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 - 공정무역 따라 돌아본 13개 나라 공정한 사람들과의 4년간의 기록
박창순 외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공정한 임금이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죠. 공정무역은 사업이지 자선이 아닙니다. 열심히 일한 농민들의 생산품을 공정한 금액을 주고 사는 것입니다. 공정무역은 좋은 품질의 물건이 필요한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거리를 좁혀줍니다. 돈을 어떻게 값어치 있게 쓰느냐 생각하게 되고 이러한 가치 있는 시장을 통해 농민들에게 좀더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갑니다. 좋은 품질의 상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면 그것이 농민들에게 더 나은 임금으로 돌아갑니다. 자꾸만 가격을 낮추면 농민들에게는 적은 수익금, 소비자들에게는 질 나쁜 상품이 돌아갑니다. 모두 다 실패하는 거죠. 

가장 역동적인 공정무역 시장 영국 - 163p

 
   

 조금 더 싸게, 조금 더 저렴하게, 조금 더, 조금 더.  이런 말들 덕분에 죽도록 일하고도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다. 물론,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받는 것은 소비자가 바라는 욕구이며 욕망이지만, 그 뒤에 감추어진 피나는 노동과 노력들은 눈물이며 고통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관계가 재정립 되기 위해서는 모두의 의식이 조금씩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표면적으로 드러내 준 <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  

이 책은 방송위원회의 지원으로 찍었던 공정무역에 대한 다큐를 바탕으로 새롭게 정리해 공정무역에 관한 것들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공정무역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나라들과 공정무역 덕분에 살아갈 힘을 얻는 나라들을 대비해 보여주며, 공정무역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공정무역은 자신이 소비하는 것들을 인지하며, 올바르게 만들어진 제품을 찾을 때 그것을 생산한 사람들이 조금 더 윤택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사실적인 취재로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영국은 공정무역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뛰어나고,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이 깊어 공정무역 대학까지 운영되고 있다. 공정무역이 더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제3세계의 굶주림과 빈곤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이 가난을 탈출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공정무역은 중요합니다. 이제 세상은 점점 글로벌화 되어 무역도 세계화 되어가고 있잖아요. 자유시장에서는 부유한 사람들은 더 부유해지고 빈곤한 사람들은 더 빈곤해집니다. 시장의 조건이 아주 중요한데요, 일자리를 못 찾거나 생필품을 구입할 수 없는 어려운 사람들이 공평한 대우를 받는 게 중요하겠죠. 공정무역은 개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잘사는 일입니다. 

가장 역동적인 공정무역 시장 영국 - 199p  마이클 베리

 
   

이러한 의식의 변화는 꽤 중요한 것이다. 값싼 노동력을 착취해 강대국과 거대 기업들이 배를 불려왔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함께 살아야 함을 인식하며 공동체 의식으로 돌아선다는 것인 민족, 국가를 넘어 인류를 생각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리핀에 있는 네그로스 섬은 1921~1934년까지 설탕산업이 번영을 이루었다. 미국이 필리핀 농작물에 대해 무관세를 허용해 설탕 공장은 호황을 누렸고, 사탕수수를 수확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대지주, 공장 소유자, 상인들이 많은 돈을 벌었던 반면, '아시엔다'라고 불리던 사탕수수 노동자들은 힘든 육체노동을 도맡아 하면서도 노예처럼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설탕 가격이 폭락하면서 돈을 벌었던 이들은 네그로스 섬을 떠났지만, 남겨진 노동자들은 빈곤과 자연재해의 피해자가 되어야 했다. 하지만, 공정무역이 시작되면서 네그로스 섬의 빈곤한 상황은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한다. 소규모 농민들에게 생산자금을 대출해주고 농업기술 교육을 지원했고,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며 생활의 질을 바꿀 수 있었다. 이런 작은 변화가 농부들이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자녀들을 공부시킬 수 있는 경제적 힘을 보태주었다. 정당한 배당금을 주고, 이익 중 일정 금액을 적립해 발전 기금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공정무역 덕분이다. 그것은 한 공동체의 삶의 질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뿜어내고 있었다. 

   
 

네그로스 섬은 공정무역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곳이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략하여 지배하고 자국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받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자원과 노동력을 착취하는 약육강식의 전형을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공정무역이 현지인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확일할 수 잇었다. 우물이 집 가까이 있고 하루 세 끼 걱정하지 않으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 공정무역으로 이런 소박한 꿈이 이뤄지고 있었다. 네그로스 섬에서 우리가 본 것은 '희망'이었다.  

절망의 설탕에서 희망의 설탕으로 필리핀 - 259p

 
   

영국은 공정무역 제품이 활발하게 판매되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공정무역 제품을 찾게 되고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교육을 받게 된다. 자신들이 사는 물건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공정무역을 더 홍보하기 위해 많은 캠페인도 벌이며 사람들은 자신들이 소비하는 돈이 정당하게 쓰이길 바란다. '공정한 몫'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며 그 '공정한 몫'이 누군가에게 삶의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언제나 착취의 중심에 있었던 커피, 초콜릿, 축구공도 놓치지 않고 취재했다. 많은 프로그램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어린 아이들과 사람들을 보아왔다. 그 결과, 공정무역의 움직임은 활발해지고 있고 원산지에서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변화와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미미한 움직임만 발견될 뿐이다. 아직 공정무역에 대한 개념도 사람들에게 잘 전해지지 않았고, 활동에 앞장서는 단체도 소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홍보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 공정무역이라는 것은 걸음마를 떼기도 힘들다. 하지만, 누군가의 노력으로부터 모든 것은 시작된다. 그래서, 작가들의 노력이 새롭고 의미깊다.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공정무역. 올바른 소비는 아름다움을 가져온다. 이것은 기부가 아니다. 불공정한 무역을 공정한 무역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모두가 균등하게 이익을 보는 사회. 그것은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지름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