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리정돈도 잘 못하고
싫어하는 대상을 접한 고양이 모양으로 이리펄쩍 저리펄쩍
광묘마냥 뛰어다니는 통제불능의 대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버지를 닮아 음식 하나는 잘 한다.
물론 이것도 나의 생각일뿐
내 음식을 20여년간 먹어온 친구들은 이렇게 증언한다.
"내 인생은 마루타였어요."
나쁜 지지배들...ㅡㅡ+
어쨌든 남편은 왜 그리 추측했는지 모르겠지만
내 음식솜씨가 형편없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가끔 술먹은 다음 날 끓여준 북어국을
므흣한 표정으로 끌어안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가끔 내어준 음식에 미심쩍은 눈초리를 보내는 경우도 있느나
이내 실실거리며 접시를 비우는 것인 관례였다.
그럼에도 항상 보내는 그 의혹의 눈초리는 도대체 무엇이냣? ㅡㅡ+
석 달쯤 전에 난 두번째로 김치를 담갔다.
물론 첫번째 김치는 실패였다.
아무리 요리의 신동(?)이라 하더라도 처음으로 만드는 걸 어케 성공하겠는가? 쩝~
덕분에 난 혼자 그 김치 다 먹느라 입에서 신내가 났다...(그렇다고 입도 안대냐? 우워~)
그래서 요리책을 샀다.
그리고 두번째 김치를 담글때 난 김치 3종세트를 담갔다.
남편은 겁먹은 얼굴로 뭘 그리 많이 담그냐고 그랬지만
재료는 있을때 함께 담그는 것이 편했다.
김치 속을 배추에 버무려 넣는데 남편, 계속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 보며 말한다.
"왠만하면 사먹지 그래? 아니 내가 집(시댁)에 가서 훔쳐 올까?
우웟~!! 격려는 해주지 못할망정 배추에 속버무리듯 그 얼굴도 버무리고 싶었다. ㅡㅡ;;
아...김치가 떨어져 간다.
남편, 맛있다고 무지 먹어대더라.
용기가 비어갈 수록 내 마음도 비어 간다.
아... 그때 그냥 훔쳐 오라고 그럴껄...ㅡ,ㅡ
우웟~ 김치 담그기 정말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