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집안에 있으며
밖을 바라볼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창은...
그래서 참 매력적이다...

커피를 마시며 바라보는
부엌의 작은창은
산에 핀 꽃으로 계절을 알려주었고...
비오는 날 책상머리에 앉아
올려다본 네모난 하늘에는
빗방울 맺힌 전선이 가로지르고 있었고
그것은 몬드리안이나 로드코보다
때론 더 멋지기도 했다...

또한 커튼을 통해 들어온 빛은
뿌옇게 집안에 뿌려졌고...
그 아련한 느낌이 서럽게 좋았었다...

오늘도 물끄러미 바라보는 창은....
여전히 나를 바깥풍경의 관객이게 한다...
그러나 난 그 평행선이 좋다...
세상과 나란히 달리는...평행선
만나고 나면 다시금 멀어질
교점따윈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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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보고 싶었다...

단발머리 사이 새쵸롬한 하얀 턱...
눈을 내리 깔고 나지막히 한숨을 흘리던 그녀...
잘 안찾아가는 예전의
하염없이 쌓여버린 이멜을 정리하다...
1년이 넘은 그녀의 편지를 발견했다...
쌀쌀할때면 가끔 이유없이 내가 생각난다던...

갑자기 보고 싶었다...

시간이란 건 항상 엇갈리고...
내가 보고플땐 항상 그대는 부재중이었다...
그대의 시간엔 또 내가 항상 부재중이었겠지...
그래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사람도 있다는 게...
그게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리하여 시간은 우리 앞에 침묵으로 쌓이고...
연락하는 것조차 어색해질 때가 되면...
길에서라도 우연히 마주치면
허둥지둥 안부를 묻고
그 긴 침묵이 두려워
서둘러 자리를 뜨게 되겠지...

인생이란 건 참 묘한 것 같다...
별로 생각 없이 날마다 만나는 이들도 있고...
보고 싶은 슬퍼 보이던 하얀 턱은...
까만 머리카락이 몇 올 묻어 있던
그녀의 한숨 섞인 입술과 소주 한잔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문득 들어버렸다...
아무도 없는 낯선 곳에서
느닷없이 내가 생각났다던 그녀를 말이다...

가끔 생각나는 이들이 있다...
생각날 때면 언제나 부재중인...
어쩌면 인연이 거기까지로 정해져 있기때문인가 싶다...
우리가 만나는 유효기간이 만료가 되어 버린 탓일지도 모르겠다...

인연마다 우리가 모르는 유효기간이 매겨져 있는 걸까?
그 유효기간을 알았다고...
우리들의 관계들이 변했을까? 가끔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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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어느책에선가...
수학도 모두 증명된 것은 아니며...
직관에서 비롯된 증명되지 않은 몇가지 공리에서부터...
모든 것은 출발한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 공리가 만일 거짓이라면...
이제까지 쌓아왔던 모든 수학은 거짓이며 해체되는거라고...
결국...철저한 증명의 세계도...
사실 인간의 직관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말인데...

가끔은 궁금하다...어디까지가 실제세계고
어디까지가 생각의 세계인지...

난...어느영역에 속해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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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인간은 가볍기 짝이 없어

항상 샤갈이나 미로처럼

그 생애가 그리 험난하지 않으며 인정받으며 사는 이의

비참하지 않음과 감출수 없는 행복을 사랑하나

 

가끔은 절망에 몸부림치는 이들의 절규의 

어쩔수없는 그 위대함에 압도될때가 있다...

 

그러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가차없는 세상과

스스로를 그 나락에 빠뜨리는 그들의 광기에 새삼 고마워하며...

그들이 그리 행복하지 않았음에 감사하게 된다...

그러면서 아름다움을 쫓는 인간의 이기심에 새삼 놀란다...

 

날을 새운 그들은 아름답다...

 

행복하지않기에 평범한 내가 생각할수 없는

그 먼곳까지 생각을 끌어내어 새롭게 재조합하여 내어주는

그들의 그 엄청난 창조성에 감사하는 보통사람인 내게

그들의 불행은 외면하고 싶은 것임은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오늘도 나는

그들이 인생을 댓가로 얻어낸 그것들을

만원남짓에 가볍게 사들고는 떠들어 댄다...

 

오늘 생각해보니

나처럼 가벼운 이에게

그들은 넘치는 슬픈 존재인것 같아

한없이 미안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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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위정편에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나는 15세가 되어서 학문에 뜻을 두었고(志學),
30세가 되어서 학문의 기초가 확립되었으며(而立),
40세가 되어서는 판단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았고(不惑),
50세가 되어서는 천명을 알았으며(知命),
60세가 되어서는 귀로 들으면 그 뜻을 알았고(耳順),
70세가 되어서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여도
법도에 벗어나지 않았다(從心)"고 하였다.


이립이라니...

학문도 아니고...
그저 일관성을 가지려는 것조차...
내안에서 오가는
무수한 창과 방패의 갯수만큼...
그 만큼 높이의 바벨탑인걸...

내 안의 패러독스...
딱 그 만큼의... 생각의 사상누각...

불혹, 지명따윈 꿈꾸기도 힘든...
난... 나이를 헛 먹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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