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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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손원평의 아몬드를 읽었다. 


얇은 책이라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의외로 내용이 너무 알차고 재미나서 놀라웠다. 내용은 전혀 관련이 없는데 책의 무리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담아서였는지 언뜻 해변의 카프카도 생각이 났었다.  

 
주인공 윤재는 태어날때부터 웃음이 없던 아이로 뇌속의 감정조절기관의 이상으로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는 상태로 살아가는 아이이다. 엄마는 그걸 알고 일찍부터 주입식으로 감정을 교육해 줬는데 

 
좀 특이한 아이다 하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생활하는데 불편을 못 느끼게 될쯤 눈 앞에서 죽어가는 아이를 보고 어른을 찾아가 감정 없는 목소리로 다쳤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야기를 들은 슈퍼 아저씨는 이야기를 흘려듣고 신고만 대신 해주게 되는데 죽은 아이를 찾아가보니 자신의 아이였고 분노의 말을 뱉게된다. 좀 더 진지하게 말해줬더라면.. 

 
엄마와 할머니를 칼부림한 남자는 그냥 일반 시민으로 구조조정에 사업실패에 안으로만 치닫던 남자였다 유서같은 쪽지를 남기고 눈오던 이브날 엄마를 망치로 치고 할머니를 칼로 찌르는 등 여러 사상자가 나온 사건에 엄마만 겨우 식물인간으로 살아나고 할머니는 돌아가시게된다. 

 
엄마의 헌책방을 꾸려가고 사망보험금을 받아 생활해 가던중 아이를 잃은 부부가 찾이와 자신들의 아이를 대신해달라는 부탁을 받게되는데 잃어버린 아들인 곤이 자신의 학교로 전학을 오고 이후 그둘의 독특하고 괴물같은 시간에 연결되게 된다. 

 
곤의 처지를 감정없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으로 인해 여러 사건이 발생하고 또 그런 일들을 겪어냄으로써 그둘의 우정이 생겨나게되는데 싸움끝에 받아든 쪽지의 진심이란 글자가 참. 힘들었다. 

 
감정이 없다는 극단의 소재를 그럴듯한 인물로 만들어낸 작가의 참신한 아이디어였지만 어쩌면 감정이 있어도 그 감정없는 아이보다 인생을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윤재를 보면서 좀 뜨끔했을꺼라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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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사색 - 빛과 어둠의 경계에 서서
강원상 지음 / 지금이책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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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강원상의 공감사색을 읽었다. 

 
한장 내지는 한페이지 분량의 짧은 글들을 묶었는데 최순실 사태 이후 우리나라에 대해 가감없이 써내 글이다. 내가 읽기엔 너무 깊게 쓰지 않아서 오히려 읽기가 편했고 무겁게 흐를 수 있는 사회문제 전반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왜 이런 사회가 되었나에 대해 심각하기보다 그런 사회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니 서로서로 보듬고 할말 하면서 지내보자 하는 느낌이 있었다.


박노자교수와 한홍구교수가 대담식으로 엮은 책에서 박정희에대해 분석 해놓은 점을 가지고 박정희와 우리나라의 친일성향과 김재규에 대해 제대로 알아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인식에 대해 이야기 했고
 
 
판옵티콘과 시놉티콘의 개념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판옵티콘의 시놉티콘화를 지향해야된다고도 적어주었다. 
 
 
옛왕과 이야기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지금을 이야기했는데 우글부글하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전체적으로 짚어 볼 수 있는 책으로 딱 좋았다. 다만 위안부문제라든지 중국 사드문제등 외교적인 부분의 비판과 설명으로 넓히지 않은점은 좀 아쉬웠다.  

 
어떤 한문제만 파고들어 문제의 과정과 해결점을 내놓을 수 있는 글을 쓰기는 그만큼의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고 그런 책을 내놓기가 쉽지가 않다. 
 
 
공감 사색은 그와 반대로 전체적인 문제들을 살짝살짝 짚고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글이라 작가가 지향하는 반대성향의 입장에서 읽어도 그렇게 거부감이 드는 글은 아닐것이란 생각은 들었다. 물론 입장차이는 확실히 느끼겠지만.  

 
그런 차이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게 쉬워 보이지만 나를 돌아보기도 해야되기 때문에 개인 적으론 참 쉽지 않다 느끼는데 책을 읽어봄으로써 조금씩 문제 하나하나를 알아가고 다가가는 과정을 수월하게 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거 같다. 그러는 과정이 민주주의를 작게나마 이뤄가는 과정이라고도 믿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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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점
김희재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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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김희재의 소실점을 읽었다.


처음 대하는 작가라 이력을 봤더니 실미도와 공공의 적같은 선굵은 영화를 집필했다고 해서 어느 정도 때려부수고 ㅋㅋㅋ등등의 기대도 있었지만 표지에 나오는 여자의 모습에서부터 자극적이긴 하겠다는 이미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첫장면부터 사건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이라서 궁금증을 유발하며 속도감 있게 읽게 했지만 모든 면들이 설정된게 보이는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동안의 많은 책들과 다양한 범죄수사물의 잔인함에 대한 기억때문이겠지만 반전의 반전 극에 치닿는 전개가 조금 김빠지는 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완벽한 여자 김선우가 죽어가는 장면부터 그녀의 죽음 이후를 처리하는 대학후배 서인하, 자작극을 쫓아가는 검사 강주희의 사건 추적과정이 읽어가는 내내 딱딱 떨어지긴 했지만 죽어야만 그게 사랑이지가 정해져 있는거라면 그들의 사랑은 오롯이 하나의 소실점으로 완성됐다 할 수 있지만 정말 그런 사랑이 사랑인가... 되묻고 싶고 그렇게 끝으로만 가는 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좀 의문이 남는 책이긴 하다.


이 책 포함 최근 읽은 책이 쎈(?) 여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인데 끝이 모두 좋지가 않다. 이런거도 경향인가. ?

어떤 이름으로해야 안 거슬렸을지 잘 모르겠긴 한데 응팔보는데 김선우 나오고 서인하는 국화꽃향기 박해일인데

이런거 안 예민한데 자꾸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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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일반판)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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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반디의 고발을 읽었다.


짧은 글 묶음인데 울림이 컸고, 무거웠고, 계속 읽게 했지만 빠르게 읽어 낼 수가 없었다. 너무 힘들었다.


일단 한단어 건너 나오는 북한식 단어들의 이질감에 적응을 못 해서이기도 했지만, 책을 읽다보면 책읽기마저 구속 받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네모 상자 안에 가둬져서 책을 읽는 기분, 잠시도 곁을 봐서는 안될꺼 같은 기분이 자꾸 들었다. 나는 우리집 거실에서 평안하게 티비를 켰다 껐다 하며 책 읽고 밥 먹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등등의 당연하고 자연스런 하루하루가


북한에서라면 과연 가능한 일인가에 대한 진지한 의문이 들게 된 책이었다. (물론 요즘은 북한도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북한에서의 생활이란게 구호단체의 광고용으로 지나치는 아프리카의 생활과 맞먹는다는 이야기들이 수시로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긴 했지만, 이런 언론 조차 곁에서 직접 그들의 생활 면면을 보여주는 글을 써 주지는 못했다. 그저 북한 사람들 나름대로 살아가겠지 하는 막연히 먼 생각을 하다가 또 탈북인사나 탈북민들의 생활상을 이야기하는 몇몇 프로에서 그들의 곤궁함을 잠시 들을뿐이었다.


반디의 소설은 89년부터 95년에 걸친 7개의 단편을 묶은 작품이다. 20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지금의 그것과 다를바 없게 느껴지는 현실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 책을 탈북민에게 몰래 보내는 과정 자체도 너무나 비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책으로 나와진 것에 감사할 일이다.


연좌제에 걸린 남편의 처지때문에 아이를 임신하지 않으려는 아내가 남편으로부터 받는 의심에 대한 글이 첫번째 단편이었는데 첫 글을 읽었을 때부터 나는 정말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였다면 막장으로 귀결될 드라마 한편이 내 권리가 국가에 의해 좌절되는 생생한 현장으로 비춰지니 앞으로 계속될 읽기에 답답함이 몰려왔던 것이다.


마르크스와 김일성 초상에 경기를 일으키는 아기때문에 창에 쳐둔 커튼이 빌미가 되어 가정혁명화의 대상이 된 가족부터 여행증이 없다는 것만으로 죽어가는 모친을 들여다 보지 못한채 코앞에서 끌려가던 장면이라던지 김일성이 죽었다고 술한잔도 눈치봐야하는 상황 등등 그런 현실을 모르고 있었다는것 보다 이런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는것 자체가 정말 충격적이었다. 아 북한사람들 정말 저렇게 힘들게 지내는구나.


익숙치 않은 거친 표현들과 날것 그대로의 잔인함이 묻어 있어서 그런 표현에 익숙해지는 것이 어렵긴 했지만 오히려 그런 거친 표현들이 북한의 한 모습이 아닌가 생각도 되고 요즘 읽고 있던 토지의 1900년대의 초의 생활상과 크게 다를바 없는 모습도 여러곳이라 그것도 너무나 이상한 괴리감이었다.


그렇지만 그 힘든 생활을 겪어내고 있는 한사람 한사람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것을 인식하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라는 것과 동시에 몰랐다는 것에 대한 괴로움, 알아간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 이런 것들을 함께 겪어야 했던 독서였기에 다른 어떤 책들보다 읽는것이 고통스러웠음에도 반디의 책을 계속 읽고 싶다. 자꾸 그 목소리들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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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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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호프자런의 랩걸을 읽었다.


책이 아담하니 예쁘고 접혀있는 책덮개를 펼치면 참나무겨우살이 한 그루의 물관체관을 다 구경할 수 있는 포스터를 구경할 수 있다. 하물며 그 책 속의 활자체도 본듯하면서도 처음 보는 듯한 그런 느낌으로 다가와서 무슨 글자체지 ? 궁금증을 유발했다. 탁탁떨어지는 듯 하면서도 끝이 불안한 느낌으로 오 자꾸 보고 싶어지는 활자(?)야 .. 그러면서 읽기를 시작했다.


첫인상이 좋았던 책인 반면 책의 내용은 휘황찬란했다. 길가의 잡초로 단순히 표현되던 식물을 한 인간의 역사와 빗대어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우주의 깊이를 파고드는 작품이었기 때문이었다. 읽기도 만만치 않았고 또 그에 따르는 방대한 지식들이 머리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읽으나 도통 무슨 말이냐의 반복의 여정.. ㅋ 봉숭아 물관 체관에 잉크가 올라가던 실험을 해봤던 기억이 어렴풋이나마 있는건 같은데 그게 언제적인지 해보긴 한건지 그런정도의 식물에 대한 지식뿐인 나로 하여금 식물학을 매개로


물리, 지질학, 광학, 화학, 동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들을 차용해가며 아이디어를 하나의 이론으로 발전시켜가는 과정을 읽게한다. 교수가 되기전의 작가와 교수가 된 후의 작가의 삶에 대해서 시시콜콜하게 다 들을 수 있는데;;

아 나는 좀 연구실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에 대한 환상이 다 깨질려고 했던 책이기도 하다. ㅋㅋㅋ


작가의 평생 동료이자 친구인 빌이 자신의 연구비가 없어 최저 월급으로 생활하는 바람에 집도 없이 밴에서 먹고 자고를 하다 결국 경찰에 들키는 사태가 일어나고 거의 냉동식품의 노예와 밤낮구분 없는 일의 연속인것 등등.. 대부분의 연구자들의 생활이 그렇게 더 나을 것 없겠다 싶으니 참 학자의 삶도 쉬운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는 생각해 보지도 듣지도 쳐다볼 마음도 없던 길가의 나무와 풀과 꽃에 직접적으로 마음을 주는 일이 장이 바뀔때마다 이뤄진다는 것이다. 나는 나무다 나는 꽃이다 이런 일인칭이 정말 가능해지고 나를 꺾거나 자르거나 병들게하는 적들을 대항해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방법과 기술전수를 보게도 되는 것이다. 신기하고 오묘한 책읽기고 경험이었다.


또 여성과학자로써 인기없는 학문을 평생 해 나가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또 그 광활한 문학적 재능을 학문과 잘 연결시켜 이렇게 멋진 전문적(?)인 문학작품을 펴낸 결정또한 한 독자로써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또한 조금씩 전문적 글쓰기로써의 문학들이 늘어나는것 같긴 하지만 더 많은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있는 환경과 토대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마도 미국이라 가능했지 않을까 하는 서글픈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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