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보고 싶었다...

단발머리 사이 새쵸롬한 하얀 턱...
눈을 내리 깔고 나지막히 한숨을 흘리던 그녀...
잘 안찾아가는 예전의
하염없이 쌓여버린 이멜을 정리하다...
1년이 넘은 그녀의 편지를 발견했다...
쌀쌀할때면 가끔 이유없이 내가 생각난다던...

갑자기 보고 싶었다...

시간이란 건 항상 엇갈리고...
내가 보고플땐 항상 그대는 부재중이었다...
그대의 시간엔 또 내가 항상 부재중이었겠지...
그래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사람도 있다는 게...
그게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리하여 시간은 우리 앞에 침묵으로 쌓이고...
연락하는 것조차 어색해질 때가 되면...
길에서라도 우연히 마주치면
허둥지둥 안부를 묻고
그 긴 침묵이 두려워
서둘러 자리를 뜨게 되겠지...

인생이란 건 참 묘한 것 같다...
별로 생각 없이 날마다 만나는 이들도 있고...
보고 싶은 슬퍼 보이던 하얀 턱은...
까만 머리카락이 몇 올 묻어 있던
그녀의 한숨 섞인 입술과 소주 한잔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문득 들어버렸다...
아무도 없는 낯선 곳에서
느닷없이 내가 생각났다던 그녀를 말이다...

가끔 생각나는 이들이 있다...
생각날 때면 언제나 부재중인...
어쩌면 인연이 거기까지로 정해져 있기때문인가 싶다...
우리가 만나는 유효기간이 만료가 되어 버린 탓일지도 모르겠다...

인연마다 우리가 모르는 유효기간이 매겨져 있는 걸까?
그 유효기간을 알았다고...
우리들의 관계들이 변했을까? 가끔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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