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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연애조작단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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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 하시는 분이 주신 공짜 예매권 다섯매.

 그 중 두매는 날짜 경과로 버리고, 나머지 세매는 꼭 써야겠다는 결심으로 보게 된 영화.

 

 이 영화 처음에 나온다는 얘기 들었을 때만 해도, 그저 그런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 이상으로 기대가 되지 않았는데,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1위까지 달성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혹 했다.

 사랑에 서툰 사람들의 짝사랑을 이뤄준다는 듣도 보도 못한 연애조작단.

 이제껏 보지 못한 신선한 소재에 가산점이 붙는다.

 적절한 상황에서 적절한 대사와 적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그들의 이야기는 그 사랑이 이뤄진 후 본성이 다른 사람들이 그 환상을 계속 이어갈 수 없을거라는 의구심에 결말이 궁금해지지만, 어차피 모든 사랑은 착각과 과대망상에서 시작된다는걸 생각해 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게 비슷할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흔히 얘기하는 조신하고 깔끔떠는 외모를 가진 여자가 자기 방은 엄청 지저분하거나, 연애시절엔 그렇게 낭만적이던 남자가 결혼 후에는 아주 생활적이라거나 뭐 그런 이야기처럼.

 

 이 소재가 이야기가 되는건, 이 연애조작단의 대표로 있는 병훈의 옛 과거 애인이었던, 희중을 짝사랑하는 상용이 의뢰인이 되면서이다.

 희중의 모습을 보면서 병훈은 과거의 아픈 결별에도 불구하고 계속 미련이 남아 있는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되고, 희중 역시 그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완전 자유로워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사랑의 결별은 자꾸만 가속이 붙는 건지, 누군가의 마음이 변한게 아닌 아직도 두 사람의 마음엔 미련이 남아 있다 해도, 다시 둘이 사랑으로 묶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누군가 이 영화를 보고 남겼던 짧은 한줄 평이 딱 적합하단 생각이 든다.   

'사랑의 아픔까지도 보듬는 보기 드문  로맨틱 영화.'

 

 배우들의 느낌도 신선한다.

 어느 드라마에서 특유의 코가 막힌듯한 목소리로 '비염'이란 별명으로 불렸던 이민정도 그런 이미지와는 다르게 약간은 시니컬하며 예쁘고, 항상 젠틀한 이미지였던 최다니엘의 어리숙한 모습도 나름 재미있고, 무엇보다 놀라운건 항상 어리게만 보이던 박신혜의 성숙한 모습. 엄태웅은 그저 엄태웅스러웠고.

 

 가을에 보기에 참 적당한 영화가 아닌가 싶은 개인적인 소견도 덧 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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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11-09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킹왕짱 좋아요 ㅋ
 
의형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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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와 Ch의 프리존 할인 예매 서비스를 통해 본 영화.
 정작 영화를 본 사람은 나와 K였다.

 

 남자영화라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제목.

 새삼스레 강동원이라는 비쥬얼에 강한 배우의 존재에 감탄하고,

 당연한듯 볼때마다 흡입되는 듯한 송강호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영화는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도 '아, 재미있다.'란 소리가 절로 나왔다.

 

 별점 하나를 뺀 것은 스토리 자체는 왠지 예측 가능하고 어디서 너무 많이 본 듯이 식상하달까.

 

 그나저나 롯데시네마 영등포에 굴러다니던 그 어설픈 로봇.

 J에게 사진 찍어 전송했더니, 답장이 왔다.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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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그레이스 - Grace Is Gon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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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만큼 슬프다. 타인이 그런 상황을 맞게 되는 걸 지켜 보는 것 역시 슬프다. '지루하다'는 생각을 연거푸 했음에도 불구하고 DVD플레이어를 꺼 버리지 못했던 이유중 하나는 그런 이유 탓이리라 생각 된다. 차마 두 딸에게 엄마가 전사한 사실을 알리지 못하는 존 쿠색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음이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존 쿠색은 '세렌디피티'에서 였다. 한 눈에 반한 그녀를 찾기 위해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찾아 헌 책방을 뒤지고 다니던 그 순수해 보이던 모습. 하지만 이곳에서, 그의 모습은 놀라운 정도로 다르다. 정말로 대형 마트 현장에서 중간 관리자급으로 일하고 있을 것만 같은 평범한 중년 아저씨의 모습. 열병과 같은 사랑으로 휩싸여 있던 반짝반짝 하던 그 젊음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그대신 안온함과 균형, 책임감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듯 하다. 약간의 우울과 함께. 

 아빠가 아닌 엄마가 전쟁에 나갔고, 전사했다는 설정은 우리에겐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 설정이다. 어느쪽이 남아 있는게 더 나은지는 "엄마, 아빠 중 누가 더 좋아?"라고 묻는 것 만큼이나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글쎄요. 엄마가 없으면 어떤지 아시쟎아요. 진지해지죠.  
   

라는 대사에서 보여 주듯이, 엄마가 없는 삶은 아빠가 없는 쪽보다 더 무거운 느낌을 준다.     

 

 그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 어떻든지 간에, (영화에서 존 쿠색은 시력을 속여가며 군에 들어갈만큼 보수적이며 애국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전쟁은 그와 그의 자녀들에게 사랑하는 아내를, 엄마를 빼앗아갔다. 그들의 삶은 계속 되어야 하겠지만, 쉽사리 그 소식을 두 딸에게 전하지 못하는 존 쿠색은 딸들과 여행을 떠난다. 그 전쟁이(이라크전) 처음 내세운 명분만큼 정의롭지 못하다는 사실은 더 분노스러울 법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그 앞에서 그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무언가 두드러진 이야기를 보여 주려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스토리 역시 정형화 되어 있지 않다. 사람을 놀라게 하는 이벤트는 일어나지 않고, 코믹한 요소는 굳이 보여주지 않는다. 모든 이야기는 물 흐르듯이 순서대로 일어난다. 행복한 시절을 보여주는 과거 장면 하나도 보여지지 않는다. 어쩌면 그런 담백함이 지루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호응하게 하는 한 요소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보는 동안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눈꺼풀이 감기는, 그럴만도 한게 내가 영화를 보기 시작한 시간은 피곤함이 한창 누적된 금욜 밤 12시부터였다.) 다 보고 나서는 후회하지 않을 영화. 별점을 많이 주고 싶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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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고바야시 사토미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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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핀란드의 살찐 갈매기.

 우리가 항상 의아해 하는 것들 중 하나, 먹는 것의 의미는 거기서 부터 시작한다.

 주먹밥이 메인인 일식 식당. 핀란드 헬싱키의 조용한 거리에 '카모메 식당'이 새로 들어선다. (카모메는 갈매기라는 일본어)

 손님은 전혀 오지 않고, 세명의 아줌마는 식당앞 유리창 너머로 비어 있는 식당을 들여다 보며, 호기심을 보이다 지나가 버린다. 


 우연히 들른 첫 손님은 일본문화 애호가인 토미. 갓챠맨의 노래를 알려 달라고 한다. (나중에 갓챠맨이 독수리 오형제임을 동생과 통화하다 알게 되었다.) 정말 개성있게 생긴 미도리와의 만남은 '갓챠맨'주제가를 통해서이다.

 마사코상은 비행기 수화물을 찾는 곳에서 가방을 잃어 버린다. 우연히 찾아든 '카모메 식당'

  그렇게 카모메 식당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코피 루악"이라는 주문을 중얼거리면서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내는 아저씨. 식당밖에서 안을 무섭게 째려보는 아주머니, 호기심만 보이다가 시나몬 롤 냄새에 가게 안으로 들어서는 세 아주머니들.

  그들의 이야기는 너무 소소해서, 여느 사람들 같으면,

"뭐야, 이런것도 영화가 될 수 있는거야?"라고 중얼거릴 법도 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놀랍게도 하나도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자극적이며 사람의 마음을 뒤 흔드는 놀라운 이야기가 없는 탓에 더 담백한 느낌이다. 아플때 먹는 자극적인 맛이 모두 빠진 담백한 죽처럼, 놀라거나 박장대소하거나 한숨을 내쉬거나 눈물을 흘릴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짓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사치에상은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레스토랑이 아닌 '동네 식당'이라고. 언제나 가벼운 마음과 차림으로 들를 수 있는 곳. 주인과 안면이 트여 따뜻한 미소와 간단한 주변 이야기들을 나눌 수도 있는곳. 

  사치에상이 요리를 하는 모습은 식당 모습만큼이나 정결하고 담백하다. 화려한 손놀림으로 놀라운 비쥬얼을 연출하는 여느 음식영화들과 달리, 연어를 굽고, 고기를 튀기거나 볶고, 돈까스를 자르는 모습 모두 담백 소박한 이 영화와 너무 잘 어울린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세 여인의 '어서오세요.'는 또 얼마나 감칠맛 나는지.
  

*********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감독의 (여자였다.) 인터뷰를 쉬엄쉬엄 보는 것도 괜챦은 것 같다. 

별 내용은 기억나지 않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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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프레지던트 - Good morning, Presiden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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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디오에서 들었던 장진 감독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그는 장기간 촬영해야 하는 작품은 자신의 체질에 맞지 않는것 같다고 한다. 지구력이 부족하다나. 큰 흥행을 이뤘던 '웰컴투 동막골'같은 경우도 그런 이유로 박광현 감독에게 넘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쩌면 그의 지구력 부족은 그의 영화가 보여주는 개성적 색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속에서의 각 인물들은 참 뚜렷하다는 느낌이 든다. 스토리보다 그들 각의 개성적 말투, 몸짓이 훨씬 반짝반짝 거린다.

 

 대통령의 사생활이란 소재를 들고 나온 이영화.

 이순재와 장동건, 고두심의 삼대에 걸친 대통령들은 각자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고, 그 개성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오랜 민주화 운동으로 고초를 겪고 마침내 노령의 대통령이 된 이순재. 244억의 복권에 당첨된 후 갈등을 겪는 대통령의 행보가 웃음을 자아낸다.

 첫사랑 앞에서는 쩔쩔 매면서도 정치적인 자리에선 속 시원한 얘기를 꺼낼 줄 아는 장동건은 그 외모만큼 훈훈하다.

 그리고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 고두심은 그녀보다 그녀의 대책없이 서민적인 남편 임하룡과의 갈등으로 고뇌한다.

 그들은 각자 임기내에 큰 인간적 갈등의 문제를 겪게 되고, 그 해결은 의외로 조리장이 화투패를 돌리거나 멸치를 다듬는 주방에서 나온다. 그들의 과거, 그들의 경험, 그리고 제3자로서 그들을 바라보는 또는 일반 국민의 입장에 서기도 한 조리장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은 자신들의 결정을 이끌어 낸다.

 

 그 속내야 내가 알 순 없지만, 어쩌면 장진 감독이 하고 싶었던 얘기는 여기에 있는게 아닐까,란 생각을 잠시 잠깐 해 봤다. 아주 오래전 왕과도 동일시 되는 대통령이지만, 사실 그들은 인간일 수 밖에 없고, 그들의 판단은 유능한 참모진에 둘러싸여 있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무지렁이 같아 보일 수도 있고, 정치에 능하지 않을 수도 있는 순박한 국민들과의 대화와 교감을 통해서만 그들과 나라의 행복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언론에는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한 소재는 너무나 크게 부각된데 반해, '대통령의 주방'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나오지 않아, 영화를 보면서 좀 놀랐다. 그 주방의 비중이 사소하지만은 않은 것 같아서.

 

 소소한 재미들이 많은 영화이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크다면 실망도 클 만한 영화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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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11-0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꽤 재미있게 봤어요, 습관님. 아주 소소한 대화들에서는 살짝 울컥하기도 했구요. 저랑 같이 본 식구들 모두 별로였다는데, 저는 꽤 괜찮았어요. 아 정말 이런 대통령 있으면 좋겠다, 했단 말이죠. 흑.

습관 2009-11-03 12:44   좋아요 0 | URL
네, 네, 사람을 감동시키는 대통령들 이었어요.

그런데, 전 벌점이 짜네요.. ^^

그리고 어쩜 기대치도 너무 높았는지도.

근데, 왜 장동건 같은 정치인들은 안 보이는 걸까요?? ㅎㅎ

비로그인 2009-11-02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 진이라는 이유 하나로 보고 싶어진 영화입니다.

습관 2009-11-03 12:45   좋아요 0 | URL
저도 사실은 장진 감독님 좋아요..ㅎㅎ

이번에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 장진 감독님이 나오셨더군요.

그냥 이야기 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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