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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어 인문학 산책 - EBS 이택광의 어휘로 본 영미문화
이택광 지음 / 난장이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단어 하나가 보여주는 세상의 이야기. 얽히고 섥힌 시간, 역사, 의미 탐험. 이 책을 읽으면, 하나의 의미로만 인식되던 단어에도 인생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변하고 변하고 변해서, 지금의 의미를 갖게 되기까지 고생한 이야기. 우리가 좀처럼 신경쓰지 않고, 알려하지 않았던 것들을 펼쳐주는 작가. 단어는 문화이고, 삶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너무 영어 열풍에만 몰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글도 제대로 모르면서, 영어에 집중한다. 또 제대로 알려고 하기보단 암기하고, 무조건 외워서 이해를 했는지 못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게 그냥 '알고'만 있다. 이 책을 천천히 읽다 보면, 그런 우리 모습이 얼마나 웃기는 것인지도 깨닫는다. 단어 하나가 주는 의미를 그냥 흘려 버린 채, 느낌도 모른 채 아무렇게나 기억하고 있는 우리가 과연 영어를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영어를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 단어의 느낌, 유래, 어떤 인생사를 가졌는지 차근차근 배울 수 있다. 거기다 작가의 개인적인 인문학 시각까지 전해져 밀도있고,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사실 모르는 단어도 많아서, 그냥 끄덕이고 이해하며 넘어간 부분도 있고 아는 단어는 아는 단어대로 반갑고 그랬다. 그 중 알고보니 재밌는 단어들이 몇 개 있었는데, 소개하자면. 

   
 

 spam  


'spam'이 'junk-mail'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된 까닭은 이 단어의 유래에 숨어 있습니다. 과거 영국의 코메디 프로그램 시리즈 '몬티파이돈' 시리즈에서 이런 의미가 생겨났지요. '몬티파이돈'은 '파이돈스'라고도 불리는 영국의 코미디언들입니다. (....) 실제로 'spam'이 지금과 같은 용례로 쓰이기 시작한 건 BBC에서 방영됐던 <몬티 파이돈 플라잉 서커스>라는 프로그램에서부터라는 게 정설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한 에피소드에서는 웨이트리스가 설명하는 모든 메뉴에 스팸이 들어있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식이죠. 

"egg and bacom; egg sausage and bacon; egg and spam; egg bacon and spam; egg bacon sausage and spam; spam bacom sausage and spam; spam egg spam spam bacon and spam; spam sausage spam spam bacon spam tomato and spam." 

손님이 'spam'을 원하지 않아도 강제로 먹어야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빗대어서 'spam'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124~129p

 
   

이런 이유로 'spam'은 원하지 않아도 받게 되는 메일을 '스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던 유래였는데,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어떤 일이든 그렇게 된 이유가 있는 것이고, 왜 그런 것인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지만 문득 알게 되었을 때의 즐거움. 흥분. 재미.  그런 기분을 이 책에서 느낀 것은 의외이기도 했고 즐거움이기도 했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이런 게 아닐까? 아는 이야기를 하는 책도 있지만, 아는 이야기 속에서도 또 몰랐던 이야기가 있다. 그게 나에게 도움이 되고 의미있는 것이라면 기억하고 되새기게 된다. 

이 외에 'opportune', 'grotesque', 'savage', 'marriage' 등 단어에 얽힌 이야기나, 작가의 다양한 시각들을 확인할 수 있는 단어들이 있다. 작가의 개인적이며, 공감가는 이야기들은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묘미다. 이 책을 읽으며, 또 하나 느낀 게 있다면 우리는 공부를 할 때 너무 표면적인 것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것. 가장 위에 있는 것만 핥기 식으로 배우고 나니, 결국에 그 시간을 떠났을 때 기억나는 것들은 단편적인 것들 뿐.  

공부를 제대로 해라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이 책. 단어 하나 하나가 숨기고 있는 이야기도 이렇게 다양한데... 
열심히 외우고 기억하는 공부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원리를 알아가며 차근차근 하는 공부도 중요하겠다. 단어로 넓어지는 시각! 당신도 얻고 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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