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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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호프자런의 랩걸을 읽었다.


책이 아담하니 예쁘고 접혀있는 책덮개를 펼치면 참나무겨우살이 한 그루의 물관체관을 다 구경할 수 있는 포스터를 구경할 수 있다. 하물며 그 책 속의 활자체도 본듯하면서도 처음 보는 듯한 그런 느낌으로 다가와서 무슨 글자체지 ? 궁금증을 유발했다. 탁탁떨어지는 듯 하면서도 끝이 불안한 느낌으로 오 자꾸 보고 싶어지는 활자(?)야 .. 그러면서 읽기를 시작했다.


첫인상이 좋았던 책인 반면 책의 내용은 휘황찬란했다. 길가의 잡초로 단순히 표현되던 식물을 한 인간의 역사와 빗대어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우주의 깊이를 파고드는 작품이었기 때문이었다. 읽기도 만만치 않았고 또 그에 따르는 방대한 지식들이 머리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읽으나 도통 무슨 말이냐의 반복의 여정.. ㅋ 봉숭아 물관 체관에 잉크가 올라가던 실험을 해봤던 기억이 어렴풋이나마 있는건 같은데 그게 언제적인지 해보긴 한건지 그런정도의 식물에 대한 지식뿐인 나로 하여금 식물학을 매개로


물리, 지질학, 광학, 화학, 동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들을 차용해가며 아이디어를 하나의 이론으로 발전시켜가는 과정을 읽게한다. 교수가 되기전의 작가와 교수가 된 후의 작가의 삶에 대해서 시시콜콜하게 다 들을 수 있는데;;

아 나는 좀 연구실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에 대한 환상이 다 깨질려고 했던 책이기도 하다. ㅋㅋㅋ


작가의 평생 동료이자 친구인 빌이 자신의 연구비가 없어 최저 월급으로 생활하는 바람에 집도 없이 밴에서 먹고 자고를 하다 결국 경찰에 들키는 사태가 일어나고 거의 냉동식품의 노예와 밤낮구분 없는 일의 연속인것 등등.. 대부분의 연구자들의 생활이 그렇게 더 나을 것 없겠다 싶으니 참 학자의 삶도 쉬운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는 생각해 보지도 듣지도 쳐다볼 마음도 없던 길가의 나무와 풀과 꽃에 직접적으로 마음을 주는 일이 장이 바뀔때마다 이뤄진다는 것이다. 나는 나무다 나는 꽃이다 이런 일인칭이 정말 가능해지고 나를 꺾거나 자르거나 병들게하는 적들을 대항해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방법과 기술전수를 보게도 되는 것이다. 신기하고 오묘한 책읽기고 경험이었다.


또 여성과학자로써 인기없는 학문을 평생 해 나가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또 그 광활한 문학적 재능을 학문과 잘 연결시켜 이렇게 멋진 전문적(?)인 문학작품을 펴낸 결정또한 한 독자로써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또한 조금씩 전문적 글쓰기로써의 문학들이 늘어나는것 같긴 하지만 더 많은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있는 환경과 토대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마도 미국이라 가능했지 않을까 하는 서글픈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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