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미혼인 친구가 있다...요즘은 30대 중반의 독신녀가 흔한 세상이니 가능한 편안한(?) 마음으로
마흔을 바라보고 있으리라 줄기차게 말해대고 또 결혼한 다른 친구들이 보기엔 내심 부러운,
탄탄한 직장,고상한 취미(몇년 전 부터 그림에 열을 올렸다...이제 제법 그림 꼴을 갖춘걸 그려내는 수준까지 올랐다..얼마전 지가 그린 누드화를 싸이 홈피에 당당이 올려놓았더라...)
부모도 빽이라고 친다면 어디서도 별 빠지지 않을 보모와 형제..
하여간 우리가 젊은 날 추구하던 늙은(...) 독신녀의 모델같은 그런 인간인지라
혼자 늙어도 결코 거시기 해보이지 않을 첫손가락 꼽힐 그녀가....은근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결혼을 할까…생각하는 남자가 있다며…
인생 종치는 지름길….어둡고 갑갑한 앞날...을 앞장서서 휜~~히 밝혀주신다
정평이 자자한 조언(-_-;;) 그러나 그 명성에 걸맞지 아니한
겸손하기 짝이 없는 상담실적(왜 그럴까....)을 보유한 나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고자…그러나 될 수 있으면 조언을 하려
들지 말고 들어만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며 좀 만나잔다..
일단 들어보고 허심탄회할 것인지 초를 칠 것인지 결정을 하고자..
간만에 강남의 밤거리로 나갔다…
나이를 잊은 맑고 순수함을 간직한 우리들답게(!) 영롱한 이슬방울로 목을 축이며(참이슬 맛있다!!)
간만에 조우한 붕우지정을 말없이 눈으로만 나누며...(우린 뭐 먹을때 결코 말 하는 법이 없다....바쁘다..)
우리의 뜨거운 눈길을 받은 고기역시 다른 테이블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익어 우리 입을 바쁘게 했다..
올해 나이 방년 스무 살 하고도 열 몇 살이나 더 묵은 오래된 노소녀..(..)인
청승한 내 친구…
대한민국 외국계 기업들은 하나같이 국내실정에 어두워…
진정 실력위주로…혹은 실수위주로…사원을 뽑음이
분명하다…우째 이런 미모에..이런 몸매에..나를 마다하고..별루 션찮은
너 같은 인재(人災)를 간택해서는 오날날 그 높으신 자리에까지
올려놓았는지…
이차저차 여차저차 한 구구한 친구의 이야기.... 아~~뒷다마 까고 싶다....만..
딱 하나 남은 마지막 잎새 비스무리한 친구(우리나라 여자들은 너무나 당의정 같은 친구들만 좋아라한다..원래 몸에 좋은 약에 입에는 쓴 법이거널...)이기에… 자세한 인적사항은 제낀다....
간략하게 요약만 하자면…장고 끝에 악수를 둔 듯하다..
평소엔 나 입 벌리는 것만 봐도 웃을 준비를 하던 친구가.. 무지 심각하다..
까불어줄까...하다가....웃긴답시고 직설에 독설이면..(내가 웃긴답시고 한단 이야기들이 때때로 얼마나 아픈지...나도 안다...그래서 엄청 하이~~레벨인 사람들만 알아듣지 아마???) 얼마나 맘이 쓰릴까..싶어
또한 조선의 배려녀인 나는 상당히 자제한 은유적 표현으로 상담에 돌입했다.
그러니까…요리를 할때는 재료가 70프로 이상 먹고 들어간다..
요리사의 솜씨는..솔직히 좀 더 나중의 문제다..
생선을 요리한다 치면..분명 원래부터 맛이 간 생선이란 분명 존재한다..
생선을 고를 때 요리 시간에 쫓긴다고…혹은 반드시 생선 요리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으로…아님..남들이 생선요리만 빼고는 나무랄 데 없는
니 요리 솜씨를 그 빠진 부분 때문에 흠을 잡는다고 해서…
대충 속은 벌써 퀘퀘하나 겉보기에만 번지르르한 생선을 골라서 요리를 하면..
반드시 네 요리 인생에 큰 과오를 남길것이며..
그때 가서 니가 고른 생선을 변명이랍시고…원래 재료가 맛이 간거였네..
싸구려 떨이로 사왔네…혹은..생선 장사에게 속았네…요리 솜씨에 미치지 못하는
재료선택 이였네…란 말에는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을 거다… 이왕 일생 일대의 요리를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생선 요리가 아니여도 되며 꼭 생선요리를 하려고 한다면 니 맘에 꼭 드는 재료가 나타날때 까지
더 기다릴줄 아는 지혜도 네 나이에는 절실히 필요하다...
란 그간 국내외 어디서 건 볼 수 없었던 신랑감에 대한 메타포 로서의 생선의 설정…이란 전무후무한 상담을 마쳤다…
이번 상담 역시..성공이였나...(그럴까??)
친구…한참을 애꿎은 고기만 앞으로 눕히고 뒤로 돌려 눕히고...하더니만...
나...생선 싫어하나봐...앞으로 붕어빵도 먹기 싫을것 같아......한다..
당췌 말귀를 알아들은 건지…생선이 맛이 갔다란..말만 들은 건지..
그러면서…니가 고른 생선은 어떠냔다...
그래서 주근깨 가라사대....'홍어였잖냐....원래 삭혀서 먹어야 제맛이거덩~~'
담에 만나면 너랑 홍탁삼합이나 먹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