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는 도덕도 법률도 아무 것도 아니요, 오직 취미다. 밥 먹고 싶을 때 밥 먹고, 떡 먹고 싶을 때 떡 먹는 거와 같이 임의용지로 할 것이요, 결코 마음의 구속을 받을 것이 아니다.. 왕왕 우리는 이 정조를 고수하기 위하여 나오는 웃음을 참고 끓는 피를 누르고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한다. 이 어이한 모순이냐. 그러므로 우리 해방은 정조의 해방부터 할 것이니 좀더 정조가 극도로 문란해지고 다시 정조를 고수하는 자가 있어야 한다. 저 파리와 같이 정조가 문란한 곳에도 정조를 고수하는 남자 여자가 있나니 그들은 이것저것 다 맛보고 난 다음에 다시 뒷걸음치는 것이다. 우리도 이것저것 다 맛보아가지고 고정해지는 것이 위험성이 없고 순서가 아닌가 한다.
어느날 갑자기 이상하게도 남자가 멘스를 하고 여자는 하지 않게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렇게 된다면 분명 멘스란 부럽고도 자랑할만한 남성적인 일이 될 것이다. 남자들은 자기가 얼마나 오래 그리고 많이 하는지 자랑삼아 떠들어댈 것이다. 소년들은 이제서야말로 남자가 되었다고 좋아할 것이다. 그리고 그 날을 기념하기 위해 선물과 종교적 의식, 가족들의 축하행사, 파티들이 마련될 것이다...... 생리대는 연방정부가 무료로 배포할 것이다. 물론 어떤 남자들은 여전히 폴 뉴먼 탐폰이나 무하마드 알리 패드, 존 웨인 맥시 패드, 조나마스 조크 쉴드 따위의 유명상표의 패드를 참으로써 위신을 과시하려 할 것이다.... 뒷골목 건달들은 "그치는 삼중 패드를 하고 있어"라든지 "실은 다섯 개야" 따위의 농담을 나눌지도 모른다. 또는 뒷골목 한 구석에서는 "어이, 오늘 좋아보이는데?", "응, 거길(패드로) 꽉 채웠거든"식의 인사를 나누면서 손뼉을 맞부딪칠지도 모른다...... 의과대학들은 여성의 입학을 제한할 것이다(여성들은 피를 처음 보고 기절할 지도 모른다.)...... 하여간 사실은 이렇다. 만약 남자들이 멘스를 한다면, 그들은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온갖 소리를 다 늘어놓을 것이다.
그릇되어 여성들을 책망하는
그대 어리석은 남성들이여
그대들이 나무라는 것은 바로
그대들이 저지른 짓임을 아오.
그렇게 간절히 애태우며
여성들을 유혹해 내고서
왜 정절을 요구하나요
죄짓도록 부추겨 놓고서
저항하는 여인을 짓밟고서
잠시 후엔 엄숙히 따져들지요
여기까지 일이 오게 된 것은
여성이 방탕했기때문이라고
속박이 풀린 이 열정 속에서
누가 더 큰 책망을 들어야 하나요?
남성의 유혹에 넘어간 여성인가요?
여성을 유혹한 타락한 남성인가요?
둘 다 오명을 벗을 수는 없겠지만
죄는 정녕 누가 지은 것인가요?
대가를 바라며 죄를 짓는 여성인가요?
그 죄에 대가를 지불하는 남성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