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긴장하면 말이 많아지는 편인데...
그것이 말재주가 있는데 말이 많은 것이 아니다 보니
눈에 잔뜩 힘을 주고 주절대는 그 폼이 딱 신내린 사람이다...ㅡ,ㅡ

시댁에 놀러간 어느 주말...
남편도 어디론가 가버리고, 아버님도, 아가씨도 사라진 거실...
약간 무뚝뚝한 시어머님과 단둘이 남게 된 나는
드디어 긴장하여 횡설수설하기 시작하였다...
주술을 외듯 중얼대며 어머님 뒤를 졸졸 따라 다니고 있는데...
어머님 귀찮으신가 보다...(아...더 긴장된다...)
고추를 미친듯이 박박 닥아대며...(시댁은 시골이다)
더욱 정신 사납게 중얼대기 시작한다...(누가 나 좀 말려주~~ )
어머님의 불편하신듯한 얼굴을 보니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작전을 바꿨다

"어머니...어깨 아프시죠? 제가 주물러 드릴께요..."

그러고는 어머님 몸을 마구 조물딱거리기 시작한 나...
아...긴장되니...손이 더 빨라진다...
어머님...혼비백산하신 얼굴이시다...(아...난 몰라...)
어머님 그만 됐다고 벌떡 일어나시더니 한마디 하신다...

"이구...내 아들 딸래미는 다 이런 살가운 맛들이 없는데..."

?????......이거 칭찬 맞지??? 맞지? 분명 칭찬 맞지???
우와아앙~~~ 여보...나 칭찬 먹었어...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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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와 연우 2006-09-13 0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살가운 며느리네요....^^
살짝 들여다보다가요, 빙그레 웃음이 나서 아는척 하고 싶어지네요.
괜찮으시죠?

해리포터7 2006-09-13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카페인중독님..그장면이 연상되어서 마구 웃겨요..님은 얼마나 진땀뺐을까나....저도 말을 마구 안하는 성격이라 시댁가면 무슨말을 해야 하나 그게 젤루 걱정이었답니다...어떨땐 동문서답도 숫하게 했다지요..시어머님, 며느리가 아주 이쁜가봅니다..어머님 표정 살피랴 이것저것 거들랴 얼마나 바쁘셨을까요? 님 잘하셨어요. 좀더 지내보면 그냥 어머님 얼굴보며 손만 잡아드려도 말씀을 도란도란 나눌수 있답니다..

치유 2006-09-13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귀여워라...
살가운 며느리.칭찬받으신것 맞아요..어머님께서 속으로 넘 좋으셨던가 봐요...
어른들은 자꾸 귀찮게 옆에서 말 걸어주고 만져주고 그러시는 것 참 좋아하시더라구요..
전 시어머니 맛사지 해드리거든요??
그러면 첨엔 싫다시면서도 끝나면 거울 들여다 보시면서 흐뭇해 하셔요..*^^*

치유 2006-09-13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터님과 나의 동창께서도 중독님께 중독 되셔가시는군요..헤헤헤~~~~

카페인중독 2006-09-13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반가워요~ ^^
해리포터님, 배꽃님...가끔 전 제 주둥이를 꿰메고플때가 있어요...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