있던 청순한 그녀의 옆모습을 모두 기억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어쨌든 누군가 키에슬롭스키의 영화에 대해 평하길 인생이 안 보일 때 보면
해답을 주는 영화라 하듯이 그의 영화에는 인생에 대한 성찰이 있다.

사실 여기서 동구의 소녀와 서구의 소녀는
동구세계와 서구세계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냥 나의 개인적 관점에서 나머지를 해석한다.

서구세계가 동구를 의식하고 감지하는 것을
두 소녀의 감정의 교류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짧은 만남, 서로를 수용할 계기를 이야기한다.
데탕트의 무드라고나 할까?
그러나 동구의 소녀는 죽고 만다.
서구의 물질만능의 급진적 이념이 동구의 정신을 질식시켜 버렸다.

그의 영화는 항상 어렵게 느껴진다.
그건 그의 영화에는 항상 상징이 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영화는 아름답다.
그가 너무도 세심하고 탁월한 미적 감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색상... 소품까지도 세심하다.
그리고 그의 영화는 항상 솔직하다.
너무 맑아 가끔은 우울하다.
하지만 그의 영화에서 우리는 인생을 바라보게 된다.
관조의 시선으로... 그것이 우리를 편하게 하고,
쉽게 해답으로 접근하게 한다.
굳이 그의 상징적 표현을 모른다 하더라도 그의 영화가 아름답고
빛나는 이유는 여기 있을 것이다.
그가 죽고 이렇게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그를 잃은 것은 영화 팬으로서 너무도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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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레드 라인 - 할인행사
테렌스 멜릭 감독, 숀 펜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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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트로부분부터 나를 압도하던 아름다운 독백은 바다위에서 넘실거리고....
그 바다만큼 깊고 눈부신 감동을 난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존재의 가벼움만큼 깊어지던 그들의 생각과 갈등에 대한 세심한 묘사,
전쟁이라는 한계상황에서 인간이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끝없이 되묻게 했다.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도 않고, 그렇게 담담히 보여줄 뿐인데도
난 영화를 보는 내내 숨조차 쉴 수 없는 아픔을 느껴야 했다.

이념때문에 아카데미에서 외면 당해왔고,
뒤늦게 인정 받고도 반쪽의 기립박수만을 받았던 감독,
하지만 정말 멋진 감독이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 역시 기립박수를 치고 싶은 심정이었으니...

함께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봤는데 비교를 하는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은 영웅을 만들 수도 없고,
알량한 이념을 지키기 위한 것이 될 수도 없기 때문이라 생각하기에...

몇몇 권력구도를 바꾸기 위해
인간의 영혼을 황폐화 시키고 그들의 존재를 너무도 가볍게 만들어
그 많은 생각의 무게들이 중력을 잃어 허공으로 흩날리게하는게 전쟁이란걸
그렇게 잘 묘사할 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씬레드라인이라는 제목처럼 얇은 삶의 한계속에서
그들이 보여 주었던 모습들이 너무도 아름다워 오히려 더 애절하게 느껴졌다.
마치 바람이 불면 모두 떨어져 버릴 꽃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내용없이 무거운 상념으로 잠못이루는 밤이면
끝없이 펼쳐지던 아름다운 영상과
너무도 담담해서 오히려 더 절망적인 그의 미학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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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무선)
E.H.곰브리치 지음, 백승길 외 옮김 / 예경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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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전문서적이면서도 그러한 서적이면 으례 가질만한 복잡함, 어려움,
이런 편견을 깨는 뛰어난 서적들이 가뭄에 콩나듯 발견되곤 한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도 그런 몇 안되는 책 중 하나이다...
깨끗한 도판에, 상세한 설명, 고대로부터 현대를 아우르는 방대함,
그러면서도 한권으로 요점만 집어낸 명쾌함까지...
정말 미술의 바이블이란 표현 밖에 없다... 
 
처음 이 책을 만났을때의 그 묘한 기분이란...
당연히 전문서적은 볼만한 것이 아니라는 편견아래 미술에 관한 책을 모으며
혹여 내용이 중복되진 않나 또 빠진 것은 없나  신경쓰던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허망함과...
그  내용을 한권으로 소유하게 된 뿌듯함을 어찌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는가...ㅡ.ㅜ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저 그 관심 하나만으로도 소장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후일 이책 저책 읽고도 무엇인가 아쉬워 두리번거리기 전에 말이다...
물론, 쉽게 설명되어 있긴 하지만 600p가 넘는 양을 보더라도
가벼운 책은 절대 아니라는 것만은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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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인간은 가볍기 짝이 없어

항상 샤갈이나 미로처럼

그 생애가 그리 험난하지 않으며 인정받으며 사는 이의

비참하지 않음과 감출수 없는 행복을 사랑하나

 

가끔은 절망에 몸부림치는 이들의 절규의 

어쩔수없는 그 위대함에 압도될때가 있다...

 

그러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가차없는 세상과

스스로를 그 나락에 빠뜨리는 그들의 광기에 새삼 고마워하며...

그들이 그리 행복하지 않았음에 감사하게 된다...

그러면서 아름다움을 쫓는 인간의 이기심에 새삼 놀란다...

 

날을 새운 그들은 아름답다...

 

행복하지않기에 평범한 내가 생각할수 없는

그 먼곳까지 생각을 끌어내어 새롭게 재조합하여 내어주는

그들의 그 엄청난 창조성에 감사하는 보통사람인 내게

그들의 불행은 외면하고 싶은 것임은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오늘도 나는

그들이 인생을 댓가로 얻어낸 그것들을

만원남짓에 가볍게 사들고는 떠들어 댄다...

 

오늘 생각해보니

나처럼 가벼운 이에게

그들은 넘치는 슬픈 존재인것 같아

한없이 미안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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