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부터 몸이 영 좋지 않아서
아침에 라면 끓여먹고 가라고 부탁하고는 아침에 일어나보니
남편, 라면을 끓여 먹고는 아침밥을 곱게 해 놓고 갔다.
것두 콩과 흑미까지 찾아 잡곡밥을 해 놓았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난 그 맘을 알 것도 같았다.
반찬을 딱히 만들어 먹지 못하니 라면을 끓여 먹은 거겠지만
그러고도 저 밥을 해 놓은 건 분명 나 때문이었다.
저번에도 아팠을때 남편은 라면먹고 출근했는데
퇴근해 보니 밥을 해 먹을 기력이 없던 나는 하루종일 쫄쫄 굶었던 것,
사실 난 그때 몹시 서운했다. 혼자 살때나 함께 살때나
아플때 서러운 건 마찬가지구나 하는 생각에 서글펐었다.
그러나 퇴근하고 상황을 파악한 남편은 그 사실이 당황스러웠었나 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기억하고 어제 그렇게 밥을 해 놓은 걸 보니.
사실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통해 상대를 배워 나가는 과정인가 보다.
그러고 보면 남편은 사랑에 참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다.
가끔 나만 혹시 그대로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미안하기도 하다.
북어국 좋아하는데 콩나물국만 해댄다던가
우울할땐 말시키는 걸 사실 싫어하는데 조잘조잘 떠들어댄다던가......
가끔 내가 사랑하기에 좋은 사람일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