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urice Blanchot, Chroniques littéraires du Journal des débats
    Paris: Gallimard(coll. "Les Cahiers de la NRF"), 2007.

▷ Maurice Blanchot, Henri Michaux ou le refus de l'enfermement
    Tours: Farrago, 1999.

5) 2007년에 출간되었던 또 다른 반가운 책은 모리스 블랑쇼(Maurice Blanchot)의 비평집으로서, 1941년 4월에서 1944년 8월 사이 『Journal des débats』지에 실렸던 블랑쇼의 글들을 모두 수록하고 있는 책이다. 블랑쇼뿐만 아니라 베르나르-마리 콜테스(Bernard-Marie Koltès)에 대한 전문가로도 유명한 크리스토프 비당(Christophe Bident)이 편집을 맡은 판본이며 'Les Cahiers de la NRF' 총서의 한 권으로 출간되었다(1997년에는 이 총서의 일환으로 조르주 바타이유(Georges Bataille)의 서간 선집이 출간되기도 했었다). 6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 중에서도 내가 가장 먼저 찾아본 글은 역시나(!) 조르주 뒤메질(Georges Dumézil)에 관한 글이었는데, 무엇보다도 뒤메질의 '동시대인'에 속하는 블랑쇼의 '육성' 그대로 뒤메질에 대한 평가를 읽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에 수록된 블랑쇼의 비평들 중에서 앙리 미쇼(Henri Michaux)의 시에 관한 두 개의 글은 이미 1999년에 또 다른 두 글을 포함해 미쇼의 데생 네 작품ㅡ미쇼는 미술의 영역에서도 일가(一家)가 있었으니!ㅡ과 함께 파라고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묶여 나온 바 있다.

여담이지만, 얼마 전 한 지인으로부터 '야망이 없는 듯 보여서 보기 좋다'라는 기분 좋은 소리를 들었다. 그것이 왜 기분 좋았던가 생각해보니, 돌이켜보면 20대 때에는 무언가 가슴에 품은 불덩이를 일부러 숨기고 다니기에 급급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는ㅡ우리 모두 알다시피ㅡ숨겨도 숨겨도 자꾸만 삐져나오는 불씨가 있기 마련이어서, 가끔씩 주변의 물건과 사람들을 '태우기도' 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은 그 '숨김'의 방식이 '지능적이고 습관적으로' 내재화된 것일까, 아니면 그 불씨의 '화기(火氣)'가 안착의 형태로 '안전하게' 내재화된 것일까. 이 개인적인 질문이 나를 미소 짓게 했다. 얼마 전 보고 있던 책 위로 불이 채 다 꺼지지 않은 담뱃재가 떨어져 책장 두 장에 구멍을 내었다. 그 재[灰]를 보면서 생각했다, 가장 뜨거운 것은 어쩌면 담배를 타들어가게 하는 불이 아니라 그 불이 남긴 재일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그렇게 타들어가는 책장을 멍하니 보고만 있다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 손가락으로 그 불씨를 꾹 눌러껐다. 밤의 공간을 밝히는 붉은 전등의 불빛만이 오롯했다. 

ㅡ 襤魂, 合掌하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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